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명상여행] 수천 년을 살아가는 카오리 나무와 나

[뉴질랜드 명상여행] 수천 년을 살아가는 카오리 나무와 나

[열두 가지 화두와 함께 떠나는 뉴질랜드 명상여행] 9 ㅣ 삶의 주인

벌써 다섯 번째 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뉴질랜드 명상여행도 막바지를 향해 갑니다. 오늘 일정은 푸케티 숲에서 시작합니다. 뉴질랜드 오자마자 갔었던 와이타케레 숲과는 다릅니다. 푸케티 숲의 규모가 와이타케레 숲의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 대지에 두 팔을 뻗고 하늘을 향해 두 다리를 치켜올린 카오리 나무

하지만 푸케티 숲에 들어가면 세상 그 누구든 겸허하게 만드는 푸케티 숲만의 주인이 있습니다. 바로 '카오리 나무'입니다. 푸케티 숲은 200여 종의 식물이 공존하지만, 카오리 나무가 군락을 이루어 장엄한 경관을 만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카오리 나무는 엄청 큽니다. 뿌리에서 뻗어난 가지는 팔, 뿌리는 머리, 나무 기둥은 몸통, 기둥에서 하늘 향해 뻗어난 가지는 다리라 하여, 마치 사람이 물구나무를 서 있는 것 같다고도 합니다. 그 때문인지 카오리 나무는 '하늘과 땅과 사람을 연결하는 나무'라고 불립니다. 사람(인, 人)이 완성을 이룬 것(완성을 뜻하는 열 십, 十)이  나무(목, 木)라는 말과 일맥상통합니다. 

카오리 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진짜 메시지는 따로 있습니다. 카오리 나무는 한 자리에서 수천 년 동안 자라납니다. 그 지난한 세월을 지나오며 카오리 나무는 지구의 모습은 물론 인류의 변화를 지켜보고 살아갑니다. 수많은 고난과 어려움을 겪어낸 카오리 나무 앞에서 많이 살아야 100년을 조금 넘게 살아내는 우리와 같은 인간의 삶은 어떤 의미일까요.


어제까지 뉴질랜드 곳곳을 다니며 나의 가치를 찾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내가 원래 자연에서 왔음을, 아니 나 자체가 자연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뉴질랜드의 대자연 속에서 명상을 하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만나고 또 충전하는 법을 깨우쳤습니다. 

푸케티 숲에서는 카오리 나무를 안거나 마주 보고 앉아 명상을 하면서 내 삶에 주어진 미션이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수천 년을 한 자리에서 지구의 역사와 함께해 온 카오리 나무와 같이, 나 역시 내 삶을 통해서 이루어야 할 '목표' 말입니다. 

태어났으니 죽음은 결정된 순서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추구하며 어떻게 살다가 죽을 것인가. 얼마 남지 않은 뉴질랜드 명상여행에서 제게 큰 화두가 생겼습니다. 


* 이번 기획은 국내 유일 명상 전문 여행사 '명상여행사'와 함께합니다.

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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