대한민국에 단식 열풍이 불고 있다. 사람들이 단식하는 목적 또한 다이어트나 미용이 아닌 좀 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다. 최근 '1일 1식', '간헐적 단식' 등 다양한 단식 방법이 알려지면서 단식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은 혼자서 도전해 보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
단식이란 무엇인지, 현대인이 단식해야 하는 이유를 들어보려 명상단식 전문가 김선주 원장을 지난 6일 HSP명상단식원에서 만났다.

▲ 최근 다이어트나 미용 목적이 아닌 스트레스 해소, 건강관리 차원에서 단식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가평 HSP명상단식원에서 단식을 하며 명상을 하고 있는 사람들. (사진=HSP 명상단식원 제공)
서울에서 승용차로 1시간 거리의 경기도 가평에는 울창한 숲과 계곡에 둘러싸인 HSP명상단식원이 있다. 이곳에 오는 사람들 누구나 건강(Health), 행복(Smile), Peace(평화)를 얻어가길 바란다는 의미인 명상단식원은 충북 영동군 분원에서 '효소단식'을, 본원인 경기도 가평에서는 전통 단식이라 할 수 있는 '생수단식'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김선주 원장은 인터뷰하던 날 4일째 단식 중이라고 밝혔다. 단식은 몸과 마음을 비워 참다운 나를 찾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김 원장은 단식 중에도 에너지가 흘러넘치며 눈빛이 살아 있었다.
사람들이 단식원에 주로 어떤 목적으로 방문하는가
예전에는 다이어트 목적으로 오는 분들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다이어트보다는 삶에 지치고 몸도 마음도 지쳐있는 상태에서 비우고자 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연령을 보면 사회에서 한창 일할 나이라 할 수 있는 30대 후반에서 40~50대가 많죠. 무엇보다 단식을 원하는 남성들의 증가가 뚜렷합니다.
단식은 어떤 사람에게 좋은가
스스로 의지를 낸다면 누구나 상관없습니다. 1년에 한 번 건강검진 받듯이 정기적으로 단식을 해주시면 기본적인 건강 유지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우리 단식원을 찾는 회원들도 1~2년 사이로 정기적으로 방문해 6박 7일, 4박 5일 혹은 2박 3일씩 단식을 하곤 갑니다. 특히 다이어트는 물론 위장질환이나 혈액에 문제가 있어 생기는 질환에는 단식이 도움이 되지요.
단식을 해야 하는 이유는
현대인들은 너무 많이 먹어서 문제입니다. 배고프지 않아도 습관적으로 먹습니다. 사람을 만날 때도 식당이나 카페에 가고, 욕구불만 혹은 스트레스로 먹기도 합니다. 음식이 너무 많고, 건강정보도 넘쳐납니다. 이제는 머리도 몸도 마음도 과부하에 걸렸기에 끝없이 채워왔던 것들을 비워야 할 때입니다.
명상단식은 단식을 기본으로 하여 자기를 바라보고 정리하는 프로그램이 중심입니다. 단식하고도 습관이 바뀌지 않으면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은 금방입니다. 그래서 명상을 통해 자신을 바라보고 과식을 하거나 몸이 아픈 자신의 습관을 찾고 삶 속에서 제대로 관리할 수 있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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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SP명상단식원 김선주 원장 (사진=전은애 기자)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단식도 성공해
신혼여행을 단식원으로
HSP 명상단식원은 여느 단식원과 달리 보식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은데
단식은 굶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활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됩니다. 단식하면서 맑고 깨끗해진 몸과 빠졌던 살이 단식 후 바로 먹어버리면 요요현상이 일어나죠. 그래서 단식보다 더 중요한 것이 보식입니다.
보식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단식이 사람에게 긍정적·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단식을 마치고 보식을 통해 식습관을 바꾸면 단식의 효과가 계속 유지가 됩니다. 그런데 체질화가 되려면 3개월은 채식 위주로 소식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죠.
저희가 보식 기간에 회원들에게 연락해 보면 사회적으로 성공한 분들이 보식 관리를 잘하는 것 같습니다. 평소 자기관리 습관이 있었던 사람들이죠. 오히려 그런 점에서 단식과 보식에 성공해 자신감이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억에 남는 회원이 있다면?
지난 10여년 간 단식원 원장으로 있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신혼여행을 단식으로 온 신혼부부였습니다. 결혼 전부터 단식을 하고 싶었던 간호사 부인과 경찰공무원 남편, 부인의 애원에 신혼여행을 단식원에 오게 되었지만 남편의 입장에서 보면 미칠 지경이었죠.
단식원에서도 아는 사람끼리는 같은 방을 절대 안 주는데 신혼이라 한 방을 드렸습니다. 방음은 안된다 경고하고 말입니다. 하루에 한 번은 크게 다투고, 명상 수련인 '마음보기'를 하고 나면 다시 화해하고 그렇게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나갈 때는 평생 싸울 것을 다 싸우고 간다면서 말이죠. 1년 뒤 예쁜 아이를 낳았다며 연락이 왔어요. 단식을 하면서 서로 더 잘 알게 되고 이해하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며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어느 때보다 단식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 같은 관심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사람들이 그 동안 먹고 사는 문제에 집중했었다면 이제는 삶의 질을 생각하고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멘탈 헬스나 복지, 행복지수 등이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죠.
잘 산다는 의미가 잘 먹고 돈이 많고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지금 얼마나 행복한가로 개념이 변해가고 있습니다. 그 동안 남과 비교해 무언가 부족하고 항상 불안하고 더 채워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비움에 관심을 가지는 듯합니다. 올레길을 걷는 것도, 자연을 찾아 명상하고자 하는 것도, 단식을 통해 무게를 줄이고자 하는 것도 너무 채워 무거워진 사람들이 가벼워지고자 하는 간절한 바람에서 오는 것 아닐까요?
자기의 몸을 잘 알고 충분히 공부한 후 단식을 해야 합니다. 단식에 관심은 있지만 혼자 시작하기 두려운 분들은 전문단식원에서 단식법을 체험해 보길 추천합니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