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적으로 일하며 건강해 보이기만 하던 사람이 뜻밖에도 돌연사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사람보다 신체적 능력이 월등한 프로운동 선수가 갑자기 그라운드에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심장이 튼튼할 것 같은 사람들의 돌연사는 왜 일어 나는 걸까?
타입-A 성격
미국의 프리드먼과 로즈먼의 논문과 추가연구에 따르면 협심증, 동맥경화증, 뇌출혈, 뇌졸증, 중풍, 심장마비와 같은 관상동맥 질환을 특히 잘 일으키는 행동 유형이 있다고 한다. 이것을 ‘타입-A’성격이라고 하는데, A는 야심(Ambition) 또는 공격성(Aggressiveness)를 의미한다. 아래 항목에 해당하는 개수가 많을 수록 타입-A의 성향을 보인다.
- 같은 말을 반복하는 사람에게 짜증이 난다.
- 내 행동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 늘 심리적으로 긴장한 상태이다.
- 다른 사람과 경쟁한다는 느낌을 쉽게 느낀다.
- 무엇이든지 가능한 한 재빠르게 완성시키는 것을 좋아한다.
- 무엇이든지 철저하게 하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다.
- 버스가 시간에 맞게 안 오면 심하게 초조해 한다.
- 빨리 먹는다.
- 사람의 말을 길게 듣고 있지 못한다.
- 생활이 바쁘다.
- 생활하면서 시간에 쫓기는 느낌을 받는다.
- 쉽게 화를 내는 편이다.
- 승부욕이 강한 편이다.
- 언제나 성급하게 움직인다.
- 요점이 없는 말을 하는 사람에게 짜증이 난다.
- 일에 열중하면 다른 것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 전혀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죄책감 같은 것을 느낀다.
-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고통이어서 어찌할 줄 모른다.
- 특별히 서두를 이유가 없는 때에도 늘 서둘러 걷는다.
- 화장실에 들어갈 때 신문이나 잡지를 들고 들어간다.
이 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적대적, 공격적, 경쟁적이고 참을성이 없다. 늘 시간에 쫓기며 ‘빨리빨리’병에 걸린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이 일을 방해하거나 비판적인 평가를 하면 강한 적대감을 표현하거나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고, 승부욕이 강하고 경쟁심이 왕성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공동작업을 좋아하지 않고, 큰 목소리와 빠른 어조, 단정적이며 에너지 넘치는 태도로 이야기 한다. 남자들의 경우 대개 야심만만하고 참을성이 없으며 화를 잘 내는 성격이며 여자들의 경우는 적대감을 표현하는 데 어려워하고 고립되었다는 감정을 잘 느끼는 성격이다. 또 이기기 위해 일하기 때문에 일 자체의 즐거움이 없지만 일에 중독되어 있으며 다른 사람들을 잘 믿지 못하고 냉소적이기도 하다. 남의 일에 지나치게 끼어들어 간섭을 해서 남의 스트레스를 자신의 스트레스로 만드는 것도 특징이다.
타입-A, 병을 부르는 성격
타입-A 성격이 아닌 모든 사람들은 타입-B에 해당하는데, 두 성격 간 심장병 확률의 차이는 엄청나다. 관상동맥이 경화되거나 막힌 환자의 70%정도가 타입-A에 해당된다고 한다. 남자의 경우 타입-B 성격을 가진 남자보다 심장병 확률이 3배나 높고, 여자의 경우 협심증은 4배, 심장마비는 7배가 높다.
타입-A성격을 가진 사람들은 모든 일에 경쟁적이고 경계상태에 있기 때문에 심장혈관들이 계속 수축하게 된다. 정상치보다 많이 분비되는 인슐린도 지방과 혈당을 사용하는 몸의 기능을 망가뜨리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속의 마그네슙도 많이 빠져나가서, 근육 경련이 일어나고 심장을 불규칙하게 뛰게 한다. 결국 심장병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 것이다. 타입-A성격은 심장병 외에 우울증, 위궤양, 천식, 류머티즘과도 관계가 깊다.
수명을 좌우하는 것은 의욕의 질
일본의 사토 토미오는 '적극적인 사람에게 돌연사가 온다' 라는 책에서 수명을 좌우하는 것은 ‘의욕의 질’이라고 말했다. 만약 당신이 ‘이 정도로 내가 나약한가? 나는 한다면 한다. 그리고 이 손으로 성공을 이루어내겠다’라는 기분으로 자신을 몰고 간다면 당신은 주의를 요하는 인물이다. 당신은 전형적인 적극적 인간으로 결국 죽음을 향해 돌진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좋은 일을 하면 좋은 만남이 있다. 오늘은 어떤 만남이 있을까? 즐겁다’라고 기대하면서 일을 한다면 당신은 낙천가이다. 같은 의욕이라도 몸에 미치는 영향에는 천지차이다.
타입-A의 행동패턴에서 탈출하기
타입-A성격에 관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이러한 행동과 생각하는 방법을 바꾸지 않을 경우 다이어트나 운동, 금연등도 자칫하면 시간낭비가 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타입-A의 성격은 부모로부터 배우는 것이므로 자녀와 가족 전체를 생각해서라도 바꾸어야 한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해치는 공격적인 태도는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자신조차 진정으로 믿지 못하고 있는 것에서 비롯된다. 더욱이 무슨 일을 하든 치열한 경쟁심이나 공격적인 방식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즐거운 마음’으로 일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스스로를 위해서 아래와 같이 마음부터 바꾸는 일을 하다보면 타입-A에서 탈출할 수 있다.
호흡과 명상으로 마음의 여유를 찾는다.
일하는 중에 가끔 무리해서라도 중단하고, 기분전환을 하려는 마음가짐을 한다.
일과 관계없는 독서를 즐긴다(취미).
고전을 읽고, 느긋한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긴다.
젊었을 때나 어렸을 때 좋아했던 것을 생각해 본다.
앨범정리를 하거나 여행 중에 모은 자료를 정리하는 등, 현실시간의 흐름에서 잠깐 내리는 시간을 가진다.
친한 인간관계를 만드는 시간을 소중히 한다.
흥미를 끄는 말이나 도움이 될 만한 말이 아니라도 잘라버리지 말고 대화 자체를 즐기려는 마음을 가진다.
눈앞의 사건이나 풍경,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진다.
편안한 생활공간 만들기에 주력한다.
줄을 서거나, 식사가 나오기를 기다릴 때 주위 사람이나 경치를 관찰하는 등 즐거운 시간으로 바꾼다.
글. 장인희 heeya1894@brainworld.com
참고. 김천과학대학 신석기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