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외듯 혼잣말하면 물건 잘 찾아질까?

주문외듯 혼잣말하면 물건 잘 찾아질까?

익숙한 물건 찾으면서 하는 혼잣말 도움돼

2012년 05월 02일 (수)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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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마켓에 물건을 사러 갔을 때나 집에서 양말 등을 찾을 때 '양말 양말 양말 검은 양말'과 같은 말을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릴 때가 있다. 그러면 이상하게도 찾고 있던 물건이 눈에 잘 띄는 느낌이 든다.

미국 위스콘신 매디슨대 연구진은 이런 혼잣말의 효과를 알아보는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20가지의 물품을 실험자에게 보여 준 연구진은 그 중 특정 물품 한 가지를 찾아오는 게임을 여러 번 했다. 이때 2번 중 1번 정도는 큰소리로 혼잣말하며 찾게 했고, 한 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물건을 찾게 했다.

실험 결과를 보자, 사람들이 물건을 찾아낸 시간은 평균 1.2~2초였다.
하지만 찾는 시간에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 혼잣말하며 물건을 찾을 때 반응속도가 0.05~0.1초 가량 빨랐던 것이다. 

연구진은 다시 가상으로 쇼핑하는 상황을 만들어 실험했다. 자원 실험자들에게 젤리, 코카콜라처럼 슈퍼마켓에서 흔히 살 수 있는 물품 사진을 보여주고, 특정 아이템을 얼마나 빨리 찾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는 첫 번째 실험과는 조금 달랐다.

'코카콜라'처럼 익숙한 물건을 찾을 땐 혼잣말이 도움되었지만, '스피드스틱(땀냄새 제거제)'처럼 생소한 물건은 혼잣말을 해도 빨리 찾지 못했다. 오히려 물건 이름을 되뇌느라 시간이 더 걸리기까지 했다.

러피안 박사는 "생김새를 모르는 물건은 이름을 말하면서 찾아도 별 도움을 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러피안 박사는 이름을 말해서 물건을 빨리 찾을 수 있는 이유는 언어와 시각정보가 긴밀하게 연결되었기 때문이라 말했다. 즉, 어떤 말이 특정 시각적 이미지를 불러일으킬 때만 혼잣말이 인지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바나나가 노랗고 휘어진 모양인 걸 모르면 '바나나'라고 이름을 말해도 시각정보가 활성화되지 않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번 실험결과는 '실험심리학지' 최근호에 소개되었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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