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 여성들, “늘어난 뱃살, 소식(小食)으로 없앤다!”

4050 여성들, “늘어난 뱃살, 소식(小食)으로 없앤다!”

[3편] 비움이 보약이다- 소식하는 사람들

소식(小食) 습관을 1~2개월도 아니고 10년 이상 실천한다는 것은 일반인에게 엄두가 나지 않는다. 대부분 중도에 포기하기 십상이다.

특히 다이어트에 관심이 높은 2030세대가 아닌 4050세대라면 어떨까?

자녀를 키우고 한창 일할 시기라 더욱 잘 먹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수소문을 해본 결과, 1박 2일이나 2박 3일 동안 단식을 ’체험’한 사람들은 많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실천’하는 경우는 손에 꼽을 만 했다.

<비움이 보약이다> 기획시리즈 3편은 ‘소식 실천가’를 소개한다.

1일 1식을 25년 이상 실천하는 서울 양천구 목동 신효숙 씨(55세)는 직접 만났다. 이어 5년 동안 양단식, 푸시업, 1일 2식으로 멘탈헬스 체질을 만든 울산 명촌초등학교 이정현 보건교사(49세)는 전화 인터뷰를 했다.

두 사람은 특별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준비했다. 이제 1일 1식에 도전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오경자 씨(경기도 수원시, 51세)다. 오 씨는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 지금까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없어요!

“사람들은 내가 밥을 적게 먹으니깐 이상한 사람처럼 취급했어요. 어떻게 그것만 먹고 사느냐고? ‘밥 적게 먹는 사람, 새 모이 먹는 사람’이라고 달리 봤던 거죠. 그러다가 멘탈헬스 강연회에서 ‘소식하라’는 말을 듣고 너무 기분이 좋은 거예요. 나는 이상한 사람이 아니야. 그다음부터 밥을 적게 먹어도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지 않게 됐어요.”


▲ 신효숙 씨

신효숙 씨는 현재 플로리스트(florist·꽃 장식 전문가)이자 삼성생명 FC로 일하고 있다. 남편과 아들과 딸 네 식구다. 신 씨를 제외하고는 모두 하루 3끼 식사를 하고 있다.

신 씨는 지난 3일 오후 신문사를 직접 방문했다. 하루 밥 한 끼만 먹고 25년 이상 지낸 사람은 어떤 모습일까? 힘이 없는 모습이 아닐까? 웬걸? 봉고차를 직접 운전하고 씩씩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녀의 ‘1일 1식’은 대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소개팅을 가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녀의 몸무게는 58kg, 통통한 모습이었다. 이때부터 식사량을 줄이기 시작했던 것.

“밥을 한 숟가락씩 줄였어요. 2~3년은 걸렸던 것 같아요. 갑자기 줄이면 어지럽고 먹고 싶은 충동을 못 이기잖아요. 나 자신도 알게 모르게 조금씩 줄였어요. 그러다 보니 양을 줄이게 된 것 같아요.”

50kg까지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대학교 시절은 그나마 다행. 직장생활에서는 피할 수 없는 것은 ‘회식자리’다. 신 씨는 분위기상 참석은 하되 음식은 조절하면서 먹었다고 말했다.

한의사였던 아버지도 소식을 했다고 한다. 그러한 모습을 보고 자란 신 씨는 “어른도 조금씩 먹을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

엄마로서는 어땠을까? 그녀 또한 평범한 주부처럼 아이들의 밥을 준비하고 간식도 챙겼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잔반처리.

“잔반처리를 왜 내가 해야 해? 나는 잔반처리가 싫다. 보통 엄마랑 달랐던 것 같아요. 내가 먹고 싶을 때 먹었어요. 나는 소중하니깐(웃음)”

그녀는 활달했다. 지금까지 아파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하루 일과를 물어봤다.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난다. 5시부터 6시 30분까지 명상을 한다. 아침은 커피 한 잔이 전부. 이어 회사로 출근한다. 점심은 직업의 특성상 외식이 많은 편, 거기서도 밥은 반 공기를 덜어낸다. 반찬도 채소 위주로 먹는다. 국도 싱겁게 먹는다. 대신 과일은 좋아하는 편이다. 잠은 밤 11시에서 12시 사이에 잔다.

