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리포트] 더 많이, 더 깊게 움직이는 방법

왜 더 많이 움직여야 하는가?

브레인 94호
2022년 09월 16일 (금)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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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움직이려면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운동하는 시간을 늘려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운동시간을 늘리는 데는 어차피 한계가 있지 않은가. 연구자들이 운동 부족인 우리에게 약간의 위안을 담아 전해온 소식은 하루에 30분씩 일주일에 서너 번 운동해도 좋다, 만 보 걸으나 7천 보 걸으나 별 차이 없더라는 것인데, 일단 운동 강박을 놓을 수 있게 하는 소식이기는 하나 지금 이순간에도 근육은 탄력을 잃어가고 몸의 활기는 떨어지고 있으니 무슨 수를 내기는 해야 한다. 

그렇다면, 앉아 있어야 할 때도 움직이는 효과를 얻는 방법이 없을까? 일상생활의 국면마다 움직임의 효과를 더하는 방법은?


숨쉬기도 운동이다

나는 숨쉬기 운동밖에 안 한다는 말은 흔히 우스개로 하는 소리지만, 정말 숨쉬기도 운동이다. 사람마다 숨 쉬는 방법이 다르고 숨 쉬는 능력에도 차이가 있다. 프리다이빙에 도전하는 이들은 기록을 올리기 위해 숨 쉬는 기술을 연마한다. 보통 사람은 숨을 참는 시간이 1분 남짓이지만 프리다이버는 10분 이상 참기도 한다. 

프리다이버에게 호흡은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산소통을 사용하지 않고 물속 깊이 잠수하기 위해 호흡 조절이 필요하지만, 생각과 감정의 에너지를 최대한 소모하지 않고 평점심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도 크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거나 두려움을 느끼면 뇌가 그만큼 산소와 에너지를 소비해 좋은 기록을 내기 어렵다. 프리다이빙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누구든 몸과 마음, 사고와 감정을 조절하는 기술로서 호흡을 연마할 필요가 있다. 


1. 앉은 상태에서 자신의 호흡을 바라본다. 숨이 어디로 들어오는지, 들어오는 숨이 어디까지 내려가는지, 날숨을 얼마나 길게 내쉬는지 관찰한다. 

2. 크게 심호흡을 한다. 숨을 내쉴 때 ‘하’하고 길게 소리를 내도 좋다. 가슴이 편안해질 때까지 여러 번 심호흡을 한다. 심호흡은 호흡 시스템을 리셋하는 버튼이다.

3. 이제 다시 자신의 호흡을 바라본다. 심호흡을 하기 전보다 들숨과 날숨의 길이가 더 길어지고 안정된 것을 느낀다.

4. 숨 쉴 때 가슴이 움직이는가, 배가 움직이는가? 들이마신 공기는 물론 폐로 들어가지만 호흡을 더 유연하고 깊고 길게 하는 것은 횡격막과 복부의 근육이다. 횡격막을 가슴 쪽으로 끌어올리는 스트레칭을 하면 안정된 복식 호흡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복식 호흡을 하면 숨 쉴 때마다 장기 전체가 움직인다. 이는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건강상의 여러 이점을 가져온다. 

5. 한 호흡의 길이를 10초 정도로 늘여본다. 깊게 들이쉬고 잠깐 멈췄다가 길게 내쉰다. 가슴이 답답해질 정도로 무리하게 하지는 말고, 1분에 6회 정도면 적당하다. 깊게 천천히 하는 호흡은 몸과 마음의 상태를 안정시킨다. 

6. 숨쉬기 운동으로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최적의 상태가 만들어졌다. 이제 앉아서 하던 일을 계속하거나, 벌떡 일어나 더 역동적인 일을 시도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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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가 운동에 우선한다
 

《백년허리》로 잘 알려진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정선근 교수가 허리 통증이 있는 환자에게 내리는 처방은 ‘나쁜 운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허리가 아프면 대부분의 사람이 안 하던 운동을 갑자기 하기 시작하는데, 이때 잘못된 동작으로 운동을 하면 척추 디스크에 더 손상을 가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운동에 앞서 정선근 교수가 강조하는 것은 바른 자세이다. 척추의 굴곡을 자연스럽게 살리는 요추전만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척추를 보호하고 손상된 부위를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운동은 길어야 하루에 한두 시간이지만 앉는 자세, 서 있는 자세, 걷는 자세, 누운 자세는 24시간 지속하는 활동이다. 몸을 보호하는 자세, 근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운동보다 우선이고, 운동만큼 중요하다. 
 

