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 못하는 건 다 사무실 때문이야

내가 일 못하는 건 다 사무실 때문이야

업무 능력 저하시키는 '나쁜 사무실 환경', 몸도 뇌도 힘들다

학창시절 A는 유독 공책과 필기구, 책가방에 민감한 학생이었다. 펜 하나라도 잘못 사는 날에는 수업 필기는 물론이고 선생님이 하는 말이 우리말인지 중국말인지도 못 알아 들을 만큼 집중을 못 했다. 이를 두고 엄마는 항상 "꼭 공부 못하는 애들이 책가방 탓한다"며 옆집에 사는 엄마 친구 아들 철수 이야기를 하곤 했다.

그렇게 학교를 졸업하고 어엿한 직장인이 된 A 씨. 책가방이나 필기구에 대한 집착도 많이 사라졌다. 컴퓨터나 스마트폰만 말썽이 아니라면 일에 집중도 잘하는 편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퇴근 시간이 늦어지기 시작했다. 외근 나가면 펄펄 나는데 사무실에만 들어앉으면 그야말로 '떡'이 된다. 무엇이 문제일까?

A 씨의 잦은 야근은 바로 사무실에서 비롯되었다. '일 못하는 직장인이 사무실 환경 탓하는 거냐'는 지적, '개인적인 성향의 문제 아니냐'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찬찬히 뜯어보자. 직장인 71.3%가 현재 사무실 환경에 불만족스럽다고 했고 이들 중 64.8%가 사무환경 때문에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취업포털 커리어, 5월 23일 직장인 411명 대상 조사) 사무실 환경 문제, 남 이야기가 아니다.

 

업무 능력 저하시키는 사무실 환경…몸도 뇌도 힘들다


► 삐용삐용! 사무실에 산소가 부족해요!


TV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넓고 쾌적한 '실장님' 사무실에 대한 환상은 고이 접어두시라. 매일 아침 우리가 만나는 사무실은 옆자리 김 대리의 어제 마신 술이 소맥인지 동동주인지도 확인 가능할 만큼 촘촘한 밀도를 자랑하니까.

한 사람이 사무실에서 차지하는 공간이 좁다는 것은 사무실의 인구밀도가 높다는 것을 뜻한다. 말인즉슨  성인남녀가 뿜어내는 엄청난 이산화탄소가 사무실을 가득 메우고 있다는 것.

우리 몸에서 뇌의 무게는 전체의 2%에 불과하지만, 뇌는 몸에 들어온 산소의 25%를 소비한다. 뇌의 에너지원인 산소를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무실 환기가 중요하다.

실내 공기 정화와 오염물질 배출에 가장 탁월한 것은 바로 자연 환기다. 환기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사이에 하는 것이 좋고 마주 보는 창이나 문이 있다면 맞바람을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너무 이르거나 늦은 시간에는 실외에 깔린 먼지와 오염된 공기가 되려 들어올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창문 자체가 없는 사무실도 늘어나면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곳도 많다. 이럴 때는 아침 출근 때와 점심시간을 이용해 문을 열어두어 환기를 유도한다. 또한 환기에 좋은 식물을 키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음이온 배출량이 일반식물의 30배나 많은 것으로 알려진 산세비에리아나 암모니아를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난 관음죽, 카펫과 벽지의 유독가스를 빨아들이는 인도고무나무도 좋다.

여름에는 냉방, 겨울에는 난방으로 꽁꽁 닫아두는 창문을 열고 뇌에 맑은 산소를 공급하자.

► 눈에는 안구건조증, 코에는 비염…쾌적한 사무실이 중요해요!


사람들이 '안구건조증'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1997년에 대히트한 영화 <접속> 때문이었다. 영화 속 여자주인공 전도연은 안구건조증 때문에 슬픈 영화를 봐도 눈물을 못 흘려 수시로 인공눈물을 넣었다. 그러던 그녀가 남자주인공인 한석규를 만나 비로소 눈물을 흘리게 되는 낭만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하지만 현실에서 안구건조증은 그렇게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눈이 뻑뻑해지면서 누가 눈을 찌르는 것마냥 화끈거리는 증상이 있는 안구건조증은 사소하지만 말 못하게 아픈 것이다.


그 원인은 바로 가족이나 직장 동료 얼굴보다 더 오랜 시간 마주 보는 '컴퓨터 모니터'에 있다. 일에 집중하다 보면 컴퓨터에 코라도 박을 듯이 얼굴을 들이밀게 된다. 어디 그뿐이랴. 너무 집중한 나머지 우리 뇌는 눈을 깜빡이는 것 자체를 스스로 억제한다. 눈을 깜빡이면서 눈 건강을 위한 눈물이 안구를 적셔주는데 집중하기 위해 그 작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 낭만적이지 않고 아프기만한 안구건조증을 피하기 위해서는 휴식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컴퓨터 모니터를 보고 50분 작업을 한다면 10분 정도는 컴퓨터를 보지 않고 눈을 쉬어주는 것이 좋다. 작업 중에도 눈은 자주 깜빡여주어야 한다.

안구건조증은 건조한 사무실 환경 때문에 심각해지기도 한다. 특히 겨울철 난방기구의 과도한 사용은 금물. 될 수 있으면 가습기를 사용하고 실내에 화분을 배치하여 실내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건조한 사무실이 더럽기까지 하다면? 코에서 수도꼭지를 튼 것처럼 콸콸콸 맑은 콧물과 함께 인정사정없는 폭풍 재채기를 동반한 비염이 생길 수 있다. 사무실의 오염된 공기와 건조한 환경, 구석구석 숨어 있는 먼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휴식시간 가까운 거리를 산책하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 가벼운 신체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실내 환기와 깨끗한 청소는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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