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의 주파수를 뇌의 리모컨으로 조절하는 뇌교육

정서의 주파수를 뇌의 리모컨으로 조절하는 뇌교육

브레인 에듀

브레인 9호
2010년 12월 08일 (수)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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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열정을 정복한 사람은 세상을 정복한 것과 같다.’ - 힌두교 속담
‘외부로부터 고통을 받는다면 이는 사건 자체 때문에 고통이 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고통을 예측하기 때문에 생기는 결과이다.
우리는 언제라도 이를 중단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자존감은 정서를 조절하는 든든한 오른팔

정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에 관한 사람들의 의문은 인류 역사의 초기부터 계속 이어져 왔다. 그러나 정서 조절 분야는 최근 들어서야 비로소 독립적인 연구 영역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정서 조절은 조절 과정의 활성화를 통하여 새로운 정서 반응과 진행 중인 정서 반응을 변경하는 것이다.

즉, 정서 조절은 개인이 어떤 정서를 느끼며 언제 그런 정서를 느끼는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정서를 경험하고 표현하는지 등에 영향을 미친다. 한편, 정서 조절 과정은 자동적인 과정일 때도 있으며 통제 과정일 때도 있다. 또한 의식적이거나 무의식적이기도 하며, 정서 생성 과정 중 한 시점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여러 시점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정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펼쳐지는 다중 요소 과정으로, 정서의 역동이나 시작 시점(latency), 상승 시점, 강도, 지속 기간, 행동이나 경험, 생리적 반응의 변화를 수반한다(Gross, 1998).

한편에서는 효율적으로 정서 조절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심리적 변화 요인들과 반대 효과를 가진 변화 요인들에 대한 연구들도 진행되어왔다. 자존감은 정서 조절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낮은 사람들에 비해 부정적 사건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Taylor & Brown, 1988). 이들은 부정적 정서를 조절하는 효과적인 인지 전략을 더 많이 사용하고, 부정적 정서 속에서도 긍정적인 기억을 더 많이 회상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와 반대로 정서 조절을 곤란하게 만드는 요인들 중 불안이 높은 사람은 위협적인 정보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부정적 정서 상태에 그대로 머무르려는 경향을 보였다(MacLeod & Mathews, 1988).

정서 조절, 뇌 속에 이는 감정의 파도를 타자

‘감정은 바다가 아니라 파도이며 전체가 아닌 표면의 반응이다. 바다에 늘 파도가 일 듯, 감정도 매순간 일어난다. 감정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감정을 처리하는 방식에 있다. 감정 자체가 곧 내가 아니라는 사실만 알면 된다. 감정은 ‘나’라는 바다에 이는 파도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이승헌 총장과 뇌과학자 신희섭 박사는 공동저서 《뇌를 알면 행복이 보인다》에서 정서를 어떻게 조절해야 할지를 바다에 비유하여 제시하고 있다.

감정은 억지로 없앨 수 있는 반응이 아니기에 자신의 감정을 무조건 억압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일 뿐 아니라 몸을 상하게 하고 관계를 그르치기도 한다. 대신 더 효율적이고 건전한 방식의 정서 조절 방법으로 정서 인식에 의한 조절과 정서 창조 방법이 있다. 인식에 의한 정서 조절은 정서에 침몰당하는 것이 아니라 정서를 있는 그대로 바라봄으로써 가능해진다.

때로는 감정의 파도가 작아질 때까지 가만히 지켜보기도 하고, 때로는 서퍼가 되어 감정의 파도를 즐길 수도 있다. 분노, 불안, 공포, 슬픔, 기쁨, 즐거움 같은 감정적 반응에 대해 스스로 자기 뇌의 주인으로서 그것을 지켜보고 처리 방식을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내가 내 뇌의 주인이라는 의식이 없으면 변화무쌍한 감정이 나의 주인 노릇을 한다. 내가 뇌의 주인이 되기 위해서는 서퍼의 기술을 터득하면 된다.

감정의 습관을 바꾸는 지름길, 새로운 감정의 길 만들기

사람들은 흔히 감정은 외부의 자극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감정은 자극에 의해 일어난다. 하지만 그 자극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내 뇌의 몫이다. 한 사람의 감정 반응의 틀은 타고난 기질이나 자라난 환경 등의 개인적 요인과 사회적·문화적 특성에 의해 만들어진다.

감정 반응의 틀이 한번 만들어지면 그에 따라 반응하는 감정의 습관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이미 난 길을 없애기보다 새 길을 더 크게 내면 자연히 옛길은 수풀에 덮여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다. 부정적인 감정에 잘 빠지는 사람이라면 긍정적인 감정을 일으키는 일들을 자기 뇌에 자주 경험시키면 된다. 이것이 감정을 창조하는 방법이다.

감정 창조는 이전의 부정적인 습관을 소거하고, 다른 것을 학습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새로운 학습은 뇌에 새로운 감정을 창조한다. 외부 자극에 수동적으로 빠져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해 능동적인 감정반응을 창조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기존의 학습이론에서 새로운 학습에 의해 기존의 반응 형태가 소거되는 과정과 유사하다. 

글·윤선아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뇌교육학과 교수,
인지과학연구소장


그러나 감정이란 게 뜻대로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 그것은 감정 조절의 기준이 되는 ‘뜻’, 즉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정서 조절에 있어서 의지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서는 개인의 삶에서 무시하거나 억제해야 하는 비합리적이고 본능적인 현상이 아니라 생존과 적응을 위해서 필수적인 사항이다. 따라서 정서 조절을 통하여 매 순간 자신에게 일어나는 정서를 지각하고 그것의 의미를 잘 파악하여 적절하게 반응하고 대처한다면 정서는 우리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드는 활력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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