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난 사람의 성격을 알고 싶다면 냄새를 맡아보게 하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 일명 사이코패스라고 불리는 반사회성 성격 장애를 가진 사람은 일반인보다 냄새를 못 맡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호주 맥커리 대학 메메트 마흐무트와 리처드 스티븐스 교수는 범죄 이력이 없는 19~21세 남녀 79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사이코패스 지표가 높은 사람일수록 냄새를 알아차리고 분간하는 능력이 떨어졌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오렌지, 커피, 가죽 등 16가지 냄새를 맡게 했다. 그리고 무감각한 정도와 범죄 성향, 다른 사람 감정에 공감하는 정도,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 사이코패스 성향을 나타내는 지표를 측정했다.
그 결과, 사이코패스 지수가 높은 사람일수록 냄새를 잘 못 맡을 뿐 아니라, 냄새의 분간하는 능력이 떨어졌다. 심지어 냄새를 맡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으면서도 냄새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이런 후각 저하가 뇌 전두엽 부위 손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했다. 전두엽은 신체 감각을 받아들여 상황 판단을 내리고, 계획을 짜거나 충동을 억제를 한다. 또 사회적 규범에 따르도록 하는 기능도 담당하고 있다. 후각 또한 전두엽의 한 부분에서 신호를 받아 들인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 후각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은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니며, 정신분열증이나 파킨슨 병, 알츠하이머병 등도 후각이 둔해지는 이유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적 감각 지각(Chemosensory Perception)’ 저널에 실렸고, UPI 등에서 지난 21일 보도했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