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뇌' 대량배양 기술 개발, 뇌 질환 치료길 열리나?

'미니 뇌' 대량배양 기술 개발, 뇌 질환 치료길 열리나?

집파리 눈 만한 크기의 '미니 뇌'를 대량으로 배양하는 기술이 개발되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보건대학원 토머스 하퉁 박사는 사람 피부를 이용해 미니 뇌를 만든 뒤 대규모로 증식시키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과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13일 보도했다.

하퉁 박사는 피부에서 채취한 성체 세포를 배아줄기세포와 유사한 원시세포인 유도만능줄기세포(iPS)로 되돌린 다음 다시 뇌세포로 분화하는 방법으로 미니 뇌를 만들었다. iPS는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자 스스로 뇌의 구조와 유사한 모양으로 자라면서 8주 만에 3차원 미니 뇌를 형성했다.

▲ 인간 뇌의 뉴런(신경세포) 구조

1만~2만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미니 뇌는 직경 350마이크로미터(㎛) 세포덩어리이다. 크기는 집파리 눈만하여 맨눈으로 간신히 볼 수 있을 정도다.  

미니 뇌에는 4가지 형태의 뉴런(신경세포)과 뉴런을 보호하는 2종류의 지지세포(support cell)인 성상세포와 희소돌기아교세포가 들어있다. 희소돌기아교세포는 뉴런 축삭(axon)을 절연물질인 미엘린으로 둘러싸 뉴런 사이 신호전달이 빨리 이뤄지게 한다.

연구팀은 실제로 이 미니 뇌에서 미엘린이 생성되면서 뉴런 축삭을 둘러싸기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니 뇌에 전극을 배열하고 실험 약물을 투여하면 뉴런 사이에 자발적인 전기교신이 이뤄진다. 

미니 뇌는 5명의 성인이 기증한 피부세포로 만들어졌으며 이들 중에는 유전질환이 있는 사람도 포함되어 있다.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다발성경화증 환자 피부로 미니 뇌를 만들면 치료 약을 직접 뇌에 실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퉁 박사는 "미니 뇌는 연구와 실험에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표준화된 모델이 될 것이다. 미니 뇌 특허를 받아 '오가놈(Organome)'이라는 이름을 붙여 상업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이효선 기자 sunnim030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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