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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consciousness에서 당신과 대뇌피질 간의 회로가 핵심적이라는 것을 알겠다. 의식이라는 작품에서 당신의 역할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인간의 의식은 종합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동료와 함께 길을 걸어가며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해보자. 길을 가면서 넘어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목적지를 향하면서 상대방의 말을 듣고, 뜻을 생각하고 열심히 말을 한다. 다양한 정보가 그 과정에서 전달되지만 걸러져 일부만이 남고 서로 통합되며 여러 상태와 기능이 함께 처리된다.
이렇게 의식은 복잡하고 총체적인 예술인 만큼 뇌의 한 영역이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두뇌의 전 영역이 함께 협동하고 경쟁하는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나와 대뇌피질 간의 신경분배망은 모든 다양한 의식경험에 관계하는 가장 중요한 뇌구조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제1호 국가과학자’인 신희섭 박사에 따르면 ‘지긋지긋한 통증’이라는 작품도 당신이 연출하고 있는 것 중 하나라고 들었다.
통증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나? 그건 오해다. 통증 자체는 생물이 살아가면서 몸의 이상을 감지하는 필수적인 수단이다. 물론 심할 때는 괴로운 것임을 나도 알고 있긴 하다. 통증 또한 감각이기 때문에 당연히 나를 거쳐야만 한다. 전투나 운동 중에는 통증이 약하게 느껴진다. 이는 통증신호 역시 다른 감각처럼 대뇌와 나의 연결에 의해 강도가 조절되기 때문이다.
잠과 치매 같은 뇌질환에서 의식을 차단하는 작용을 하는 ‘T-타입 칼슘채널’은 신희섭 프로덕션의 배우인 유전자 조작 쥐 덕분에 통증도 조절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통증이 심해지면 시상핵에 있는 ‘T-타입 칼슘채널’의 기능이 활발해지면서 통증 감각이 점점 차단되는 것이다. 앞으로 나를 이용해 통증을 없애는 새로운 개념의 진통제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통증 외에도 당신과 관련된 많은 작품이 있는 것으로 안다. 어떤 것들인가?
대부분 비극이지만 간질로 의식을 잃거나 식물인간이 되는 상황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나도 유감이다. 몽유병도 깊은 잠이 들게 하는 나의 회로에 문제가 생겨 나타나는 것이다.
간질 환자의 경우 수면장애를 치료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반대로 잠이 제대로 깨지 않는 것도 문제인데, 최근 문제가 되는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도 진정제가 아니라 중추신경 흥분제로 잠을 깨워주는 회로를 활성화하면 완화된다. 이외에도 많지만 아직은 다른 뇌 영역과 마찬가지로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지금도 당신에게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지만 후대의 비평가와 예술가들의 노력으로 감각과 의식, 뇌질환의 실체가 제대로 평가될 날이 오리라 기대하겠다. 바쁜 시간 중에 인터뷰에 응해준 것에 다시 한 번 감사한다.
글. 브레인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