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매개체, 포도주를 빚는 사람

[5] 신과 인간을 이어주는 매개체, 포도주를 빚는 사람

[천화원 사람들] 천모산유기영농조합 마고신명도가 조정우 운영이사

도시에서 저녁 7시면 아무리 해가 졌더라도 한낮과 같기 마련인데 충북 영동에 있는 일지명상센터 천화원은 아니었다. 낮이 여름이건만 저녁 6 30분이 지나니 해가 사라졌다. 약속시간인 7시가 되니 하늘에 별밖에 보이지 않는 깜깜한 암흑천지가 되었다.

별빛
아래 벌레 소리 나지막이 들려오는 여름밤에 어울리는 인터뷰이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곳은 와이너리(winery), 포도주 제조장이었다. 건강한 먹거리를 재배하는 천모산유기영농조합의 조정우 운영이사가 맡고 있는 마고신명도가가 바로 그곳이다.



조정우 운영이사가 발효실에서 마고와인 병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무더운 여름밤 진행된 인터뷰였지만 인터뷰 내내 기자는 시원하다 못해 추웠다. 인터뷰를 진행한 발효실이 저온숙성실이었기 때문이다. 조각빛이라도 들어올까 싶어 창문은 이미 겹겹이 커튼과 장막으로 가려졌고 실내는 무지하게 시원했다.

, 사진 이사의 얼굴이 살짝 붉게 보이는 것과 사진의 초점이 살짝 흐려진 것은 절대 인터뷰에 앞서 마고와인을 시음해서 그런 것이 '절대' 아니다. 오해 마시라. 마고와인은 요즘 여성들을 위해 나오는 부드러운 소주 정도의 도수였다. 코로 느껴지는 향도 풍부하고 입안에서 느껴지는 와인의 바디감도 적당했다. , 오해하지 마시라니까


원래
그는 농사꾼이었다. 1994 충북 영동에 터를 잡은 논농사 밭농사할 없이 땅에 정성을 들이며 살아왔다. 그러다가 2000 포도농사를 시작했다.


이사가 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도 그즈음부터였다. 농사만 지어서는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1 산업인 농사를 하면서도 부가가치를 창출해낼 있을까. 이사 만의 고민이 시작된 것이다. 답은 ''이었다.

"2002
년부터 전통주 만드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막걸리는 물론이고 소나무 새순으로 만드는 송순주 등등 전통주에 대해 공부도 엄청했죠. , 제사 지낼 가장 정성스럽고 가장 먼저 올리는 뭔지 아세요? 바로 술입니다. 우리 민족은 술을 귀하게 여겼죠."



조정우 이사는 완전 '깔끔쟁이'였다. 열고 저어달라고 했더니 깨끗한 헝겊으로 막대를 닦고 휘휘 저어 보인다. 막대를 꺼내면서 바닥에 방울 떨어지자 혹여라도 위생에 문제가 생길까 바로 걸레로 훔치고 물을 뿌린다원래 성격이냐고 물었더니 농사든 술이든 먹거리 일을 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깨끗해야 된단다. 내가 바쁘면 되는 일이라며 웃어보였다.


이야기를 시작했더니 이야기가 술술 나온다. 이사는 우리 민족과 술은 시원부터 함께 한다고 했다.

"
한민족의 상고사를 다룬 사서인 《부도지(符都誌)》에 따르면 포도주는 신과 인간을 연결시켜주는 매개체로 나옵니다. 그런데 포도 때문에 '오미(五味) ' 일어나죠. 결국 인간은 '' 알게 되면서부터 감각을 느끼게 되고 오감(五感) 생기면서 분별심에 얽매이게 돼요. () 같은 성품을 가졌던 인간들이 한순간에 수성(獸性)으로 빠지게 되는 거죠.포도를 먹고 인간이 타락했지만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신과 인간을 만나게 하는 포도주가 필요합니다." 

충북
영동은 포도가 유명하다. 일조량이 풍부하고 일교차가 자연환경 덕분에 한반도에서 가장 달고 좋은 포도를 재배한다는 자부심이 있다. 포도농사를 하는 이사가 포도주에 대해 확신을 갖게 것도 때문이다. 때마침 영동군에서는 '농가형 와이너리' 장려하고 나섰다. 포도 재배 농가가 많은 만큼 농가에서 소규모 와이너리를 운영하는 곳이 100 농가나 된다고 한다.

"
마고신명도가에서 나오는 '마고와인' 그중에서도 특별합니다. 작년에 주류면허를 받고 식약청 주질 검사도 완료했습니다. 지난 5월부터 판매를 시작했죠. 유기농 포도 재배부터 생산, 제조까지 모두 책임지고 있습니다."

마고와인이 진짜 특별한 이유는 이사가 쏟는 정성 때문만은 아니다. 마고와인의 병을 보면 '마고와인'이라는 이름 뒤에 은은하게 한자들이 나열되어 있다. 바로 한민족 최고(最古) 경전인 천부경(天符經)이다.

'마고와인' 병을 싸고 있는 포장지에는 은은하게 천부경이 쓰여 있다.


"
포도주의 이름을 '마고'라고 지은 것도, 마고와인 병에 '천부경' 써넣은 것도 같은 이유예요. '마고' 지구 어머니로 한민족의 시작이죠. 그리고 '천부경' 81 속에 인간완성과 우주 만물의 원리가 담겨 있습니다.

마고와인을
통해 한민족이 가진 인간완성의 문화를 만들고 되살리고 싶어요. 포도주를 통해 인간의 본성을 회복하길 바라는 마음이죠. 실제로 뇌과학적 측면에서도 적당한 술은 좌뇌를 멈추게 하고 우뇌를 활성화 시킨다고 해요. 해석하자면 인간의 본성과 가까워지는 거라고 있겠죠."

포도주
하나에 한민족의 시원과 뇌과학이 함께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포도주에 대한 이사의 해박한 지식과 지극한 정성과 사랑을 듣고 나니 앞으로 그의 계획이 궁금해졌다. 그다음은 뭘까.

"
천모산유기영농조합은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홍익' 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어요. 건강한 먹거리를 통해 사람들의 몸과 마음과 정신을 건강하게 바르게 하자는 거죠. 마고와인은 인간완성의 문화, 철학을 오롯이 담은 먹거리, 술입니다. 앞으로는 이를 토대로 많은 사람들이 이런 문화에 동참하길 바랍니다. 홍익이 생활이 되는 세상이죠."


글∙사진. 강천금 기자 sierra_leon@l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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