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심, 걱정 불러오는 스트레스 호르몬

근심, 걱정 불러오는 스트레스 호르몬

호르몬 이야기

뇌2003년7월호
2010년 12월 22일 (수)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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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는 스트레스의 시대라 할 정도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트레스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특히 요즘은 경기침체와 실직 등으로 우리 사회가 집단적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다.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환경적 요인은 뇌에 변화를 일으키는데, 같은 시련을 겪고도 어떤 사람은 그것을 빨리 극복하고, 어떤 사람은 쉽게 좌절하고 만다. 삶이 우리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할 때 생존본능처럼 작용하는 뇌 속 호르몬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인간이 근심, 불안 등을 유발하는 스트레스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우리 몸에서는 일련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일어난다. 이와 같은 신체 반응을 스트레스 반응이라 하는데, 이는 자율신경계 기능과 여러 가지 호르몬 분비 및 행동의 변화를 수반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제일 먼저 반응하는 것이 스트레스에 대한 신경계 반응을 관장하는 부신피질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CRH, corticotropin-releasing hormone)이다. CRH가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면 뇌하수체에서 부신피질자극호르몬(ACTH, adrenocorticot-ropin hormone) 분비가 증가한다. ACTH가 증가하면 부신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티졸cortisol의 증가를 유도하는데, 혈중 코티졸의 농도가 높아지면 보통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이러한 일련의 호르몬 반응은 결과적으로 혈압의 증가, 갑상선기능 억제, 생식기능 및 성적욕구 억제, 식욕 저하, 신진대사기능 억제와 면역기능의 변화를 유도한다.

근심, 불안으로 안절부절 못하는 증상이나 우울증 등은 스트레스와 관련된 질환 중의 하나이다. CRH는 심각한 우울증에 걸린 환자의 뇌척수액에서 다른 정신질환자나 정상적인 사람보다 분비량이 높다. 우울증으로 죽은 환자의 뇌를 관찰하면 CRH 유전자 발현이 매우 높고 혈중 코티졸의 농도 또한 높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근심, 불안, 우울증에는 특히 CRH의 type-1 수용체가 관련되는데, CRH type-I 수용체의 유전자를 제거한 생쥐는 근심도 없고 불안한 행동도 하지 않는다. 물론 CRH 길항제를 사용하였을 때에도 근심, 불안이 일정 정도 해소되기는 한다.

인간의 충동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도 우울증과 깊은 연관이 있다. 세로토닌 신경계에 이상이 생기면 우울증과 더불어 지나친 공포, 강박관념에 시달리는데, 흥미롭게도 세로토닌 신경계는 CRH 신경계를 활성화시킨다. 따라서 세로토닌을 주입하면 ACTH와 코티졸의 농도도 더불어 증가되어 근심 불안이 가중된다.

세로토닌과 반대로 GABA(gamma-amino-butyric acid)라는 신경전달물질은 CRH의 활성을 억제한다. 현재 사용되는 우울증 치료제는 이 GABA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CRH 활성을 억제하는 효과를 낸다. 이밖에도 스트레스 반응은 여러 신경호르몬의 작용과 관련된다. 따라서 이들 신경호르몬의 길항제, 억제제 등은 근심 걱정 및 우울증 치료제로 사용된다. 

글│성재영  전남대학교 호르몬연구센터 교수. 서울대학교에서 분자생물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독일 괴팅겐의대에서 박사후 연구원(Post-Doc)으로 일했다.
사진│김명순   모델│김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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