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는 엄마 같은 언니이다. 일을 나가시는 어머니 대신 7남매 중 막내인 나를 살뜰히 챙겼다. 밥을 해주고 교복과 운동화를 빨아 학교를 보냈다. 그런 언니가 ‘뇌하수체선종’이라는 일종의 뇌종양 판정을 받고 입원했다고 연락을 받았다.”
▲ 배꼽힐링봉사단 활동을 하는 김명주 씨.
김명주 씨는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지난 6월 말 일산의 암병동에 입원한 언니 김미향 씨를 찾았을 때 정신이 하나도 없고 막막했던 당시 심정을 떠올리며, 다시금 눈물이 글썽였다. 병원에서는 3차례에 걸쳐 코를 통해 종양을 긁어내야 한다고 하는데 환자의 상태가 좋지 않아 수술을 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언니 미향 씨는 얼굴이 마치 풀빵처럼 부풀고 눈동자가 초점을 잃어 가족이 둘러싸고 있는데도 알아보지 못했다. 예쁘고 고왔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심각한 그 모습을 보니 명주 씨는 눈물이 한없이 쏟아졌다.
집에 와서도 멈추지 않는 눈물 속에 문득 “내가 낯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배꼽힐링을 하면서 건강을 찾아주는 일을 하는데 언니에게 못해주면 크게 후회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눈물을 훔치고 “소중한 언니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직장을 마치고 매일 밤 10시면 언니를 찾았다. 위중한 상태에서 약으로 버티는 언니의 몸은 차가웠고 도통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고 했다. 명주 씨는 알고 있는 대로 부푼 머리의 혈자리를 눌러주고 쓸어주었으며, 배꼽을 손으로 펌핑을 하듯 눌러주었다.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다른 어떤 도구를 사용하면 제지를 받을 수도 있겠다는 마음에 정성을 다해 손으로 눌러주었다. 명주 씨는 “배꼽힐링이 배꼽주변을 비롯해 온 몸의 기혈순환을 돕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또 심폐소생술을 할 때 가슴만 눌러주는 것보다 복부와 가슴을 눌러주면 더 효과적이라는 영상도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반드시 효과가 있을 거라 확신했다.”고 한다.
▲ 심장정지 환자에 대한 심폐소생술 회복률에 대한 비교 연구.(미국 패터슨메디컬센터, 조세프 병원)
명주 씨가 배꼽힐링을 해주고 나니 언니의 차가웠던 몸이 따뜻해지면서 손발까지 온기가 느껴졌다. 미향 씨는 숨을 고르게 쉬고 깊은 잠을 잘 수 있었다. 다음 날부터 얼굴의 붓기가 빠지고 생기가 돌기 시작해 3일 째는 휠체어를 타고 찍은 미향 씨의 얼굴이 첫날과 많이 달랐다. 조카는 엄마를 위해 이모가 오길 기다렸고 낮에는 이모 대신 자신이 엄마에게 배꼽힐링을 해주었다.
언니의 컨디션이 좋아져 수술날짜가 잡혔고 세 번을 예정했던 수술은 한 번 만에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더 이상 수술하지 않아도 좋다는 의사의 판정을 받았다. 회복기에는 배꼽힐링기(힐링라이프)로 배꼽을 펌핑했고, 언니 미향 씨는 몸이 따뜻하고 기분이 좋다고 했다. 방사선 등 항암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 미향 씨는 퇴원해서 평창에 있는 집으로 돌아갔고, 한 달에 한번 검사를 위해 일산 암병원을 찾는다고 한다.
▲ 김명주 씨의 언니 김미향씨. 뇌하수체선종으로 수술을 앞두고 급격히 떨어진 컨디션을 동생 명주씨의 배꼽힐링으로 회복한 모습.(왼쪽부터 1일~3일 변화모습)
언니가 기력을 찾아가는 모습에 무한한 기쁨을 찾는다는 김명주 씨. “정말 지옥과 천당을 왔다 갔다 한 것 같다. 언니가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게 도움이 되었다는 게 나로서는 가장 큰 보람이다. 요즘에도 언니가 매일 배꼽힐링을 하면서 기력을 찾는다고 한다.”
김명주 씨가 이야기하는 새로운 방법의 심폐소생술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영상자료가 있었다.
<영상내용> 미국의 패터슨병원과 조세프병원은 심장정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응급처치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 병원은 103명의 심장정지 환자에게 두 가지 방식으로 응급처치를 했다. 하나는 인공호흡을 하면서 가슴을 누르는 일반적인 심폐소생술(Standard CPR 스탠다드 씨피알)이었고, 다른 하나는 일반적인 심폐소생술과 함께 복부 압박을 하는 새로운 심폐소생술이었다. 그 결과 가슴 압박만 했을 때의 회복률은 7%, 복부 압박을 함께 했을 때는 25%의 회복률을 보여 3배 이상의 차이를 나타냈다.
글. 강나리 기자 heonjuk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