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치아로 씹는 힘이 강한 노인일수록 인지 기능 저하가 적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에서는 치아와 잇몸 건강 관리를 열심히 하는 여성 노인일수록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적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충치가 생기면 그만큼 치아 건강이 나빠지고 씹는 힘이 약해지기 마련. 그래서 충치는 바로바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강남에 근무하는 직장인 김 씨는 과거에 충치치료를 한 부위가 아파서 치과를 갔다가 충치가 재발해 다시 치료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치료를 끝낸 부위가 다시 재발하리라 생각도 못했던 김씨는 당황스럽다. 왜, 충치 치료를 했는데도 다시 충치가 생기는 걸까? 재발한 충치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 걸까?
충치는 치아의 단단한 겉껍데기인 법랑질에서 시작해, 치아 내부를 썩게 하고 치아 신경까지 감염시킨 뒤 치아 뿌리까지 염증이 번진다. 충치는 저절로 낫지 않으며 치료하지 않으면 계속 진행되는 질환이다.

▲ 앞니, 어금니 치아 뿌리 형태가 다양하다.
치료했던 치아에 다시 충치가 재발하는 이유는?
전에 충치치료를 했는데도 재발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가 있다.
첫째, 충치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은 경우다. 충치는 세균이다. 충치치료는 세균과의 전쟁이라 표현할 수 있다. 치료는 충치가 생긴 부위를 깎아내고, 깎아낸 부위는 인공재료로 밀폐시켜서 더 이상 충치가 번지지 않도록 차단하는 순서로 이루어진다.
충치는 눈에 보이는 치관(치아 머리) 부위 보다는 치근(치아 뿌리) 부위로 갈수록 완전하게 제거하기 어려워진다. 특히, 어금니는 신경치료가 어려워 어금니 충치 재발 빈도가 높다. 어금니 신경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치아 뿌리 모양이 사람마다 다르고 기형인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어금니 치아 뿌리 개수는 2개 ~ 4개까지 다양하고, 치아 뿌리도 구부러지거나 휘어진 경우가 많다. 어금니 신경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치아 뿌리 끝에 염증이 생겨 치료를 다시 해야 한다.
둘째, 보철물 수명이 다하면서 충치가 생기는 경우다. 충치치료를 하고 난 뒤에는 인공재료를 써서 때우거나 씌워야 한다. 때우는 재료는 아말감, 레진, 세라믹, 금 등이 있다.
인공재료들은 모두 사용수명연한이 정해져 있다. 한번 때웠다고 평생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습관이나 치아 관리상태, 치과의 치료 방법에 따라서 사용수명이 영향을 받는다. 재료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5년~8년 정도 사용하면 교체해줘야 한다.
특히 아말감은 다른 재료에 비해 치아와의 접착력이 약하고 잘 부서지는 편이다. 그래서 때운 부위에 틈이 벌어지기 쉽다. 이런 틈 사이로 충치균이 들어가서 2차 충치를 유발한다. 재료비가 가장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2차 충치가 잘 생긴다는 단점이 있다.
충치 재발은 피할 수 없는 걸까? 네모치과병원 최용석 원장은 “사람마다 얼굴 모양이 다르듯 치아 모양과 치아 뿌리 형태도 다 다르다. 치의학에서 치아형태학, 근관형태학이라는 학문을 따로 배울 정도다. 소중한 자연치아를 오랫동안 사용하기 위해서는 충치치료와 신경치료를 제때 해야 하고 제대로 치료해야 충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보철물의 수명과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