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아이디어 어디 없을까?’ 요즘 자주 듣는 말이다. 그만큼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창의력이 중시되는 시대이기도 하다.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은 그만큼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어떻게 하면 창의력을 기를 것인가.
먼저 창의력에 관한 우리의 생각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 창의력은 타고난다는 생각이다. 뛰어난 창의력을 발휘한 사람들은 말한다. “창의력을 훈련을 통해 획득할 수 있다.” 적절한 훈련만 한다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니 창의력이 없다고 한탄하지 말고 적절한 훈련 방법을 찾아보자.
창의력의 범위를 좁혀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으로 고려해보자. 미국 광고업계의 전설로 통하는 제임스 W. 영. 그는 전설적인 카피라이터로 명성을 쌓았고 나중에 교수로도 활동했다. 그가 시카고대학교 비즈니스 스쿨에서 광고를 전공하는 대학원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면서 쓴 책 <A Technique for Producing Ideas(국내 번역서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기술 아이디어 발전소>, 스타북스, 2014)은 모든 광고인의 필독서이다. 그뿐만 아니라 꾸준히 아이디어를 내야 하는 사람들이 수십 번 읽는 유일한 책이라는 찬사를 듣는다. 어떤 내용이기에 이런 찬사를 받을까.
영은 이렇게 말한다. “아이디어의 창출은 포드자동차의 제조공정만큼 과정이 명확하다.” 포드자동차에서 부품을 조립하여 자동차를 생산하듯, 아이디어도 일정한 조립 과정을 거쳐 생산된다.
그리고 영은 ‘아이디어는 기존 요소의 새로운 조합’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없는 것을 새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이미 있는 것을 새롭게 결합하는 데서 아이디어가 나온다. 기존 요소를 새롭게 조합하려면 사물의 관련성을 발견해내는 능력이 중요하다. 영은 사실과 사실 사이의 관련성을 찾으려는 마음의 습성이 아이디어 생성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했다. 이 마음의 습성을 단련하는 것은 물론 가능하다.
영은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과정을 다섯 단계로 제시한다. 제1단계는 자료 수집이다. 제2단계는 수집한 자료를 잘 음미하는 것이다. 소화시키려고 음식을 잘 씹는 것처럼. 이를 위해서는 1단계 자료 수집을 철저히 해야 한다. 제3단계는 직접적인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단계이다. 문제를 무의식에 맡겨두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문제를 잊고 음악을 들거나 극장이나 영화관에 가거나 시나 탐정소설을 읽는 것이다. 제4단계는 아이디어가 홀연 찾아온다. 유레카! 제5단계는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아이디어가 처음부터 완벽할 리가 없다. 그러므로 판단력 있는 사람들의 비평을 받아 성장시켜야 한다.
제임스 W. 영은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비결을 모두 공개했다. 왜? 이 공식은 설명하면 너무 간단해서 이것을 들으면 실제로 믿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 설명은 간단하지만 실제로 이를 실행하려고 하면 가장 곤란한 종류의 지능노동이 필요해 이 공식을 안다고 해도 누구나 다 활용한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늘 쫓기듯 바쁜 우리는 느긋하게 보내는 시간이 적다. 그러니 좋은 아이디어를 내지 못하는 것 아닐까.
아이디어에는 부화기간이 필요하다. 머리를 쥐어짠다고 해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준비기간 2달 만에 국내 최고 광고 공모전에서 1위를 한 대학생들을 인터뷰한 기사가 보도됐다.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재학생 이웅제, 윤여훈, 조용찬, 손한규 4명이다. 플래닝 부문에 제출한 이들의 기획서는 ‘쇼핑 동고공락(同苦同樂)’을 콘셉트로 20~30대 소비자들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참고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구매할 수 있도록 제안하는 내용이다.
이들은 어떻게 아이디어를 냈을까. “휴식하는 시간에 아이디가 나오는 것 같다. 쥐어짜는 것보다, 한발 물러서서 주제를 바라볼 때 좋은 생각이 나오더라.” 자료를 모아 씹어 음미하여 소화되기 좋게 만든 다음, 그것을 밀쳐두라. 그 시간이 꼭 필요하다. 창의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리 뇌에 휴식을 주어야 한다. 잘 놀아야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내놓는다.
글. 정유철 기자 npn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