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응원할 수 있는 꿈이기를

함께 응원할 수 있는 꿈이기를

* 뇌와 마음

브레인 22호
2010년 12월 08일 (수)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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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긍정적이고 좋은 꿈에만 적용될까? 그렇지 않다. 어둡고 슬픈 생각, 이기적이고 부정적인 생각도 집요하게 반복하면 이루어진다. 그러니 이왕이면 함께 응원할 수 있는 좋은 꿈을 꾸자.

최근 자기개발서 시장의 트렌드는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는 R=VD(Realization=Vivid Dream) 기법이다. 이 기법을 실천하는 다음 카페 ‘이지성의 꿈꾸는 다락방’ 게시판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R=VD 기법에 대한 다양한 체험담이 올라온다. 과연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질까?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는다.  

내가 처음 R=VD라는 사실을 경험한 것은 대학교 1학년 때. 쑥스러운 얘기지만 스무 살의 나는 학보사 선배에게 단단히 콩깍지가 씌었었다. 그리하여 밤이나 낮이나 선배 생각뿐. 그때 나는 R=VD가 뭔지도 모르면서 매일 밤 지치지도 않고 생생하게 꿈꾸기를 반복했다.

안타깝게도 그 꿈은 선배와 멋진 사랑을 이루는 해피엔딩이 아니라 가슴 아프게 헤어지는 한 장면으로 귀결되곤 했다. 그러기를 반년여, 놀랍게도 나는 매일 밤 상상하던 그 장면 그대로 선배와 헤어지게 되었다. 그때의 VD가 얼마나 강력했던지 그 겨울, 술집 계단 위에 서 있던 선배의 실루엣이 아직도 눈에 잡힐 듯 선명하다.


나쁜 꿈도 이루어진다

혹자는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긍정적이고 좋은 꿈에만 해당되는 걸로 아는데,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어둡고 슬픈 생각, 부정적이고 이기적인 생각도 집요하게 반복하면 이루어진다.

대표적인 사례로 신창원의 탈옥 이야기를 들 수 있겠다. 강도치사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감옥에 갇혀 있던 신창원이 어느 날 세계적인 VD 전문가 지그 지글러의 책을 읽게 되었다. 책에는 ‘진심으로 믿고 꿈꾸는 것은 모두 현실이 된다’고 적혀 있었다.

그 책을 읽고 신창원은 말도 안 되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교도소 담을 넘어 탈옥하는 꿈이다. 꿈꾸기의 포인트는 그 일이 실제 일어난 것처럼 디테일하게 상상하는 것. 탈옥 과정을 어찌나 생생하게 상상했던지 그는 목공 일을 하는 동안 환풍구 크기의 나무틀을 직접 만들어 그 틀을 통과하는 연습까지 했다고 한다.

그리고 드디어 그날이 왔다! 교도소 가까이에 건물 공사가 시작되었고, 공사 때문에 고압전류가 일시 차단되었다. 그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신창원은 평소에 수없이 반복했던 VD대로 탈옥을 감행했다. 죽지 않는 한 교도소를 나올 수 없었던 그는 결국 그렇게 탈옥에 성공했다.      

극단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이는 비단 신창원에게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우리가 매일 반복하는 말과 생각들은 우리 삶에 그대로 재현된다.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난 원래 이런 건 못해”, “그럼 그렇지. 내 이럴 줄 알았어.”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말 현실이 그래서가 아니라 무심코 반복하는 자신의 부정적인 생각과 말과 태도가 내 현실을 그렇게 만들고 있음을 깨닫고 섬뜩해지곤 한다. 


이왕이면 좋은 꿈을 꾸자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는 R=VD 기법은 사실 뇌의 메커니즘을 알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우리 뇌는 반복적으로 강력하게 주입하는 정보를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그것을 이루는 데 잠재력을 발현하도록 생겨먹었다.

집요하게 반복하는 정보는 뇌 속에 시냅스를 형성하고 이 정보들이 충분히 오래 반복되면 흔들리지 않는 신념으로 자리 잡는다. 반복되는 정보가 신념이 될 때 우리 뇌는 그것을 현실로 이루어내는 힘을 발휘한다.

그러니 어찌 보면 우리의 현실은 우리가 거듭하는 상상이 만들어낸 결과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 VD에 몰입하는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하나 있다. 간절하게 원하는 그 꿈이 나도 좋고 남도 좋은 꿈인지 한번쯤 검증해보라는 것.

무의식중에 반복하고 있는 상상들이 본의 아니게 자신을 불행에 빠뜨리는 슬프고 부정적인 것들은 아닌지 살펴보라는 것. 목숨 걸고 이루고 싶은 그 꿈이, 매일 반복하는 그 생각과 말들이 이왕이면 함께 응원할 수 있는 ‘좋은 꿈’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글·전채연 ccyy74@brain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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