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정말 날 사랑하나요?

엄마, 정말 날 사랑하나요?

Children Brain

뇌2004년1월호
2010년 12월 06일 (월) 22:19
조회수2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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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어린시절을 통해 어른이 되어가지만 막상 어른이 되고 나면 아이들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때가 많다. 왜 엉뚱하게 고집을 부리는 지, 도무지 왜 집중하지 못하는 지.

그러나 아이들에게도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어른들이 그 아이들만 할 때 그랬듯이. 우리 아이들은 지금 어떤 성장 과정을 거치고 있는 걸까?
 

“엄마는 제가 미운가 봐요. 잘 웃어주지 않으세요. 할머니와 다투고 나면 성난 표정으로 계세요. 또 갓난아이인 동생을 돌보느라 늘 바쁘신 걸요. 가끔은 제가 동생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럼 적어도 엄마가 저를 향해 소리 지르진 않으실 테니까요. 엄마! 날 사랑하나요?”

전 호석이에요. 아홉 살이고요. 공부도 잘 해요. 그런데 친구들은 절 싫어해요. 왜냐면 전 쌈쟁이거든요. 지는 게 싫어요. 누구하고 붙어서든 꼭 이기고 싶어요. 그래서 처음 만난 친구들에게 우선 시비를 걸고 때리죠. 저보다 힘이 세나 안 세나 내기를 해요. 그래서 담임선생님과 엄마에게 늘 야단맞죠. 그러면 그럴수록 더 화가 나서 더 싸움을 걸어요.

제가 말을 너무 안 듣는다고 엄마가 ‘뇌호흡’이라는 걸 시켜주셨는데, 처음 수업을 했을 때 정말 이상했죠. 선생님께서 가위바위보를 해서 지는 사람이 먼저 게임을 시작한다고 하셨거든요. 이기는 사람이 먼저 해야지 왜 지는 사람이 먼저 하죠? 이상한 규칙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또 화가 나서 막 신경질을 부렸어요. 

‘흥! 또 큰소리로 야단이나 치시겠지’했는데 웬걸요. 선생님이 다가오시더니, “호석아! 왜 그러니?”하고 물어보시는 거예요. ‘어, 이게 아닌데….’ 사실 조금 의아했지만 홧김에 “전 지는 건 나쁘다고 생각해요. 지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해 버렸어요. 그랬더니 선생님이 제 말을 친구들에게 전달하시는 거예요.

“얘들아, 호석이가 갑자기 화를 내서 놀랐지. 호석이는 지는 것이 싫다는구나. 늘 이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지는 사람이 먼저 하는 이 게임의 규칙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거야. 그러니까 너희들이 호석이 마음을 좀 이해해 줘.”

매번 선생님은 제 감정을 읽고 표현해 주고, 또 아이들이 제게 느끼는 마음을 전달해 주셨어요. 이 세상에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우리 선생님은 저를 보면 항상 달려와서 와락 안아주고 뽀뽀도 해 주세요. 선생님은 제 뇌가 너무 예쁘데요. 제가 웃을 때 제 뇌도 함께 따라 웃는데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데요. 선생님이 그렇게 말하니까 정말 그런 것 같고 자꾸 웃음이 나요.
정말 내 뇌가 보이는 걸까요?

오늘은 선생님께 제 고민을 털어놨어요. 우리 엄마는 동생만 예뻐하고 절 미워하시거든요. 제가 강아지를 사 달라고 졸라도 소리만 지르고 안 사주시거든요. 그런데 선생님은 그게 아니래요.

“호석아! 엄마가 반대하는 이유가 있으셔. 우선 강아지 털이 날리면 할머니 기관지에 안 좋거든. 또 강아지에게 밥도 주고 똥도 치워줘야 하는데 갓난아이인 동생도 보살펴 주기 바쁘시잖아. 호석이가 엄마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강아지를 돌봐 줄 수 있으면 그렇게 이야기하고 다시 허락을 받아봐.”

선생님 말을 듣고 집에 오자마자 엄마에게 물어봤어요.

“엄마, 정말 날 사랑해?”

엄마가 저를 꼭 안아주셨어요.

“호석이 이 녀석 그것도 몰랐어. 엄마는 호석이를 정말 사랑해.”

엄마는 요즘 제게 잘해주려고 많이 노력하세요. 지난번에 아빠가 절 혼낼 때 제 편을 들어주신걸요. 엄마가 시키면 반대로 행동하는 청개구리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어요. 제가 아마도 청개구리를 닮았나 봐요. 속마음은 안 그런데 왜 자꾸 거꾸로 행동했을까요? 엄마! 호석이 이젠 청개구리 안 할래요. 엄마! 나 사랑하는 거 맞죠? 엄마 눈에도 내 뇌가 예쁘죠? 그렇죠?

도움말│김나나(두뇌개발 전문교육기관 BR교육)
글│곽문주
joojoo@powerbr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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