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도시 대구, 함께 이뤄가는 우리의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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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구국학원 박민준 사무처장

쌍꺼풀진 큰 눈에 약간 그을린 피부, 훤한 이마에는 '좋.은.사.람'이라고 쓰여 있는 것 같다.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시종일관 밝고 열정이 넘치더니, 올해 17살이 된 딸 '하늘이' 이야기에는 "고맙고 미안하다"며 금세 눈시울을 붉힌다.

대구국학원 박민준 사무처장(48)을 지난 6일 오후 대구에서 만났다. "그동안 많은 분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는데, 이제는 국학원 혼자 일어설 때가 되었다"며 "앞으로 새롭게 일어서는 대구국학원을 기대해 달라"는 박 사무처장.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인터뷰를 위해 자리에 앉자마자 박민준 사무처장은 봇물 터지듯 이야기를 쏟아냈다. 어마어마하게 더운 대구 날씨이야기도 하고 이런저런 주변 이야기도 할 줄 알았는데 웬걸, 기름기 쏙 뺀 닭가슴살 마냥 국학원이야기를 풀어냈다.

"대구에서 본격적으로 국학활동을 시작한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어요. 대구가 7개 구와 1개 군으로 이뤄져 있는데 동구처럼 탄탄한 지역에서는 국학 행사를 하면 기본 500여 명이 모일 만큼 성장을 했어요. 국학 활동이 자리를 잡았다는 거겠죠.
그만큼 고민도 커졌어요. 대구국학원의 외부분원에서 이렇게 많은 분들이 국학을 접하고 활동을 하고 있는데 과연 이분들을 위한 그다음 단계가 마련되어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죠."

세상 모든 일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바른 역사와 홍익 정신을 전하는 국학원에서 '사람'의 역할은 더 크다. 더 많은 이들을 국학활동에 동참하게 하려면 정확한 그림을 그려줘야 했다. 많은 활동가들이 선배 활동가들의 모습을 보며 '나도 저렇게 가슴 뛰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국학활동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박 사무처장은 "국학 활동의 역사와 조직이 탄탄한 곳일수록 국학활동가의 '성장 드라마'에 대한 고민은 더 크다"고 했다. 모든 성장에는 변화와 도전이 따르기 마련인데, 기존에 해오던 방식이 익숙해진 국학활동가들이 마음을 더 내고 몸도 더 움직여야 하는 이 '변화'에 대해 처음부터 "100% OK"를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지난 6월에 동구에서 2시간짜리 국학강의를 했어요. 천안 국학원에서 국학 전문 강사인 이병택님을 초청한 2시간 강의에 200여 분이 참석하셨어요. 이 행사를 계획할 때만 해도 '안 된다'는 의견들이 없지는 않았어요. 국학기공 등 건강 차원에서 국학활동을 하는 동호인들이 많은데, 이분들이 과연 2시간 강의에 얼마나 호응해주겠느냐는 거였죠. 그런데 막상 행사를 하기로 하고 동호인들을 모았더니 인원이 초과되어서 끊어야 했어요. 참석한 동호인들은 우리 민족의 바른 역사와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결의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구요.
'못 한다' '안 된다'는 정보에서 '하면 된다' '해야 된다'는 정보로 바뀌었어요. 오는 11월에는 동구에서만 1,000명을 목표로 '한민족 리더십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하니까 정말 되더라'는 성공 정보가 생긴 국학활동가들은 후배 활동가 양성에도 두 손 걷고 나섰다. 지난 7월 중순에는 외부 분원의 동호인들 중 활동가, '국학강사'의 길을 걷고자 하는 이들 26명을 대상으로 강사 교육을 실시해 이들 중 17명이 강사 활동을 시작했다. 선배 활동가들은 이들의 '멘토(mentor)'로 활약하고 있다.

 


▲ 사진 왼쪽부터 대구국학운동시민연합 이용수 대표, 국학활동가들을 통해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드림라이프' 윤태섭 대표, 대구국학원 박민준 사무처장. 세 사람은 지난 1999년부터 대구에서 국학활동가를 함께 해오고 있다.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세 사람이지만 최근에는 각자 활동이 많아지면서 얼굴보기도 힘들다고 한다.


