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교육부에 편지를 보낸 사연은?

청와대와 교육부에 편지를 보낸 사연은?

단군문화기획 49편 전북 군산 옥구향교 단군전

 
▲ 군산 옥구향교 전경(사진=윤한주 기자)

“유림들이 외국의 공자를 모시고 제사 지냈어요. 우리의 국조인 단군의 사당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유림들이 돈을 모아서 지었어요. 제사도 자체적으로 하다가 옥구향교가 문화재가 되면서 시에서 보태줍니다.”

김조현 군산 옥구향교 전교는 단군전 건립의 역사를 이같이 말했다. 가슴이 벅차올랐다. 군산의 유림들은 대한민국의 유림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단재 신채호는 “석가가 들어오면 조선의 석가가 되지 않고 석가의 조선이 되며, 공자가 들어오면 조선의 공자가 되지 않고 공자의 조선이 된다”라고 지적했다. 

유림이라는 주어 대신에 기독교인이나 가톨릭인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어떠할까?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기독교인이자 가톨릭인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종교인을 만나기는 어렵다. 심지어 국조단군을 우상으로 비난한다. 단재의 지적대로 ‘이것도 정신이라면 정신인데, 노예정신’인 것이다. 

이제 옥구향교를 만나러 가자. 군산버스터미널에서 차를 타고 20분 정도 가면 상평리에 있다.
 
역사가 깊다. 조선조 태종 3년(1403)에 옥구읍 이곡리 교동에 창건했다. 성종 15년(1484) 상평리 동북방으로 이전했다가 조일전쟁을 치른 후 현 위치로 이전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 군산 옥구향교 내 전경(사진=윤한주 기자)

향교는 마치 역사교육의 장을 보는 것 같았다. 단군을 모신 성묘부터 최치원의 영정을 봉안한 문창서원과 자천대, 세종대왕숭모비와 비각이 있다. 대성전은 공자와 제자 그리고 우리나라 학자들의 위패를 모신 곳으로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96호다. 명륜당은 인륜을 밝히는 집이란 뜻이다. 조선후기부터 중등교육기관으로 인재를 양성했다. 향교 내 문화유적도 많으니 공부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 이제 단군을 만날 차례다. 영정이 아니라 상으로 모셔져 눈길을 끌었다. 

기자 - 누가 만들었나요?
이연수 총무 - “그건 모르겠어요. 나무로 깎은 것 같은데(손으로 두들겨보고) 아니네, 플라스틱으로 했네. 소리가 나무는 아니구먼,”

- 제사를 몇 번 합니까?

“1년에 1번 개천절에 합니다. 전에는 음력으로 했다가 지금은 양력으로 바뀌었어요. 매달 2번씩 삭망일에는 분향을 합니다. 24번이죠. 대성전에 하는 것처럼 유교식으로 합니다.”

- 절은 몇 번 합니까?

“4번이죠. 무릎 꿇고 두 손을 위아래 내리면서 합니다.”

단군상을 배경으로 한 그림은 유명화가가 그린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단군전 현판에서 임금 군(君)이 독특했다. 글자 획이 위로 올라가 있었다. 김 전교와 이 총무를 따라서 건립비로 향했다. 역사를 살펴보니 1976년 성전을 개축하고 1984년 비를 세웠다. 당시 군산시장을 비롯해 여러 유지들의 성금으로 단군전을 세웠다고 기록했다. 이 사업이 유림만의 일이 아니라 지역 모두의 관심이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렇다면 요즘은 어떠한가?

김 전교 - “다른 곳보다 제향이 많습니다. 문창서원, 단군성전, 현충사 등 우리는 5번 제사를 지내요. (군산시로부터) 대성전은 150만원이고 단군성전은 200만원을 지원 받습니다.”

옥구향교는 지원이 더 필요하지만, 시에 건의해도 안 된다고 하니 쉽지만은 않아 보였다. 이곳의 관리는 향교의 땅에서 농사를 짓는 분이 하고 있었다.
 

▲ 옥구향교 단군성묘 내 단군상(사진=윤한주 기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묻자 이 총무는 정부에 편지를 보낸 사연을 전했다.  

“교육부 장관과 대통령에게 민원을 보냈어요. 아이들이 2박 3일 동안 먹고 자면서 교육할 수 있는 건물을 지어주시오라고. 우리뿐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해야됩니다. 청와대에서 군산시청으로 보냈더라고. 알아서 하라고.”

- 어떤 교육을 말입니까?

“인성교육이죠. 밥상머리 교육입니다. 어른과 밥 먹을 때 어떻게 해야 되는지. 이기심을 버리고 배려와 봉사정신이 듬쁙 들어있는 아이로 키워야합니다.”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김 전교와 공무원 출신 이 총무는 많은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주로 청소년을 위한 인성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동안 향교에 오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유복입기 체험, 떡메 체험과 시식, 윷놀이 등 체험프로그램으로 호응이 높았다고 한다. 올해는 1박 2일먹고 자면서 교육하는 캠프를 연다는 계획이다. 옥구향교가 선조들의 교육기관이었기에 그 명성을 되찾으려는 것 같았다. 이곳을 찾는 아이들이 단군의 홍익정신으로 인성이 깊어지기를 기대한다.

■ 군산 옥구향교(바로가기 클릭)
주소 : 전라북도 군산시 옥구읍 상평리 626 , 전화 : 063-464-9111

글. 사진 윤한주 기자 kaebin@lycos.co.kr

ⓒ 브레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 뉴스

설명글
인기기사는 최근 7일간 조회수, 댓글수, 호응이 높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