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낙원은 여기, 지금 이 순간 행복하기를

영화 '천국에 다녀온 소년'

하루를 아등바등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종종 잊어먹는 사실이 하나 있다. 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사는 오늘이 바로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인생이 허무한 것이라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살아가는 것에만 너무 매몰되어 있는 우리 마음의 눈에 균형도 필요하다는 것. 삶과 죽음이란 인생의 두 축을 제대로 응시할 수 있을 때, 내게 주어진 오늘이란 시간 역시 제대로 행복하게 살아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천국에 다녀온 소년’은 누구나 필연적으로 맞이해야 하는 죽음과 사후세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다. 요즘 흥행하는 영화 트랜스포머나 군도처럼 화려한 CG 기술도 액션 장면도 없지만,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마음의 쉼표가 필요하다면 볼 만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의 주인공은 4살 소년 콜튼이다. 죽음의 문턱에서 3분간 천국을 경험한 이 꼬마의 이야기는 가족과 마을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특히 종교생활을 업으로 삼고 있는 콜튼의 아버지 토드는 아들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을 수 없기에 더욱 괴롭다. 

정말 천국이 존재할까? 콜튼이 본 천국은 진짜일까? 콜튼의 천국 이야기 진위 여부를 놓고 토드와 마을 사람들의 갈등은 깊어진다. 하지만 정작 이들이 얻은 결론은 ‘천국이 존재한다, 아니다’, ‘콜튼 말이 맞다, 아니다’가 아니었다. 천국이란 것을 통해 현재 삶의 가치와 소중함을 깨달은 것이었다.

▲ 죽음의 문턱에서 3분간 천국을 경험한 영화 주인공 콜튼

이 영화는 관객들로 하여금 지금 이 순간을 천국처럼 살 수 있음에도 두려움, 증오 등의 감정으로 지옥으로 만들고 있지는 않은지 되묻는다. 아기의 첫울음 소리, 친구의 용기, 부모님의 사랑 등 우리는 이미 매 순간 천국을 보고 있다고 말한다. 죽은 후의 천국을 기다리지 말고 지금을 천국처럼 행복하게 살라고 이야기한다.

천국은 인간이 죽음 이후 경험하는 의식세계이다. 하지만 죽음이 삶의 또 다른 얼굴이듯, 이승과 저승에서의 천국 또한 다르지 않다. 천화(天化, 의식을 성장시켜 인간완성에 이르는 것, 하늘과 하나 되는 것)의 인생을 살았던 우리 조상들처럼 삶과 죽음을 통찰통합하는 의식이 필요할 뿐이다. 천국을 만나는 길은 내 안에 있다.


글. 이효선 기자 sunnim03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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