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코앞 8mm 간격으로 다가왔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들의 마음이 다급해지고 있다.
고3 수험생 이민경 양도 마찬가지. 두 달 전부터는 4~5시간만 자고 일어나 새벽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갈수록 잠이 부족한 걸 느끼고 있다. 오전에는 어떻게 버티지만 점심시간 뒤에는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를 마셔도 정신이 맑아지지 않는다.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수험생들은 이 씨처럼 잠을 줄여 공부하기 바쁘다. 하지만 잠을 적게 자면 뇌가 충분히 쉬지 못해 인지기능과 집중력 등이 떨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하지만 평소처럼 잠을 자기엔 불안한 것도 사실. 그렇다면 수면부족을 조금이라도 상쇄시키는 방법은 없을까?
반드시 필요한 잠, 적정한 수면 시간은?
나폴레옹이나 에디슨은 하루 3~4시간만 자는 체질이었다. 하지만 반대로 아인슈타인은 하루 10시간 이상 잠을 자야 했다. 둘 다 극단적인 경우로 일반인은 보통 7~8시간 자는 것이 좋다. 나이, 체질, 환경, 유전 등에 따라 개인차가 있을 수 있지만, 낮에 졸리지 않고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정도가 자신에게 가장 적절한 수면시간이다.
90분, 수면주기를 활용하라
수면에는 주기가 있다. 논렘수면에서 렘수면으로 이루어지는 사이클로 대략 90분 주기로 반복된다. 이 한 주기가 끝날 무렵에 얕은 수면단계가 오는데, 이때 잠을 깨면 좀 더 개운하게 일어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잠든 지 4시간 30분이 지난 뒤 일어나면 3주기가 끝날 때, 6시간 뒤에 일어나면 4주기가 끝날 때이므로 평소보다 상쾌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다. 다만, 사람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으므로 먼저 자신의 수면주기를 찾아야 한다.
덜 자고 상쾌하려면 수면의 질을 높여라
컨디션 유지를 하면서 잠을 줄이려면 숙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일정한 수면리듬 유지를 위해 매일 같은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도록 한다. 그리고 잠은 천천히 조금씩 줄여야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잠을 자는 환경도 숙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침실은 최대한 조용하고 어둡게 만들고 침실 온도는 선선하게 유지한다. 단, 손발과 배는 따뜻하게 해준다. 따뜻한 물에 입욕이나 샤워를 하고,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좋다. 오후에는 카페인과 니코틴 섭취를 피하고, 잠자기 최소 2시간 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낮잠과 가수면으로 부족한 잠을 보충하라
숙면을 취했는데도 피로를 느끼는 이유는 몸이 필요로 하는 수면량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부족한 수면은 15분 정도 낮잠을 자거나 가수면으로 채워주는 것이 좋다. 낮잠이 신체와 뇌 건강에 좋다는 연구결과는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점심식사 뒤 15~20분 정도 짧은 낮잠을 자면 부족한 수면도 보충하고 피로도 풀어주어 재충전의 기회가 된다. 다만 30분 이상 낮잠을 자면 밤에 잠을 못 잘 수도 있으니 피한다. 가수면은 일종의 가벼운 명상상태로 눈을 감고 몸은 편안하게 이완된 상태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피곤이 몰려올 때마다 가수면을 취해보자. 가수면의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자미원의 허정원 박사는 “수험생은 운동량이 줄어들고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다. 그래서 음식을 많이 먹으면 내장이 피곤해지고, 회복하기 위해서는 잠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가볍게 먹되 양질의 단백질과 탄수화물 등 충분한 영양소를 섭취하도록 부모님이 신경을 써주어야 한다. 또 공부하는 중간 중간 스트레칭과 함께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이 뇌의 피로를 푸는 데 도움된다. 그리고 수면시간을 줄여서 공부를 더 하고자 하는 의지는 좋지만,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수면리듬을 변화시키면 집중력이나 학습능력에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지금과 비슷한 수면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
도움. 자미원 한의원 허정원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