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선물로 ‘스승의 날’ 되새겨

영혼의 선물로 ‘스승의 날’ 되새겨

뇌교육실천교사연합 교사 500여 명, 14년간 ‘영혼의 선물주기’ 전개

2012년 05월 16일 (수)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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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문화가 바뀐다

5월은 보은(報恩)의 달이다. 나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께 감사하고(8일), 바르게 살 수 있도록 가르쳐주신 스승께 감사하는(15일) 날이 있기 때문이다. 제자라면 스승께 달아 드릴 카네이션과 선물을 준비할 법도 한데, 최근 학부모 사이에는 ‘스승의 날’이 부담스러운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8년 한 출판사가 초등학생 자녀를 둔 회원 32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 매우 부담스럽다(35.9%) △ 어느 정도 부담스럽다(50.5%)고 응답했다. ‘별로 부담스럽지 않다’와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는 의견은 11.6%와 2%에 그쳐 대다수 학부모가 스승의 날 선물에 대해 부담감을 드러냈다.

스승의 날 선물 구매 비용에서 5~10만원대 선물을 고려한다는 의견이 19.8%로 나타났고 10만 원 이상의 고가(高價) 선물을 준비하겠다는 의견도 5.7%에 달했다.

이러한 가운데, 교사가 학생들에게 선물을 주는 신문화(新文化)가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 뇌교육실천교사연합(회장 고병진)이 1998년부터 14년째 전개하고 있는 ‘영혼의 선물주기’가 그것이다. 이 행사는 흡연?폭력이 없는 학교, 뇌를 잘 쓰는 학교, 교사와 학생이 서로 통하는 행복한 학교 만들기 운동인 ‘해피스쿨 캠페인’의 하나로 뇌교육실천교사연합 소속 교사 500여명이 해마다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김진희 서울 상경초등학교 교사는 아이들에게 줄 사랑의 선물로 ‘꿈 수첩’을 준비했다. 김 교사는, “‘꿈 수첩’이란 능력이 있는 사람이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꿈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깨우게 된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먼저 반 아이들에게 “참 스승의 기도”란 시를 들려주고 두 팔이 없고 한쪽 다리마저 짧은 중증 장애인인 레나마리아 동영상을 함께 본 후에 아이들에게 쓴 스승의 날 편지를 읽어줬다. 그리고 교사가 나눠주게 될 선물의 의미를 이야기하고 한 명씩 주었다.

이화영 인천 기계공업고등학교 교사는 지우개 달린 연필을 주면서 학생들 뇌에 저장된 실패했던 기억, 부정적인 생각들을 지우고 긍정적 사고와 자신감을 키워가도록 편지를 읽어줬다.

고병진 회장은, “스승의 날은 아이들에게 참다운 스승이 되기 위해 노력은 하지만 많이 부족한 자신을 돌아보는 날이다”라며, “‘영혼의 선물주기’는 선생님과 아이들이 서로 마음으로 통하고 감동을 나누는 교육문화를 통해 대한민국에 참다운 스승의 날 문화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영혼의 선물주기’는 이렇게

제자들에게 사랑의 선물을 줄 교사는 스승의 날이 되기 며칠 전에 미리 선물을 사고,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떠올리며 포장을 한다. 선물은 칼, 지우개, 연필, 노트, 손거울 등 일상 속에서 흔히 볼 수 있고 한 학급 인원수대로 사도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 작고 소박한 것으로 한다. 선물에는 학생들이 자기 뇌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쓸 수 있는 교육적인 편지를 함께 담는다.

1) 촛불
힘들고 괴로운 일이 있더라도 이 빛을 떠올리며 자신을 사랑하고 주변에 나누는 삶을 살 때 그 빛은 더욱 밝게 빛나게 한다는 뜻이다. 학생들 전체 앞에서 촛불을 하나 켜 놓고 아이들에게 작은 초와 함께 노래를 불러준다.

2) 칼과 지우개
선생님이 주는 칼과 지우개는 나의 뇌에서 일어나는 부정적인 생각을 칼로 자르고 지우개로 지우라는 뜻이다. 아이들 숫자대로 칼과 지우개를 사서 편지봉투와 함께 포장한다. 선물은 반드시 집에 가서 뜯어보게 한다.

3) 내가 찾은 보물
보물은 다름 아닌 내 영혼을 성장시키는 좋은 말을 뜻한다. 진행방법은
영혼을 성장시키는 좋은 말들(보물)을 적어 교실 구석구석에 숨겨두고 아이들에게 보물을 찾게 한다.

4) 꽃씨
꽃씨는 가꾸는 사람의 정성에 따라 각기 다른 아름다움을 피워 주변을 아름답게 한다. 자신의 아름다운 꿈과 내적인 아름다움을 사랑과 정성으로 가꾸어 주변을 향기롭고 아름답게 밝히는 사람으로 성장하라는 뜻이다. 진행방법은 김구언 시인의 ‘꽃씨 한 개’를 준비하여 음악과 함께 시낭송하고 꽃씨를 한 사람씩 나눠준다.

글. 윤관동 기자
kaebin@brain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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