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자는 줄고 ‘사이버폭력’ 늘어

학교폭력 피해자는 줄고 ‘사이버폭력’ 늘어

청예단 2013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발표

지난해 학교폭력 피해 학생은 줄어든 반면 사이버폭력은 3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푸른나무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하 청예단)이 22일 '2013 전국 학교폭력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6,153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부터 2개월간 실시했다.

학생들이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학교폭력 1순위로 ‘신체폭력’이 29.5%, 2순위로 ‘집단따돌림’이 26.1%로 나타났다.

▲ 2013년 성별 학교폭력 피해 유형(청예단 제공)

‘사이버 폭력을 당했다’라고 응답한 학생 비율이 작년 4.5%에서 올해 14.2%로 3배 이상 증가하였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도 작년 4.1%에서 6%로 사이버폭력을 행사한 데 반해 심각성에 대한 인식 비율은 6.1%로 낮게 나타났다. 이는 가상공간에서 일어나는 폭력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체폭력이나 집단 따돌림보다 피해 및 가해행위에 대한 폐해와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학교폭력 피해 후 고통 정도가 2012년에 49.3%로 나타난 것에 비해 2013년은 56.1%로 상승하여 피해 청소년들의 심리적 고통은 과거보다 더욱 심해진 것으로 밝혀졌다.

학교폭력, 심리적 고통은 더 커져

학교폭력 피해 이후 가해 학생에게 복수를 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작년 70.7%, 2013년 75.4%가 있었다고 응답했다. 즉, 피해 학생 10명 중 7명은 모욕감, 분노, 억울함, 증오 등으로 학교폭력 피해에 대한 공격적 대응방법으로 보복 심리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학교폭력을 경험한 학생 중 42.1%가 폭력의 고통에 인해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 것으로 응답했다. 이는 주변 학생 및 가족, 교사의 관심을 통해 조기 징후를 발견하여 즉시 도움체계를 동원함으로써 초기 대응, 상담, 통합적 회복 등 지원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학교폭력 현장을 목격한 적이 있는 학생은 전체의 22.9%로 나타났으며, 그중 목격 후 모른 척한 학생은 52.6%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37.5%보다 15.1%이나 증가한 것으로 학교폭력 방관실태가 더욱 심각해졌음을 알 수 있다.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 또한 도움을 받지 못했다. 도움 요청 유무에 대해 질문한 결과 ‘아무런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가 49.2%로 작년 33.8%에 비해 15.4% 증가하여 학생 10명 중 4명 이상은 학교폭력 피해 후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에 비추어 학교폭력에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가해 행동이 조기에 중단될 수 있도록 일차적 조력자인 학부모와 학교를 활용한 안전망과 이차적인 신속지원과 처리, 그리고 통합회복 등을 통한 안정망 구축에 주안점을 둘 필요가 있다.

학교폭력 경험이 있는 학생 중, 피해를 처음 본 시기는 '초등학교 6학년'이 16.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교 시기에 피해를 당한 경우는 전체의 75.1%로 분석되어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저연령화는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 이유는 '장난'…학교폭력 기준에 대한 인식 부족

학교폭력 피해를 준 이유로 ‘장난’ (27.7%)이 2012년에 이어 여전히 1순위로 조사되어 단순한 장난과 학교폭력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난’ 다음으로는 ‘오해와 갈등’ (19.9%), ‘상대방 학생이 잘못해서’ (18.8%) 등의 순으로 학교폭력 가해 이유라 응답했다.

이를 통해 최근 청소년들이 또래와의 관계에서 의견 차이로 발생하는 갈등을 적절하게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함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갈등을 대처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하는 또래 조정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스스로 양심을 가지고 자기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청소년 인성 교육이 필요하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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