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소리를 보고 빛을 듣는다

뇌는 소리를 보고 빛을 듣는다

브레인 뉴스

브레인 12호
2010년 12월 22일 (수) 10:31
조회수16256
인쇄 링크복사 작게 크게
복사되었습니다.

이제까지 청각 피질은 소리만 듣고, 시각 피질은 빛만 감지한다고 알려졌다. 각각의 감각들은 윗둔덕(superior colliculus) 같은 상위의 인지를 처리하는 영역에서야 비로소 합쳐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뇌과학 상식이었다.

그런데 최근 이와 같은 뇌과학의 가장 기초적인 사실을 뒤집는 발견이 이루어졌다. 우리의 뇌는 필요하다면 소리를 볼 수도, 빛을 들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놀라운 발견은 스크린 위에 반짝이는 빛의 위치를 찾는 원숭이 실험에서 밝혀졌다. 빛이 강할 때는 금방 찾지만 빛이 희미할 때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런데 희미한 빛과 함께 소리를 들려주면 찾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관찰되었다.

시각 처리의 가장 초기 단계를 담당하는 49개의 뉴런에서 측정한 결과, 소리가 들리면 마치 강한 빛을 볼 때처럼 반응이 일어났다. 이러한 속도 향상은 귀와 눈을 담당하는 영역들 사이에 직접적인 연결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호랑이나 자동차 같은 위험요소를 만났을 때 주변 시야가 약한 감각의 특성상 눈만으로는 반응이 느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때 위험물이 내는 소리에 반응한 청각이 직접적으로 시각 영역을 자극해 눈으로 대상에 빨리 집중할 수 있게 한다. 이때 불필요한 소리는 차단된다. 모기가 살갗 위에 앉는 촉감이 시각을 자극해 모기에게 물리기 전에 잡을 수 있는 것도 비슷한 과정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감각에서 대뇌피질이 가소성(plasticity)을 가지는 잠재력에 대해서도 설명해준다고 밝혔다. 시각장애인이 더 예민한 청각을 가지는 것도 보는 데 사용하지 않는 시각 피질을 듣는 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출처
 Pascal Barone 외,
“Visuo-auditory interactions in the primary visual cortex of the behaving monkey. Electrophysiological evidence.”

ⓒ 브레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 뉴스

설명글
인기기사는 최근 7일간 조회수, 댓글수, 호응이 높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