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흰머리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 이미 탈모가 시작된 형제들은 흰머리라도 좋으니 무조건 머리숱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푸념하기도 한다. 맘먹고 운동이라도 할라치면 운동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운동 후 회복이 안 될 것 같아 겁부터 난다. 여기에 쐐기를 박는 변화의 결정판은 이제 아침이 되어도 발기(勃起)가 되지 않는다. 더 슬픈 현실은 아침에 기상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 발기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조차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강한 형님들의 진짜 운동》본문 중에서
언니는 몰랐다. 남자들도 나이듦에 대해 이렇게나 많은 고민을 하는 줄 말이다. 안티에이징(anti-aging)이라 부르며 나이들지 않기 위해 별안간 애쓰는 것은 언니들만의 전유물이라 여겼건만, 아니올씨다. 나이 마흔을 넘긴 남자들에게는 회복되지 않을까봐 걱정하며 운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 매일 당차게 고개들던 것이 쓸데없이 겸손해져 풀죽은 것을 지켜본다는 게 얼마나 서글픈 일인지 이 책을 읽고서야 알게 되었다.
▲ 《강한 형님들의 진짜 운동》 저자 최영민, 한문화멀티미디어
남자 나이 마흔, 이제는 몸이 원하는 진짜 운동을 하자!
남자도, 40대도 아닌 언니가 이 책을 집어든 것은 순전히 [언니네책방] 덕분이다. 언니네책방이 아니라 서점에서 이 책을 만났더라면 '가슴 근육 키워서 나보다 컵 사이즈 더 큰 가슴을 갖고 싶은 남자들이나 좋아할 책'이라며 패스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웬걸, 쓸데없이 바스트 사이즈만 큰 숫컷의 냄새는 전혀 나지 않는다. 책 날개를 펼쳤더니 의외로 꽃내 나는 인상의 비쥬얼의 저자가 언니를 맞이한다. 뽀얀 얼굴에 길어보이는 팔다리가 일단 언니에게는 합격이다. 저자 최영민 씨는 기능성 운동 전문 트레이너이자 운동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실은 《불량헬스》로 이 바닥에서는 유명인사였다.
저자가 유독 40대 형님들(저자도 40대이다)을 위해 초콜릿같은 식스팩도, 울끈불끈하는 가슴근육도 아닌 '진짜 운동'을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자신의 몸과 마음의 변화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충분히 공감해야 스스로 운동을 해야 하는 절실한 이유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미숙한 20대, 불완전한 30대에 비해 40대는 심신(心身)이 조화를 이뤄 원숙한 남성으로서 가장 멋질 수 있는 시기다. 뚝심 있게 인생 최고의 몸을 만드는 기적을 만들어보자"고 말한다.
눈요기 식스팩이 아니라 몸이 원하는 '진짜 운동'을 해야 한다는 저자의 신념에 따라 《강한 형님들의 진짜 운동》은 지행합일(知行合一) 4개의 장(△知, 몸을 알다 △行, 몸을 깨우다 △合, 몸을 일으키다 △一, 몸을 맞추다)으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40대 남자의 몸과 마음에 대해서 알고 자기 상태를 체크한다. 그리고 고개숙인 40대 형제들을 일으킬 비밀병기 같은 운동법 세 가지를 설명한 뒤 목표를 갖고 운동하는 법을 소개한다.
▲ 《강한 형님들의 진짜 운동》 신체의 균형 정도를 알아보는 체크리스트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 모두 이긴다 하지 않던가. 40대 형제님들께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바로 나의 ‘몸’ 바로 알기! 방법은 간단하다. 이왕이면 몸매가 잘 드러나는 옷을 입고(혼자 집에서 한 다면 속옷만 입고 하면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다) 거울 앞에 정면으로 선다.
이때 체크포인트는 양쪽 어깨와 양쪽 골반, 양쪽 무릎의 높낮이다. 그리고 거울 앞에 쪼그리고 앉아 마찬가지로 양쪽 무릎, 양쪽 엉덩이의 높낮이를 체크한다. 체크한 결과 불균형이 심하다면 운동 강도를 아주 약하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강한 형님들의 진짜 운동》은 신체 불균형 정도를 현재 몸 상태의 기준으로 보고 운동 강도를 정하라고 조언한다.
언니네책방에서는 탱탱한 엉덩이를 위해 언니가 가뭄에 콩나듯 했던 '스콰트'에 대해 풀어본다. 스콰트는 저자가 책 곳곳에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 운동이다. 40대 남성이 힘은 물론 스태미나를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할 세 가지 중 첫 번째에 꼽힌 스콰트는 가장 확실하게 몸의 기초를 만들어주는 운동이라 할 수 있다.
▲ 《강한 형님들의 진짜 운동》에서 저자가 입이 마르고 닳도록 강조하는 운동! 스콰트
쉽게 말해 ‘앉았다 일어서기’라 할 수 있는 스콰트의 핵심은 바로 정확한 자세! 양발은 대략 자신의 어깨너비 정도로 벌린다. 자세를 취했을 때 상체의 가슴이 반듯하게 세워져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세를 취했을 때 엉덩이는 무릎 아래로 내려갈 수 있어야 한다. 자세를 취했을 때 엉덩이의 높이가 무릎보다 높고 가슴이 반듯하지 않고 바닥으로 숙여지면 잘못된 자세다. 맨손으로 해도 좋고 사진과 같이 막대를 어깨에 올리고 해도 좋다.
언뜻보기에 쉽게 술술 읽히고 또 따라하기도 쉬운 책이라 가볍게 생각했지만 읽다보니 이 책 가볍게만 볼 것이 아니다. 40대에 접어든 저자가 남들 보기에 좋고 내가 봐도 자랑스러운 몸 만들기 대신, 몸이 원하는 진짜 운동을 하라고 말하는 진짜 이유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남에게 보여지는 속 빈 강정같은 인생이 아니라, 내가 주인으로 나의 행복과 건강을 위해 살아갈 멋진 인생을 위해 지금 바로 이 책을 펼쳐들자.
비바(Viva), 중년의 남성이여!
글. 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
사진제공. 한문화멀티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