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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제1형 당뇨병 환자가 우울증을 앓기 쉬운 이유는 ‘뇌 손상’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독일은 당뇨병 환자가 대략 800만 명 정도로 그 중 사 분의 일 정도가 우울증 증세를 보이고 십 분의 일이 이미 우울증을 앓고 있다.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는 당뇨병과 우울증이 서로 발생률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화여대 약대 류인균 석좌교수는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 우울증이 많이 나타나는 이유가 ‘뇌 상측 ‘전전두엽(superior prefrontal cortex)’이 손상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특히 혈당 조절이 안 되는 환자일수록 그 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형 당뇨는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췌장이 손상되어 인슐린이 거의 분비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20세 미만에 발병하기 때문에 소아 당뇨라 부르기도 한다. 우울증을 동반한 당뇨병은 아닌 당뇨병 환자군보다 고혈당 및 당뇨병성 합병증이 더욱 심각하게 나타난다. 우울증을 앓는 당뇨병 환자는 활동 수준이 줄어들고 체중 조절에 실패할 확률이 커 혈당 조절이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제1형 당뇨병 환자군에서 뇌 속 구조 및 기능 이상이 자주 보고되었다. 대부분이 전전두엽과 관련된 것으로, 혈당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는 환자일수록 뇌 손상이 더욱 심해졌다. 전전두엽은 우울증 발병 주요 기전으로도 꼽히는 부위다. 연구팀은 제1형 당뇨병으로 나타나는 상측 전전두엽의 두께가 얇아지는 등 구조적 손상이 우울증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보고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결과, 류 교수팀은 제1형 당뇨병 환자 중 우울증이 있는 환자는 아닌 환자보다 상측 전전두엽 두께가 얇아진 것을 확인했다. 또한, 우울증이 있는 제1형 당뇨병 환자 중 혈당 조절이 안 되는 환자일수록 상측 전전두엽 두께 감소 정도는 더 크게 나타났다. 환자들이 우울증이 나타나는 시기도 당뇨병이 발병한 지 12년이 지나, 뇌 기능 구조 변화가 나타난 뒤였다.
앞선 연구에서 류 교수팀은 제1형 당뇨병환자의 뇌에서 나타나는 전전두엽에 나타나는 이상이 우울증 발병 기전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앞서 발표한 연구결과와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당뇨병으로 오는 상측 전전두엽의 두께 감소가 우울증 발병의 위험 요인이라는 사실을 유추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상측 전전두엽이 제1형 당뇨병과 우울증의 병태생리에 모두 관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혈당 조절과 관련된 상측 전전두엽의 구조적 손상이 제1형 당뇨병 환자의 우울증 발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번 연구로 제1형 당뇨병 치료와 유지에 있어,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한 지침이 필요함을 제안, 앞으로 당뇨병 및 우울증 관련 치료 전략 수립에 크게 이바지할 전망이다.
류인균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당뇨병으로 나타나는 고혈당과 신경독성의 증가, 우울증 발병으로 이어지는 과정의 생물학적 기전을 제시하는 것으로, 더욱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및 정신의학 부문 최고 수준 권위지인 ‘일반정신의학회지(Archives of General Psychiatry)'에 10월 23일 자로 게재되었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