1. 앉아 있는 자세를 관찰한다. 의자 바닥의 어느 지점에 엉덩이가 놓이는지, 허리를 폈는지, 등이 굽지는 않았는지, 목을 앞으로 빼고 있거나 숙이고 있지 않은지, 무릎 위치가 엉덩이보다 높은지 낮은지, 발바닥이 바닥에서 조금 떠 있지는 않은지 살핀다.

2. 앉아 있는 의자와 책상 높이, 모니터 위치 등도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를 기준으로 살펴본다. 의자 높이는 발바닥이 바닥에 안정되게 닿는 정도가 적당하고, 책상은 팔꿈치가 편안하게 놓이는 높이에 맞춘다. 컴퓨터 모니터는 고개를 돌려서 보지 않도록 정면에 두고, 모니터 높이를 최대한 높여서 고개를 되도록 숙이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3. 앉을 때는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두고 허리를 세우되 몸통에 힘이 들어가지 않게 한다. 몸통에 힘을 주면 말 그대로 힘이 들어서 바른 자세를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편안하게 허리를 세우고, 가슴은 활짝 펴고, 턱은 살짝 들어 올려 머리의 하중이 척추를 압박하지 않도록 한다.

4. 앉아 있을 때 뿐 아니라 서 있거나 걸을 때도 이 자세를 유지한다. 

5. 누울 때는 천장을 보고 반듯하게 눕는 자세가 제일 좋다. 베개는 경추의 곡선을 자연스럽게 받쳐주고 자는 동안의 뒤척임을 방해하지 않도록 낮고 폭신한 것으로 한다. 

6.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서서도 일할 수 있도록 높이 조절이 가능한 책상, 무릎으로 앉는 의자, 컴퓨터 모니터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받침대, 각도 조절이 가능한 독서대, 천장을 보며 누워서 손으로 잡지 않고도 책이나 휴대폰을 볼 수 있는 거치대 등 편리하고 효율적인 도구들이 다양하게 나와 있다. 

7. 집안일을 하거나 직장에서 일할 때 자신의 자세를 의식하며 바른 자세를 유지하려는 태도는 본질적으로 명상이 목표로 하는 ‘깨어있는’ 상태에 닿아 있다. 명상 훈련은 자신의 몸에 의식을 두고 느낌의 세계를 확장하며 깨어있는 감각을 터득하는 과정이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도 이 감각에 맞닿아 있는 행위이고, 이를 통해 자신을 스스로 포용하며 더 잘 돌볼 수 있게 된다. 

8. 무슨 일을 하든 자신이 하는 동작을 의식하며 움직이면 운동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호텔의 숙소를 청소하고 정리하는 일을 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룸메이드가 자신의 노동을 운동으로 인식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실제로 운동 효과가 더 크다는 결과를 얻었다. 나 자신의 움직임을 스스로 관찰하고, 더 좋은 자세를 가지려는 의식이 있다면 일상의 모든 움직임을 운동으로 바꿀 수 있다.


제자리에서 맨몸으로 하는 운동

7천 보 이상 걷고, 30분 달리고, 1시간 근력운동 하면 좋지만 그렇게 못 한다고 자책하거나 좌절할 필요는 없다. 제자리운동, 맨손체조라도 하면 되니까. 제자리에서 잠깐 하는 운동으로도 충분히 좋은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상 컨디션을 관리하는 데는 적어도 두어 시간 내야 하는 운동보다 5분, 10분짜리 짧은 운동을 짬짬이 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기도 하다.

제자리에서 조용히, 또는 빈 회의실이나 복도에서 간단히 할 수 있으면서 운동 효율이 좋은 동작을 소개한다. 학생들이 50분 수업하고 10분 쉬듯 매시간 알람을 맞춰두고 하면 좋겠지만 그 자체가 스트레스일 수 있으니, 알람 대신 메모지를 책상 앞에 붙여놓고 최대한 틈틈이 하기를 권한다. 
 

