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벚꽃도 지고, 개나리도 저물고 있다. 아직까지 봄철 꽃놀이를 다녀오지 못했거나, 다녀왔지만 무언가 아쉬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4월 말에서 5월 중순까지, 서울에서 가기 좋은 봄꽃 나들이 명소를 소개한다.

(사진 제공: 중랑 가족캠프)
중랑 가족캠프 ? 배꽃
배나무 과수원을 공원으로 바꾼 중랑 가족캠프장에서 배꽃이 피고 있다. 올해 배꽃 만개 시기는 26~28일쯤으로 예상한다. 다른 해 같았으면 지금쯤 만개했을 테지만, 유난히 추운 날씨에 배꽃도 개화시기를 늦췄다. 걷기 좋게 만들어놓은 산책로는 하얀 배꽃 사이를 거닐며 봄을 즐기기 좋다.
중랑 가족캠프장처럼 공원 속에 있는 꽃길의 장점은 교통이 편리하고 다양한 즐길 거리?먹거리 등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연인이나 가족이 찾아오기 쉽다. 샤워장 같은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어, 이용하는 사람들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4월과 5월에는 6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열린다. 토요일엔 과수원 체험교실, 일요일은 중랑숲탐험대, 중랑숲과 가족과 놀자 등 가족과 즐거운 주말을 보낼 수 있게 도와준다.

(사진 제공: 관악구 공원녹지과)
관악산 진입로 ? 철쭉, 회양목, 생강나무 등 다수
벚꽃이 아닌 철쭉도 터널을 이룰 수 있다. 관악산에 올라가면, 진입로를 따라 사람 키보다 높게 자라는 철쭉으로 만들어진 터널이 화사하다. 올해 철쭉은 4월 말(27일경)에 피기 시작해 5월 중순 무렵(15일경)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철쭉과 함께 회양목, 생강나무 등 다양한 식물도 자생해 파릇한 봄 향기를 느끼며 가볍게 등산하기 좋다.
올라가기 편하도록 산책로와 등산로를 잘 꾸며 놓은 관악산은 입구에서부터 철쭉을 볼 수 있다. 철쭉이 피는 시기에는 완만한 오르막길을 따라 철쭉 동산까지 느긋하게 쭉 올라갈 수 있는 코스가 인기다. 산을 타고 올라갈수록 철쭉 개체 수도 많아지고 철쭉 색도 조금씩 붉어지는 모습이 농도 조절 잘 한 수묵담채화 같은 느낌을 준다.

(사진 제공: 허브천문공원)
강동구 허브천문공원 ? 튤립, 라벤더 등 다양한 허브
5월에는 캘리포니아포피, 세이지, 라벤더, 폭스글러브 등 다양한 허브가 피어난다. 허브천문공원에 있는 다양한 허브와 야생초도 이제 슬슬 피고 있다. 특히 튤립이 4월 말쯤 피기 시작해 4월 25일~5월 첫 주까지 예쁘게 피어 있다. 따뜻한 시기에 꽃이 피는 허브 특성상 허브천문공원이 가장 화려해 지는 시기도 5월과 6월이다.
허브천문공원 근처에는 강동그린웨이가족캠핑장과 일자산피크닉장, 길동생태문화센터, 허브재배단지 및 체험 학습장이 있어, 가족 단위로 움직이기도 좋다. 공원길도 잘 닦아놓아 유모차를 끌고 가거나 아이들이 뛰어다니기에도 그만이다. 밤에는 공원 바닥 곳곳에 있는 282개 오색 별자리 조명이 시시각각 변화무상한 별자리를 연출해 연인과 데이트하기도 좋다.

한강 반포서래섬 ?유채꽃
유채꽃은 제주도에만 있다? 아니다. 한강에도 유채밭이 있다. 한강 반포서래섬에는 넓게 펼쳐진 노란 유채꽃밭이 봄철 장관을 이룬다. 올해 유채꽃은 4월 말에서 5월 초에 피기 시작해, 5월 12~13일쯤 만개할 예정이다. 만개 시기에 유채꽃 축제도 한다. 유채꽃은 만개한 뒤 빠르게 져서 즐길 수 있는 기간이 짧은 만큼 개화시기를 잘 알아두면 좋다.
서래섬은 원래 반포섬이라 부르던 인공 섬으로, 동작대교와 반포대교 사이, 반포한강공원에 3개의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넓은 유채밭 사이로 산책할 수 있게 만든 산책로는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 이륜차도 접근할 수 없는, 오직 보행자만을 위한 길이다. 꽃 속에 묻힌 듯 사진을 찍기 좋아 연인끼리, 친구끼리 사진기를 들고 가기 좋다. 유채꽃 축제에 간다면, 유채꽃밭을 구경한 뒤, 인근 구름카페나 노을카페에 저녁 무렵쯤 가면 한강 야경을 보며 식사할 수 있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