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골에 작은 티타늄 채널 심어 자극, 뉴런 활성화 11배…시뮬레이션으로 증명
GIST(광주과학기술원) 전성찬 교수팀(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이 새로운 뇌 질환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준(準)침습성(semi-invasive) 전기 자극법’의 효과를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법을 이용해 ‘준침습성 전기 자극법’이 두피나 머리 가까이에서 전기 자극을 전달하는 ‘비침습적 뇌 자극’보다 10배 이상의 자극 효율을 가짐을 입증했다.
이번 성과는 안전하고 효율적인 뇌 전기 자극으로 뇌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준침습적 전기 자극’의 임상 적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비침습적 전기 자극과 준침습적 전기 자극 비교.
'뇌 전기 자극’은 외부에서 가해지는 전기 자극을 통해 뉴런 활성화를 조절하는 것으로, 각종 뇌 질환 혹은 뇌 기능 향상에 사용된다. 현재 의료 현장에서는 수술을 하지 않는 비침습적 방법이나 수술을 위해 개두(開頭)를 하는 침습적 방법으로 외부 전기 자극을 뇌로 전달하고 있다. 하지만 침습적 방법보다 안전하고 비침습적 방법보다는 자극 효율이 높은 ‘준침습성 전기 자극법’은 이론으로 제안되었을 뿐 그 효과가 정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 비침습적 자극 방법은 수술 없이 두피에 전극을 부착하거나 머리 가까이에 전자기 코일을 가져가 전기 자극을 전달한다. 침습적 자극 방법은 개두 후 전극을 뇌 깊숙이 넣어 전기 자극을 전달한다.
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해 뇌의 구조적 특징을 복원한 연구팀은 3차원 뇌 컴퓨팅을 이용해 두피에 전극을 부착하고 티타늄 채널을 두개골에 심은 뇌 모델을 구현했다. 이어 운동 신경 전달의 중추 역할을 하는 뉴런 모델을 뇌 모델에 가상적으로 결합한 뒤, 다양한 지름(1~9㎜)의 티타늄 채널(길이 5㎜)을 통해 가해지는 뇌 전기 자극의 영향력, 채널-전극 간 거리 변화에 따른 뉴런 활성화 양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준침습적 방법은 비침습적 방법론에 비해 약 5배 높은 자극 집중도와 함께 최대 11배 높은 뉴런의 활성화 반응을 유도할 수 있었다. 티타늄 채널이 전극과 뇌 사이의 인터페이스 역할을 하면서 전극에서 가해지는 전류가 손실 없이 뇌에 전달될 수 있었다. 티타늄 채널 없이 두피에 전극만 부착하는 비침습적 방법의 경우, 전극에서 가해지는 전류가 두피, 두개골, 뇌척수액 등으로 퍼져 극소량의 전류만이 뇌에 전달된다.
연구팀 전성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준침습적 전기 자극법의 효용성을 컴퓨터를 이용한 뇌 자극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입증한 것"이라며 "향후 준침습적 방법론이 실제 임상에 적용돼 더 나은 뇌 자극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GIST 연구원(GRI)에서 지원하는 GIST 창조적 도전과제와 함께 한국연구재단(NRF)의 개인연구자지원사업, GIST 과학기술응용연구단(GTI)의 실용화연구개발사업,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초고성능컴퓨터인프라 서비스 및 활용 활성화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 논문은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1월 13일자에 게재되었다.
글. 정유철 기자 npns@naver.com 사진. G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