흥미로운 것은 항상 물을 가지고 다닌다는 것. 1리터가 되지 않는 분량인데, 시중에서 살 수 있는 보리차 음료다. 차에 두고 틈틈이 마신다고 한다.

신효숙 씨는 다이어트에서 중요한 것은 방법이 아니라 마인드라고 강조했다.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어렵고 장애로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것을 떠나서 즐겁게 했으면 좋겠어요. ‘오늘 한 끼를 덜 먹었으니 몸무게가 줄었겠지’라고 생각하는 거죠. 먹고 싶은데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행복하지 않잖아요.”

좋아하는 연예인의 날씬한 몸매가 드러난 사진을 화장대나 냉장고에 붙여놓는 방법도 좋다고 했다. 자꾸 사진을 보면서 뇌 속으로 상상해보라고.

그래도 체크는 필수다. 신 씨는 아침에 일어나서 체중계로 몸무게를 확인한다. 조금만 잘못 먹어도 체중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식사량을 조절해서 다시 정상체중을 맞춘다.

이어 신 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안 먹겠다고 하면 그것을 의식하니깐 더 괴롭죠. 차라리 다른 일에 몰입해서 음식에는 신경 쓰지 않게 만드는 거예요. 저는 바빠서 먹을 시간이 없는 거죠.”

그녀 스스로 ‘워커홀릭’이라며 “몰입하면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게 된다”라고 말했다.

‘소식과 명상으로 몸과 마음을 비워라!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라!’ 인터뷰를 마치고 바쁘게 돌아가는 신효숙 씨의 뒷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 물 한모금 마시지 않은 양단식을 해보니 소식은 절로


▲ 울산 명촌초등학교 이정현 보건교사

지난 2일 전화 인터뷰를 한 이정현 씨는 “5년 전부터 1일 2식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보건교사라 자기 몸을 잘 알고 있고 책도 많이 읽었다고 한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받으면 위가 아팠다. 저녁에 과식이라도 하면 더 나빠졌다고 한다.

이때 이 씨는 양단식 관련 책을 읽게 된다. 24시간 물도 먹지 않는 것이다.

“물을 안 먹으면 갈증 날 것 같은데요. 음식이 안 들어가니 물도 먹지 않게 되더라고요. 실제로 해보니깐, 위궤양이나 염증에는 탁월한 것 같아요. 굳이 단식원에 가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한 거죠.”

매주 월요일마다 4회를 하고 몸무게는 4kg이 줄었다. 1년에 몇 번씩 하다 보니 소식은 자연스럽게 됐다. 1일 2식을 하지만, 밥 또한 한 공기 다 먹지 못하고 소량으로 먹는다. 현재 이씨의 몸무게는 50kg이다.

양단식을 처음 시작한다면 ‘기생충 약’을 먹어야 한다. 끝나고 나면 국물은 먹지 않고 밥도 한 숟가락을 떠서 최대한 많이 씹는다. 거의 물처럼 만들어서 삼킨다. 3~4일 정도 지나야 밥 반 공기를 먹을 수가 있다.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채소나 과일을 조금씩 먹으면 위장이 편하다.

“단식은 알고 해야 돼요. 잘못 알고 시작하면 위장이 더 나빠지거든요.”

위장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교사들에게도 양단식을 권한다. 그런데 도무지 믿지 않고 겁부터 먹는다고.

“굶으면 죽는다고 생각해요. 24시간 물도 먹지 말고 해보라고 하면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어요.”

이 씨는 소식과 함께 ‘푸시업 매력’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체력관리를 집중적으로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책 <내 영혼의 푸시업(한문화)>을 읽으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겨울방학 동안 하루에 3번 30개씩 시작했다. 지금은 학기 중이라 3번을 못할 때도 있지만, 현재 40개는 하고 있다.

“뱃살 빠지는데 최고인 것 같아요. 책을 보면 위장과 심장이 튼튼해진다고 나오거든요. 제가 체험했어요. 위가 수축된 느낌이에요. 음식량을 줄이는 데 정말 좋아요.”

이 씨는 먹고 싶어도 먹을 수 없는 체질, 자연스럽게 될 수밖에 없는 체질을 만들라고 강조했다.

