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을 고른다는 말의 참뜻

호흡을 고른다는 말의 참뜻

[오보화의 K명상] 불균형과 부조화를 조율하는 감각, 조식



숨쉬기도 훈련이 필요하다

숨을 잘 쉰다는 것은 건강한 삶을 산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호흡이 거칠고 얕아지기 쉽습니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서는 편안하고 안정적인 호흡을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래서 호흡도 훈련이 필요합니다. 동서양의 수련 전통은 물론 현대의 다양한 운동에서 호흡을 중요하게 다룹니다. 특히 명상에서는 호흡 훈련을 기본으로 여기죠.

우리나라의 명상 전통 이론을 담은 《삼일신고》는 호흡의 특성을 향기로움(芬:분), 악취남(斕:란), 차가움(寒:한), 따뜻함(熱:열), 메마름(震:진), 습함(濕:습)의 여섯 가지로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호흡을 고르게 조절하는 것을 ‘조식調息’이라고 합니다. 향기나 악취가 나는 호흡, 차거나 따뜻한 호흡, 메마르거나 습한 호흡은 어떤 상태의 호흡을 뜻할까요? 

삼일신고의 설명을 통해 그 의미를 좀 더 찾아보면, 식(息)은 ‘맑은 기운과 탁한 기운이 섞여 작용하며, 이는 여섯 가지 현상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합니다. 여섯 가지 현상은 기운의 다른 모습이라고 풀이할 수 있습니다. 즉, 조식은 ‘여러 가지 기운의 현상을 조화롭게 만드는 과정’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몸 안의 기운이 조화롭게 순환하려면

우리 몸에서 기운의 작용으로 일어나는 현상을 살펴볼까요. 우리 몸에는 따뜻한 기운이 있고 찬 기운이 있습니다. 복부는 따뜻할 때 건강하고, 머리는 시원할 때 건강합니다. 손바닥은 건조한 것이 건강한 상태인데, 병이 있거나 순환이 안 되면 축축합니다. 정확히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건강 상태에 따라 기운의 향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다양한 기운을 조화로운 상태로 만드는 것과 호흡을 고르는 것은 같은 의미일까요? 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호흡은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뱉는 과정이지만, 허공의 에너지가 몸속으로 들어오고 나가는 것이기도 합니다. 즉 호흡은 기 에너지의 순환 작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늘의 기운(天氣)은 호흡으로 채우고, 땅의 기운(地氣)은 음식을 통해 얻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호흡으로 기 에너지가 순환하는 과정은 몸 안에 여섯 가지 형태의 에너지가 본래의 자리에 위치하고 있으면 조화롭게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거나 몸에 막힘이 있는 상태에서는 기 에너지의 순환이 순조롭지 못하게 됩니다.

가슴이 막히면 숨이 짧아지고, 어깨가 긴장되면 숨을 부드럽게 쉴 수 없습니다. 머리에 열이 차고 두통이 있어도 숨 쉬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이렇듯 호흡은 몸의 에너지 상태에 따라 영향을 받고, 호흡 자체가 에너지의 흐름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에너지 불균형을 조율하는 조식 훈련

이제 호흡을 고르게 조절한다는 조식의 의미가 기 에너지의 흐름을 조화롭게 한다는 뜻으로 좀 더 분명히 이해되시나요? 몸 안의 에너지가 막히고 불균형할 때, 이를 조화롭게 조절하는 훈련법이 바로 조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몸의 에너지를 조화롭게 하기 위해 호흡 자체에 집중하는 호흡법과 함께 몸의 긴장을 풀고 막힌 혈을 풀어주는 체조와 진동 같은 수련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 진동을 통해 조식에 이르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진동으로 조식에 이르는 방법

➊ 자리에 서서 양발을 어깨너비로 벌립니다.
➋ 눈을 감고 무릎을 위아래로 살며시 진동합니다.
➌ 진동이 다리에서 몸통으로 올라오고, 차츰 머리와 손끝까지 퍼져나가는 것을 느낍니다.
➍ 전신의 진동에 집중하며 몸의 긴장을 털어냅니다.
➎ 3~5분가량 진동에 집중합니다.
➏ 진동을 천천히 멈추고, 손끝부터 전신을 흐르는 미세한 에너지의 파동에 집중합니다.
➐ 막히고 굳어 있던 에너지가 풀리며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➑ 호흡이 점차 편안하게 안정되는 것을 느껴봅니다.
➒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내쉬며 천천히 눈을 뜹니다.


의도적 진동이 몸속 자율 진동을 활성화한다

진동할 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진동은 의도적으로 몸에 파동을 일으켜 긴장을 풀고, 부조화한 에너지의 균형을 맞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우리 몸의 에너지는 항상 미세한 진동 상태에 있죠. 몸의 어느 부분이 막혔다는 것은 진동이 정체된 것이므로 의도적으로 진동을 일으켜 본래의 건강한 파동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습니다. 

특히 의도적 진동을 하다가 멈춘 순간에 조식 작용이 매우 활발하게 일어납니다. 진동은 멈췄지만 몸 안의 자율 진동 모드가 켜졌기 때문입니다. 이로써 호흡이 편안해지고, 몸은 적절한 이완 상태가 되며, 본래의 건강한 상태를 회복하는 흐름이 강화됩니다. 

현대인의 생활 방식은 과도한 긴장과 스트레스를 동반합니다. 몸에 쌓인 긴장은 에너지의 균형을 깨고 호흡을 불안정하게 합니다. 따라서 조식을 통해 불균형과 부조화를 조율하는 감각이 꼭 필요합니다. 먼저 자신이 어떻게 호흡하는지 관찰하고, 안정된 호흡으로 돌아가는 조식의 감각을 찾기 바랍니다. 

글_오보화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특임교수. 유튜브 채널 ‘오보화의 K명상TV’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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