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학자 Dr. Yang의 뇌 이야기] 뇌를 잘 쓰고 싶다면 멀티태스킹 하지 마세요

[신경과학자 Dr. Yang의 뇌 이야기] 뇌를 잘 쓰고 싶다면 멀티태스킹 하지 마세요

신경과학자 Dr. Yang의 뇌 이야기

Q. 뇌는 한번에 한가지 밖에 일을 처리 못한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고, 어떤 분들은 한번에 일을 멀티로 처리한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멀티로 일을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요.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뇌를 잘 쓰는 방법이 있을까요? 

바쁜 현대사회에서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많고,  일을 할 때 뇌를 잘 쓰는 방법에 대한 질문을 많이 주셔서 오늘은 이 멀티태스킹에 대한 뇌이야기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전화를 받으면서 요리하거나, 또는 TV를 보면서 집안 청소를 하는 등, 멀티태스킹은 짧은 시간에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연구에 따르면 우리의 두뇌는 여러 작업을 동시에 처리하도록 설계되어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동시에 여러가지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사실 빠르게 주의와 집중을 한 일에서 다른 일로 빠르게 옮기면서 수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주의를 전환하기 때문에, 오히려 처리하는 속도가 늦어질 수 있고, 결과적으로 전반적인 성과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멀티태스킹은 집중력을 분산시킨다”: 멀티태스킹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매번 새로운 작업에 다시 집중을 하는 습관 때문에, 한가지 일을 할 때에도 주의가 산만해지고 집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멀티태스킹은 작업 속도를 늦춘다”: 멀티태스킹을 할 때에 한 작업에서 다른 작업으로 집중의 대상을 전환하는 것이기 때문에 작업속도가 느려지는 등의 현상이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멀티 태스킹을 할 때 작업속도가 전체적으로 더 느려지고 전반적 효율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멀티태스킹은 집행기능을 저하시킨다.”

우리 뇌에서, 인지적 과정을 제어하고 관리하고, 특정 작업을 수행할때 그것을 어떻게 하고, 언제하고, 어떤 순서로 할지 결정하는 능력을 집행기능이라고 합니다. 멀티태스킹은 뇌에서 바로 이 집행기능에 의해 관리됩니다. 

집행을 조절하는 과정에는 두 단계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다른 일들보다 지금 수행할 우선적인 한 가지 일을 정하는, 목표를 정하는 단계입니다. 두 번째는 이전 작업의 규칙에서 새로운 작업의 규칙으로 변화시켜, 새로운 규칙을 활성화 시키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고자 할 때 조금씩 기능수행에 지연이 생길 수 있습니다. 

TV를 보면서 동시에 빨래를 갤 때 이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운전할 때와 같이 안전 등이 중요한 경우에는 작은 시간차가 크게 중요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멀티태스킹을 하는 학생은 성적이 더 낮은 경향이 있고, 숙제를 완료하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수를 더 많이 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합니다.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하려고 하면 그 순간에 한 대상에 집중해서 온전하게 임하기 어려워집니다. 집중하기 위해서는 뇌에서 그 일과 관련 없는 다른 정보처리를 차단해야 하는데, 여러 일을 한꺼번에 하다보면 집중을 방해하는 많은 정보를 차단하지 못하게 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뇌를 변화시켜 주의가 산만해지고 집중력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멀티태스킹 하는 습관을 고치고 보다 집중하여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까요? 

우선, 집중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여러 일을 한꺼번에 진행하기 보다는 시간을 정해두고, 주어진 시간에 한번에 하나의 작업을 하도록 해보세요. 한번에 하나의 작업에 집중하면 업무능력을 포함하여 삶의 여러 측면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일의 효율도 오르고 그 결과물도 더 좋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일을 할 때 이메일이나 social media 등 방해가 될 만한 요소를 끄시고 오롯이 하는 일 한가지에만 집중하는 것입니다. 집중 후에는 오히려 뇌가 리프레시된 것을 느낄 것입니다. 

이렇게 한번에 하나의 작업을 수행하는 것은 생산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그 작업 자체에 대한 몰입에서 나오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그 즐거움은 더욱 집중하는 상태로 뇌를 유도하고 뇌는 보다 집중을 잘하는 효율적인 뇌로 변화하여 갈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한가지 일에 대한 집중은 정서적인 문제를 다루고 해결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시험이나 발표를 앞두고 걱정이 되고 불안한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걱정을 하면서 일을 하는 것 역시 멀티태스킹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5분이나 10분이라고 정확히 시간을 정해두고 그 감정과 생각을 놓아두고 무언가에 집중하게 되면, 예를 들어 호흡에 집중하면, 그리고 그것을 반복하게 되면, 걱정과 불안도 객관화 되어 다루기 쉬운 정서가 될 것입니다. 

오늘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멀티로 일을 하면 좋을 것 같다, 뇌를 잘 쓰는 방법이 있을까요 라는 질문에 대답을 드리자면, 멀티태스킹 말고 한번에 한 가지씩 집중하여 일을 해나가는 것이 가장 효율적으로 뇌를 잘 쓰는 방법이라는 것을 말씀드리며, 오늘의 뇌이야기를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뇌이야기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글. 양현정

한국뇌과학연구원 부원장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통합헬스케어학과 교수
글로벌사이버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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