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교장 김나옥) 입학식은 앉아서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닌 제가 직접 참여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졸업식, 입학식의 이미지는 어떤가? 끝날 듯 끝나지 않는 교장 선생님 훈화 말씀, 나와는 상관없는 상장 수여식….
김정연 양(벤자민학교 2기. 17세)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지난 4월 충남 천안시 국학원에서 열린 벤자민학교 1기 졸업식과 2기 입학식은 지금까지 보았던 졸업식, 입학식의 이미지와 확연히 달랐다. 이날 졸업·입학식에는 1기 졸업생 27명과 가족, 그리고 2기 입학하는 약 500명의 학생과 가족, 학교 관계자 등 1,500여 명이 참석했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2기 신입생 김정연 양(17)
"행사 시간이 길어 힘들기도 했는데, 어른들이 와서 해주시는 말씀 들으면서 앞으로 1년 동안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이날 졸업ㆍ입학식에는 김나옥 교장의 환영사를 비롯해 이수성 벤자민학교 명예이사장(전 국무총리)의 축사, 학교 설립자인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 총장의 특별 강연과 멘토단 대표 조미경 교수, 기타 듀오 필로스의 축하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됐다. 또한 1기 졸업생과 2기 신입생이 함께하는 지구공 퍼포먼스를 비롯해 이승헌 총장 특별강연에는 '부활명상'을 함께했다.
"이승헌 총장님 강연 시간 때 양손에 계란을 잡고 명상을 하는데 신기했어요. 처음에는 차가웠는데 계란을 잡고 집중하니 따뜻해지면서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졌습니다."
▲ 지난 4일 벤자민학교 1기 졸업식 및 2기 입학식에서 학생들이 지구공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정연 양은 벤자민학교 1기 김민주 양(18)의 동생이다. 지난해 언니가 벤자민학교 생활하는 걸 보는 첫 6개월 가량은 시큰둥했다.
"1년을 휴학하고 다시 복학하는 것이 좀 걸렸어요. 벤자민학교 다닌다고 도움이 될까 싶어 첫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던 것 같아요."
▲ 벤자민학교 1기인 언니 김민주 양(좌)과 2기로 입학한 동생 정연 양(우)
그런데 언니를 지켜보면서 생각이 조금씩 바뀌었다.
"예전에는 언니랑은 대화가 거의 없었어요. 그런데 언니가 벤자민학교 다닌 후 서로 말하는 시간이 많아졌어요. 대화하고 싶은 주제도 많아지고요. 아무튼 뚜렷한 계기는 없는데 어느 순간 사이가 좋아졌어요.(하하하) 1년 동안 학교만 다니는 친구들과는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벤자민학교 입학을 선택했습니다."
김 양은 현재 앞으로 1년간 벤자민학교 생활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고교생 대상 1년 과정의 대안학교인 벤자민학교는 정해진 커리큘럼이 아닌 매주 온·오프라인 수업 1회, 월 1박 2일의 워크샵, 연간 100차시 스마트러닝을 기본 교육으로 실시한다. 그 외는 학생들 스스로 벤자민 프로젝트를 비롯해 자기계발과 체험활동 등을 진행한다. 3개월간 유급아르바이트, 월 1회 이상 진로탐방 및 사회참여활동도 교육과정의 일부다.
정연 양이 계획하고 있는 벤자민프로젝트는 2주간 해외배낭여행을 가는 것이다.
"여행 갈 일정과 경비 등을 알아보고 있어요. 1차 목표는 유럽인데 경비와 일정 등을 보고 여의치 않으면 동남아로 갈 생각입니다. 여행 때 필요한 돈은 아르바이트로 벌 거라서 지금 아르바이트도 알아보고 있고요. 언니가 옆에서 이런저런 조언을 많이 해주고 있습니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 l 사진. 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