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옛 속담, 하지만 이 속담이 근거 없는 이야기가 아니다. 2009년 사이언스지에 재미있는 논문이 실렸다. 경쟁자에게 질투를 느낄 때와 이 경쟁자에게 불행이 생겼을 때 인간의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실험을 진행한 일본 방사능연구소의 다카하시 히데히코 박사는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나씩 건네었다. 평범한 주인공, 주인공과 경쟁관계에 있는 능력이 뛰어난 인물, 주인공과 모든 면에서 비슷한 평범한 인물, 주인공과 관련이 없는 능력이 뛰어난 인물이 나오는 이야기였다. 실험 참가자들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다른 인물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읽었고, 이 과정을 기능성자기공명장치(fMRI)로 촬영을 하였다.
그 결과 경쟁관계에 있는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인물과 비교를 하며 이야기를 읽는 동안 갈등중추인 안쪽 전두엽이 활성화되었다. 부러움과 자괴감이 시기심을 불러와 심적 갈등 상태가 된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자신과 관계가 없다고 생각이 되는 인물과 비교하는 동안에는 갈등중추가 반응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주인공과 경쟁관계에 있는 능력이 뛰어난 인물과 평범한 인물에게 불행한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나는 이야기를 읽게 하자 실험참가자들의 뇌는 또 다른 반응을 하였다. 경쟁상대에게 불행한 일이 일어나자 쾌감보상회로의 핵심영역인 측핵이 활성화된 것이다. 그러나 평범한 인물에게 일어난 불행한 일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앞선 실험에서 안쪽 전두엽의 활성화가 강하게 일어난 사람일수록 이번 실험에서 쾌감보상회로의 측핵의 활성화가 강하게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즉, 시기심이 많은 사람일 수록 남의 불행을 더욱 고소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도 유난히 경쟁의식이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안쪽 전두엽이 민감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사촌이 땅을 샀을 때 배가 아프다는 옛 속담은 시기심이 우리 몸에 스트레스로 다가 온다는 사실을 잘 표현하는 조상들의 지혜라고 할 수 있다. 경쟁의식이나 시기심은 긍정적으로 반응 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글. 조채영 chanegi@brainworld.com | 도움. 『뇌를 경청하라』 김재진, 21세기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