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리포트] 기업은 왜 공감지능 높은 인재를 원하는가

[집중 리포트] 기업은 왜 공감지능 높은 인재를 원하는가

공생을 선택하는 마음의 역량 '공감'

브레인 99호
2023년 06월 18일 (일)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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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은 왜 공감지능 높은 이재를 원하는가_게티이미지



자연계에서 가장 뛰어난 공감능력을 가진 '호모 엠파티쿠스'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인간의 본성과 사회의 미래를 다룬 《공감의 시대The Empathic Civilization》(2009)에서 인간이 세계를 지배하는 종이 된 것은 자연계의 구성원 중에서 인간이 가장 뛰어난 공감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른바 ‘호모 엠파티쿠스Homo Empathicus’. 

‘공감’의 사전적 정의는 대상을 알고 이해하거나, 대상이 느끼는 상황 또는 기분을 비슷하게 경험하는 심적 현상을 말한다. 그런데 최근 기업의 인재 채용에서 공감능력이 이슈가 되는 데는 정보화 사회의 가속화에 따른 경영 환경변화와 조직 구성원들의 소통문화가 큰 몫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거대 미디어를 통한 홍보보다 SNS를 통한 확산효과가 더 크다는 것은 이미 기업 홍보의 상식으로 통한다. 한류는 BTS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할 만큼 전 세계로 전파된 BTS의 경이로운 성장과정에는 ‘아미’로 대표되는 강력한 팬덤과 SNS의 힘이 자리하고 있다.
 

공감능력이 실제 업무성과에 미치는 영향

글로벌 혁신기업에서도 ‘공감’은 주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포천》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의 혁신을 위한 공감 전략을 다룬 《공감은 어떻게 기업의 매출이 되는가》에 보면, 공감할 줄 아는 기업은 고객을 훨씬 잘 이해해 그들의 필요를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기업들이 공감형 인재에 높은 점수를 주는 데는 미디어 환경변화뿐 아니라 기업 경쟁력과도 밀접하기 때문이다. 조직에 공감을 통한 소통문화가 자리 잡으면 근속 연수가 늘고, 이직률이 낮아지는 효과도 크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공감이 실제 업무능력에는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까?

하버드의대 헬렌 리스Helen Riess 교수 연구에 따르면, 공감능력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조직에서의 업무 수행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적절한 피드백을 주고받지 못하는 관계는 업무에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반면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인간관계뿐 아니라 업무 수행능력 부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공감능력은 어려운 일도 구성원 간의 이해와 협력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며, 일의 성과를 만들어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공감은 단지 다른 대상이 느끼는 감정을 반사적으로 이해하고 아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느낀 감정을 공유하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이러한 공감 활동이 이루어질 때 콘텐츠에 대한 만족도는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공감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세상을 이으면 그 폭발력이 한층 커진다.
 


 
내적 역량을 중시하는 사회로의 전환

이러한 공감형 인재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진 흐름은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반 채용문화에도 반영되고 있다. 국내에서 AI 채용시장을 개척해 선도하고 있는 (주)마이다스아이티. 

자회사인 마이다스인은 역량 기반 인재선발검사인 ‘AI역량검사’를 약 750개 기업에 제공하고, 마이다스인의 HR솔루션은 2천 개 기업이 활용하고 있다. 서울시가 만 15세부터 39세 청년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역량검사 체험 프로그램에도 활용된다.

AI 채용 트렌드를 살펴보면 구직자의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소프트 스킬’, 즉 직무 수행에 필요한 구성원 개인의 성격이나 특성에 대한 이해, 소통역량, 경청 등 타인과 상호작용을 원활하게 하는 ‘공감능력’을 평가한다.

마이다스인이 개발한 AI 역량검사는 성과역량과 소통역량 두 가지로 나뉜다. 성과역량 검사는 전전두엽 기능과 관련 있는 뇌신경과학 게임을 기반으로 개발한 검사로 긍정성, 적극성, 전략성, 성실성 등의 성과역량을 측정한다. 소통역량 검사는 소통과정에서 발생하는 관찰 가능한 특징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지원자의 소통역량을 예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교수는 2018년 다보스포럼 ‘인간 역량의 혁명’ 세션 연사로 참석해 다음과 같이 미래 교육의 전환을 촉구한 바 있다.

“20세기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가 기계에 의해 대체되던 변화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새롭게 생겨날 일에 요구되는 기술과 역량은 이전에는 본 적 없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단계이다. 그런 만큼 정서지능(emotional Intelligence)이나 정신적 회복탄력성(mental resilience), 학습능력처럼 미래 일자리에 꼭 필요하다고 확신하는 역량을 가르쳐야 한다.”

공감능력을 갖춘 기업 인재상의 변화는 외적 역량을 평가하는 사회에서 내적 역량을 중시하는 사회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18세기 산업혁명으로 본격화되어 하나의 건물에서 동일한 커리큘럼을 배우는 방식으로 200년간 이어온 공교육 시스템, ‘지덕체智德體’로 대표되는 서구 교육모델에서 강조한 ‘지력 중심’의 사회가 이제 내리막길에 있음을 보여주는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이기도 한다.

글_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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