1. 장운동

의자에 바른 자세로 앉아서(눈도 쉴 겸) 눈을 감고 배를 쭉 당겼다가 툭 놓기를 100회 정도 반복한다. 복부의 어딘가 결리는 부분이 있으면 살살 문질러 풀어주고, 부드러운 강도로 다시 시작한다. 장운동은 횡격막 스트레칭 효과가 있고, 혈액순환을 도와 몸의 활력을 올려준다.

2. 발끝치기

앉은 자세로 다리를 쭉 뻗고 두 발을 툭툭 부딪친다. 발날과 발날, 발날과 발바닥을 빠르게 부딪치는 동작으로 심장에서 가장 먼 발끝까지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면서 아랫배가 따뜻해지고 머리가 맑아진다. 발끝치기하는 횟수와 속도, 강도는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하면 된다. 

발끝치기는 무릎, 고관절, 허리에 부담을 주지 않기 때문에 아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동작이다. 기력이 약한 사람이나 회복기 환자도 발끝치기를 적정하게 하면 몸의 심부 온도가 올라가면서 면역력이 높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누워서 하면 고관절이 더 잘 풀리는 효과가 있다. 비행기나 기차를 타고 이동할 때도 의자에 앉은 채로 발끝치기를 해주면 오랜 시간 
앉아 있는 불편감을 덜 수 있다.

▲ 발끝치기


3. 뒤꿈치 들기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 등받이를 잡고 발끝으로 서면서 뒤꿈치를 높이 든다. 5초 정도 들었다가 내리기를 반복한다. 제2의 심장으로 불리는 종아리 근육과 발목을 강화하는 운동 효과가 있다.

4. 제자리 뛰기와 팔 벌려 뛰기 

빈 회의실이나 복도에서 제자리 뛰기를 한다. 트레드밀 뛰러 헬스장 갈 시간이 없고, 공원이나 강변을 달릴 수도 없지만 제자리에서 뛸 수는 있잖은가. 제자리에서 가볍게 뛰다가 팔 벌려 뛰기로 운동 강도를 조금 올려도 좋다. 뛰는 동작은 전신 유산소성 근력 운동으로 최고의 효율을 보장한다. 

5. 마무리는 호흡으로 

위의 어떤 동작이든 하고 난 뒤에는 호흡으로 마무리한다. 운동 동작으로 끝내는 것과 호흡으로 마무리하는 것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호흡은 운동으로 만들어낸 신체 에너지의 변화가 정신의 고양으로 이어지게 하는 모멘텀으로 작용한다. 의식적인 호흡을 통해 운동으로 흥분된 상태를 진정시키고, 우리 몸의 에너지가 더 효율적으로 쓰이게 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운동을 마치면 자리에 앉아서 눈을 감고 천천히 호흡한다.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몸의 상태를 관찰한다. 운동으로 몸의 어느 부위가 활성화했는지,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가 있는지, 심장 박동이 어느 정도인지, 가슴은 편안한지 살펴본다.

6.마침내 명상 

명상은 멍하니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뭔가를 집중적으로 생각하거나 또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명상은 느낌의 세계로 깊이 들어가는 과정 그 자체이다. 느낌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 먼저 외부자극에 의한 느낌을 차단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조용한 곳에 앉아 몸을 움직이지 않고 눈을 감는다.

그러나 시끄러운 곳에서 몸을 움직이며 눈을 뜨고 있다고 해서 명상이 불가한 것은 아니다. 느낌의 세계 속에서 내면의 의식이 환하게 깨어있기만 하다면 명상은 언제 어디서나, 어떤 방식으로든 가능하다. 

명상은 전적으로 체험의 영역이므로 말로서 명상의 경로를 설명하는 것은 소용없는 시도이다. 그러나 명상을 체험하는 경로를 최대한 축약하면, 먼저 몸을 움직이고, 그다음 멈춰서 몸 안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바라봄을 통해 무엇에 이르는가는 각자의 소망과 기량에 달린 것이므로 지금은 일단 이것을 기억하자. 움직임 다음에는 명상이라는 것.


글. 방은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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