“음식을 즐기는 사람이 억지로 참으면 더 힘들어요. 스트레스 받아서 더 먹을 수 있거든요. 다이어트도 억지로 하지 말라고 해요. 양단식은 적게 먹는 습관을 만들어준 것 같아요. 푸시업은 위장 자체가 줄어드는 효과를 봤고요.“

함께 일하는 보건 인턴 교사도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이 씨는 “운동 안 하면 식사 조절이 안 된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지금은 인턴 교사도 이 씨와 함께 푸시업, 기공(氣功), 복근단련(누워서 다리 들고 위아래로 움직이는 동작), 줄넘기 등을 열심히 하고 있다.

양단식과 푸시업으로 소식을 실천하는 이정현 교사. 그녀의 노하우는 될 수밖에 없는 ‘멘탈헬스 체질’이었다.

#나에게 포기란 없다!

경기도 수원시 오경자 씨(51세)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고 당뇨가 올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항목에는 복부비만이라는 내용도 있었다.

오 씨가 다이어트를 도전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10년 동안 뺐다가 다시 찌는 ‘요요현상’만 반복했을 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시작하게 됐을까?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1일 1식이라는 책 제목만 보고 ‘나도 해볼까’라는 생각을 했다. 먼저 아침과 저녁으로 생식하고 점심은 밥을 먹었다.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은 있었지만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러다가 ‘끼니 반란’ 2부를 보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결심하게 됐다. 이제 한 달이 됐다.”

오 씨는 직장(서울시 송파구 한 NGO회사에서 근무)보다 집이 더 음식에 대한 유혹이 컸다고 밝혔다. 외식보다 직접 만들어서 먹는 음식을 좋아하기 때문. 그녀가 선택한 것은 “나는 상을 차려놓고 바로 방으로 들어갔다. TV를 보거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했다. 시간이 지나고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지는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한 달이 지나고 얼마나 살이 빠졌을까?

오 씨는 “많이 빠지지는 않았다. 몸무게가 69kg가 넘었다. 한 달이 지나고 3kg 정도 빠졌다.”라고 말했다. 운동은 하루에 40분에서 1시간 정도 빠르게 걷기를 한다.

주부들은 도전하기 쉽지 않으냐는 질문에 “집에서 음식 하는 데 왜 유혹이 없지 않겠냐?”라며 “20대 사진을 휴대전화 배경화면으로 해 놨다. 젊었을 때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면서 자극을 받는다.”라고 오 씨는 말했다.

그녀가 하루 중에 유일하게 먹는 점심 메뉴는 어떠할까?

“항상 점심만 되면 무엇을 먹을까 고민을 했다. 식당에 가면 흰밥에 조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들을 먹는데, 위에 부담됐다. 직장에 다니는 아이들의 도시락을 싸다보니 나도 싸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엔 잡곡밥이 싫었다. 어느 날부터 먹기 시작하는데 씹을수록 맛이 느껴졌다. 잡곡밥은 현미, 흑미, 보리쌀, 율무, 흰쌀을 섞어서 밥을 한다. 먹을수록 종일 속이 든든하다. 반찬은 직원들과 함께 먹기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 김치는 기본이다. 제육볶음에 쌈을 싸서 먹고 김은 직접 집에서 가져온다. 멸치볶음, 계란말이, 김치 전 등 다양하게 반찬을 만들고 있다.“

1일 1식은 멘탈헬스에도 변화를 가져다줬다.

오 씨는 “처음엔 먹는 것조차 부담을 갖고 식사를 했다. 지금은 먹을 때만큼은 마음껏 먹자고 생각이 바뀌었다. 정신적으로 먹는 것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게 됐다.”라고 말했다.

언제까지 해볼 생각인지 물어봤다.

“나에게는 포기란 없다. 허락된다면 평생을 해보겠다. 먹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 된다. 매일 못한다면 간헐적 단식으로 일주일에 3번은 24시간 단식도 할 계획이다”

그녀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20대 시절의 건강하고 날씬한 모습을 사진으로 만나기를 기대한다.

4편에서 계속됩니다.

글. 윤관동 기자/  kaebin@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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