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자해 포스팅은 ‘관종’ 아닌 임상적 위험 신호

소셜미디어 자해 포스팅은 ‘관종’ 아닌 임상적 위험 신호

고려대 허지원 교수팀 연구결과 심리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Computers in Human Behavior’ 게재

고려대학교(총장 정진택) 심리학부 허지원 교수 연구팀이 자살 의도가 없는 자해 행동을 온라인 플랫폼에 포스팅하는 성인들의 심리적 특성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한국연구재단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표면 그 아래: 젊은 성인여성의 자살 의도가 없는 자해 콘텐츠 온라인 게시의 임상 및 심리사회적 요인’이라는 제목의 연구를 수행했으며, 연구결과는 실험 심리 및 다학제 심리학 분야의 최고 권위 국제전문학술지인 ‘Computers in Human Behavior(IF 6.829)’에 발표됐다. 

지난 십여 년간 자살 목적 없이 자신의 신체 조직을 손상시키는 방식의 자해와 관련한 정신건강문제는 지속적으로 대두되어 왔다. 이는 특히, COVID-19 대유행 기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보고되기도 했다. 

더욱이 자살 의도가 없는 자해를 수행하는 젊은 연령층의 경우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의 SNS(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자해 관련 포스팅을 시도하는 문제 또한 대두되었다. 
 

▲ (왼쪽부터)이수은 석사과정생, 허지원 교수 (사진출처=고려대학교)

이번 연구는 자살 의도가 없는 자해 행동을 하는 249명의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그 중 67명은 자해 관련 콘텐츠를 온라인 및 소셜미디어에 올린 경험을 가졌고, 나머지 182명은 자신의 자해 행동을 온라인에 게재한 경험이 없는 것으로 보고한 참여자들이었다. 

자해 포스팅을 하는 사람들은 타인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 자해의 주요한 동기일 것이라는 일반적인 편견과 달리, 정서의 조절, 자기 고통의 기록, 자기 처벌을 목적으로 자해를 하는 경향이 매우 높았으며, 무엇보다 실제 자살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자해 행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들의 회복탄력성과 자존감은 훨씬 낮은 양상을 보였다. 또한, 관련 포스팅을 하지 않는 자해군과 달리 이들은 자해를 하려는 갈망, 자살 사고, 과거 자살 시도 경험 모두가 증가한 패턴을 보였으며 특히 자살 사고가 높을수록 자해 포스팅이 잦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논문의 제 1저자인 이수은 연구원(석사과정생)은 “이 논문의 결과를 통해 자해 포스팅을 하는 이들을 소위 ‘관종’으로 낙인찍는 시선이 완화되고, 온라인 플랫폼 및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임상적 고위험군을 선별 및 개입하는 움직임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교신저자인 허지원 교수는 “자살 의도가 없는 자해는 자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건강하지 않은 자구책으로 봐야 한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해 콘텐츠를 온라인에 포스팅하는 것은 해당 개인이 경험하고 있는 정신건강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하나의 지표로 볼 수 있다.”라며, “이번 연구는 자살 의도가 없는 자해를 포스팅하는 행동에 대한 심리과학적 이해를 최초로 제공하고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자해에 대한 입체적이며 과학적인 탐색이 지속될 때 치료의 구체적 방략과 우선순위에 대한 실효성 있는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글. 김효정 기자 needhj@naver.com | 사진 및 자료출처=고려대학교 

ⓒ 브레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 뉴스

설명글
인기기사는 최근 7일간 조회수, 댓글수, 호응이 높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