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체험으로 뇌를 변화시키는 뇌교육

몸의 체험으로 뇌를 변화시키는 뇌교육

경북 의성공업고등학교 전준식 선생님

브레인 6호
2010년 12월 08일 (수)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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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공교육은 상위 5%를 위한 교육으로, 그 외의 학생들은 들러리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학교가 재미없고 공부가 재미없는 95%의 아이들, 이 아이들은 학습 능력이 없고 창의성이 없기 때문일까? 모든 사람이 뇌가 있듯 이런 능력은 뇌에 존재하는 기능이며 누구나 가진 재능이다. 다만 이러한 뇌의 능력이 믿음과 긍정의 힘으로 발현되지 않았을 뿐이다. 뇌교육은 자신을 긍정하여 자신감을 갖는 것을 시작으로 뇌를 알아가고 활용하여, 들러리 없이 모든 아이들이 주인이 되는 교실을 꿈꾼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몸의 체험으로 뇌를 변화시키는 뇌교육

최근 한 조사에 의하면 취학 아동 중 4~12%가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를 겪고 있으며, 초등학교 4학년에서 고등학교 3학년 570만 명 중 13.8%에 달하는 73만여 명이 학교폭력을 경험했다고 한다. 학교 내 집단 따돌림과 소아 우울증이 늘어가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이들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스트레스가 많은 성인에게 주로 나타났던 당뇨가 입시에 대한 부담감과 자신을 표출하지 못하는 스트레스 등으로 아이들에게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아이들 개개인의 독특한 잠재 능력과 창의성을 이끌어내고 키워줘야 할 교육이 주입식 지식 전달에 집중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뇌교육은 지식이 아닌 체험을 통해 뇌의 실제적 변화를 가져오며, 몸을 깨움으로써 두뇌를 활성화하고 자신감을 심어주는 교육이다. 또한 뇌가 가진 무한한 잠재성을 이끌어내고 저마다 지닌 두뇌의 재능을 개발하는 교육이기도 하다. 이는 공부 잘하는 상위 5%를 위한 교육이 아니라 나머지 95%도 함께 껴안고, 모두가 가진 저마다의 뇌의 재능을 이끌어내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우리의 뇌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받는 것보다 경험으로 얻는 체험적 정보를 더 오래, 더 깊이 기억한다. 이것은 인류과학이 밝혀낸 연구 결과로, 최근 적극적으로 교육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선진 교육현장에서 뇌교육이 새로운 교육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이러한 체험적 교육방법론을 통해 학생들의 실질적인 의식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함이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 자신감으로 거꾸로 걷는 아이들


경북 의성공업?고등학교 HSP12단 프로그램을 하는 아이들



뇌교육프로그램 HSP12단을 통해 서로 협력하는 방법을 배우는 아이들


국내의 많은 교육현장에도 이러한 교육 방법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경북 의성공업고등학교는 뇌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해 아이들이 몸의 체험을 통해 뇌를 변화시키고 의식을 성장시키도록 유도한 학교 중 하나다. 전문계 학교의 특성상 어쩔 수 없다고 여겼던 아이들의 수업 이탈. 그러나 뇌교육은 수업 이탈률이 가장 심했던 학급에 100% 출석을 만들어냈다. 또한 손을 들고 발표하는 것조차 꺼렸을 만큼 무기력했던 아이들이 자신들의 자신감을 대외적인 행사를 통해 표현할 정도로 많은 변화를 보였다.

올해 초 경북 의성공고는 뇌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하기에 앞서, 아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되짚어보았다. 이전의 경험 정보로 인해 위축된 뇌에 가능성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자신감, 졸업 이후 계속되는 삶 속에서 어떤 일을 만나더라도 적극적으로 부딪쳐나갈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자신에게 긍정적인 성공 정보를 심어줄 수 있는 성취감. 이것은 공부라는 대명제 이전에 아이들에게 필요한 요소들이었다.

교장 선생님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진행된 뇌교육은 HSP 12단(물구나무서서 걷기 12단계)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시작되었다. 새로운 것에 대한 뇌의 저항은 자연스럽게 나타났다. 시도조차 하지 않는 아이들, 쉽게 포기하는 아이들 앞에서 선생님은 쉽지 않은 동작들이었지만 먼저 시범을 보여주고 아이들의 가능성을 믿어주는 긍정의 정보를 계속 주었다. 푸시업으로 시작해 단계별로 한계를 넘어가던 아이들은 어느 날부터 몇 걸음씩 물구나무를 서서 걷기 시작했다. 그 후 점심시간에도 물구나무를 서서 가는 아이들이 있는가 하면 연습을 하면서 서로 도와주고 격려해주는 모습까지 보였다. 억지로 주입되는 정보가 아닌 몸의 체험을 통해 뇌 속의 정보를 실패 정보에서 성공 정보로 바꾸고 자신감을 통해 자신을 변화시켜나간 아이들. 이들은 어느새 자신감이라는 긍정을 주위에도 나누어주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감은 힘이 세다고 나오는 것이 아닌, 자신의 뇌를 믿는 마음에서 시작

경북 의성공업고등학교 전준식 선생님


전문계 고등학교기에 학생들은 기본적인 전문 기능을 갖춰야겠지만 인성이나 창의력 등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아이들은 더 멀리, 더 깊이 갈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졸업 후 사회에 나가서 자신이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아주 단순한 일을 시작할 수도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앞으로 나가려면 마음 씀씀이가 달라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필요한데요, 자신감은 덩치가 크고 힘이 세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죠. 자신의 뇌를 믿는 마음에서 나오는 자신감이라야 해요. 우리 학교에서는 그런 자신감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뇌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먼저 힘든 동작을 하면서 초등학교, 중학교 때 무시당하거나 비교당해서 지금까지 상처로 남은 말들을 떠올리고 표현하게 해요. 그러고 나서 자신을 인정하는 말을 하게 하지요. 그렇게 자신이 가지고 있던 피해의식을 긍정으로 바꾸면서 아이들은 한계를 넘어가고 자신감을 갖게 됩니다.

그다음으로 제가 학급운영에서 중점을 두는 것은 아이들과의 소통인데요. 뇌교육의 장점은 일방적인 주입식이 아니라 모든 프로그램을 교사가 먼저 솔선수범해서 보인다는 데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교사인 저 역시 실수도 하고 흐트러진 모습도 보이게 되죠. 사람이니까요. 아이들이 오히려 그런 모습에 마음을 더 열더라고요. 아이들 앞에서 하는 것이 조금은 어색하고 부끄럽기도 하지만 저도 아이들 못지않게 가슴이 많이 열립니다. 그런 소통을 통해 아이들이 저에게 적어도 고민거리나 걱정거리를 감추지는 않는 분위기가 된 것 같아요. 집안의 문제도 이야기하고요. 어쩌면 그런 부분이 제일 기본이 되어야 하고 아이들의 성장을 이끌어주는 큰 요소인 것 같아요.


글. 박영선 pysun@brainmedia.co.kr | 사진. 강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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