사람이 재산인 국학원에서 박 사무처장은 '사람'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을 갖고 있다. 바로 국학활동에 대한 나의 열정이 흘러넘쳐야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전할 수 있고 사람이 모인다는 것이다.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국학활동가의 길을 선택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러려면 각 구의 국학원장님들이 마음이 가득 차야 해요. 거기서 한 발 더 나가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그 생각을 현실로 만들려면 머리와 가슴, 그리고 몸이 일체가 되어야 합니다. 생각만으로 되는 일은 없거든요. 몰라서 못하는 게 아니라 실천할 때 일은 되어지는 거니까요."

박 사무처장은 이를 '기운 관리'라고 했다. 박 사무처장을 비롯한 대구국학원 활동가들은 매일 자기만의 명상 시간을 갖는다. 자신의 마음부터 100%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명상을 하면서 그는 '내가 국학원의 주인이 되겠다. 모든 활동가가 국학원의 주인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한단다. 가끔은 힘들기도 하고 지칠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박 사무처장은 자기 내면에서 '그래도 네가 더 사랑해라. 너는 하늘의 사랑을 받으면 된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고 했다. 대구국학원에 소속된 활동가들은 모두 카카오톡(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서로 '기운'을 체크하고 응원도 하고 파이팅을 외친다고 한다.

"국학원이 자생력을 키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에요. 계속해서 각 구의 국학원장들과 만나고 교류하고 '기운 관리'를 중요시하는 이유는 홍익철학을 갖고 국학을 기준으로 삼고 사는 대구를 만들기 위해서예요. '안 된다' '힘들다'와 같은 부정적인 에너지에 끌려가지 않고 우리가 처음 먹었던 마음을 지키고 해내기 위한 방편이죠."

'국학도시 대구'를 만들기 위해 대구국학원에서 추진하는 사업은 크게 네 가지이다.
첫째, 대구를 구하는 기본 조직으로 각 구에 '국학원 사무실 개원'하기. 현재 동구와 남구에 국학원을 개원했고 달서구가 진행 중이다.
둘째, 관공서와 교육청과 함께 '공동체 문화 복원 사업' 진행하기. 요즘 빈번하게 발생하는 온갖 범죄가 공동체 문화가 해체되면서 비롯된 것들이 많다는 판단 아래 홍익이 만들어가는 세상을 만드는 다양한 교육과 실천 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이 외에도 부모가 아이의 스승이 되는 '부모코치', 가족들끼리 소통하고 이를 사회 차원으로 확대하는 '홍익가족캠프' 등이 있다.

 


▲ 박민준 사무처장은 29살에 국학을 만나 다니던 직장을 접고 32살이 되던 해에 '국학'을 업(業)으로 삼았다. 당시 국학강사 1기 교육을 받고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뒷산에서 국학기공 수련법을 전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1년 반 동안 300여 명의 회원이 새벽마다 그를 만나러 공원을 찾았다. 그때 태어난 박 사무처장의 딸 하늘 양(17)은 백일잔치도, 돌 잔치도 새벽 공원에서 300명이나 되는 회원들이 차려줬다고 한다.
"하늘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집사람(김민정 BR뇌교육 달서지점장)도 국학활동을 하면서 아빠와 엄마 모두 참 바빴죠. 그래서 하늘이가 스스로 고민하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잘 자라줘서 고맙고 또 안타깝기도 해요."


국학이라는 것이 단순히 우리 역사와 전통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홍익'이라는 철학, 생활법을 통해 오늘날 우리 실생활에서도 실천 가능한 것임을 전하고 싶다는 박민준 사무처장의 꿈은 무엇일까.

"꿈이 참 많은데…. 그리고 뜨거운 열정을 가진 국학활동가 100명이 근무하는 대구국학원을 짓고 싶어요. 그리고 대구시민 10만 명을 국학회원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홍익 시장도 나와야죠.
함께 가는 꿈이에요. 됩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죠. 그래서 사람이 있으면 되는 일입니다. 모두를 국학원의 주인으로 만드는 일이 가장 큰 꿈이자, 꼭 이루고 싶은 일입니다. 저 혼자서는 안 되지만 100명이 모이면, 그 100명의 마음이 가득 차서 서로 통하면 됩니다. 될 때까지 해야죠."

 

글·사진. 강천금 sierra_leon@l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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