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뇌교육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뇌교육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까지 보급되어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뇌교육의 시작, 그 이전에 뇌에 대한 연구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뇌와 관련된 연구가 하나의 학문으로 체계화되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뇌에 관한 연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신경과학 및 인지과학이 다양한 분야로 발전해왔다. 1999년부터 미국과 영국, 일본이 주축이 된 '학습과학 및 뇌 연구 프로젝트'가 시행되었고, 2000년대 들어 뇌기반교육, 신경교육, 뇌교육 등 교육 분야에서의 융합은 신속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중 뇌교육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한국에서 가장 먼저 정립되었다. 그것은 이미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 속에 뇌와 인간에 대한 가르침이 이어져 내려왔기 때문이다.
삼일신고에 담겨 있는 뇌에 관한 가르침
인간 존재의 핵심인 뇌, 이에 대한 학문이 시작되기 훨씬 이전부터 우리 선조들은 <삼일신고(三一神誥)> 라는 경전에서 이미 뇌에 관해 언급하고 있다. <삼일신고>는 신시배달국 시대부터 내려온 한민족의 경전이다. 이 오래된 기록물에는 하늘, 하느님, 하늘나라, 세상, 진리에 대한 가르침이 365자의 한자로 풀이되어 있다.
삼일신고의 두 번째 가르침인 '신훈(神訓)'에는 '자성구자 강재이뇌 신(自性求子 降在爾腦 神)'이라는 구절이 있다. 이 말은, ‘본성에서 하느님을 찾아라. 이미 너의 뇌 속에 내려와 있다’ 라는 뜻이다. 고대의 경전에서 뇌를 언급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우선 매우 놀라운 일이다. 그런데 우리 선조들은 뇌 속에 하느님이 내려와 있다고 인식했고, 하느님의 성품, 즉 ‘신성(神性)’이 인간 안에 내재해있다고 생각했다.
▲ <삼일신고> '신훈'의 '강재이뇌' 한자. 뇌속에 하느님이 내려와 계심을 말하고 있다.
<삼일신고>에서 말하는 신은 인간 밖에 존재하는 기복의 대상이 아니라, 바로 인간의 뇌에 내재하고 있는 생명의 법칙으로서의 하느님이다.
그렇다면 뇌 속의 하느님은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뇌 속의 하느님은 바로 자신의 ‘신성’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신성이라는 말은 다른 말로 양심(良心)이라고 한다. 양심은 단순히 바르고 착한 마음이 아니라 빛처럼 밝은 마음이다. 빛처럼 밝고 큰마음, 무한한 창조력과 생명력, 이것이 인간의 본래 성품, 신성인 것이다.
인간의 신성이 발현될 때, 본래 갖고 있던 창조력과 생명력이 깨어난다. 생명력이 깨어나면 완전한 건강, 완전한 행복, 완전한 평화에 이를 수 있다.
단군조선 시대 우리 선조들은 자신의 본성을 갈고 닦는 선도(仙道) 수련을 통해 모든 백성이 깨달아 건강하고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도록 가르쳤다. 이것이 몸과 마음을 함께 단련하는 우리 고유의 전통적인 심신쌍수법(心身雙修法)이다.
뇌교육은 이러한 우리 선조들의 가르침 속에서 탄생했다. ‘강재이뇌’에서 뇌를 알아야 한다는 뇌교육의 전제가 나왔고, ‘자성구자’에서 누구나 자신의 몸을 통해 깨우칠 수 있다는 뇌교육의 방법이 나왔다.
우리말에는 ‘반갑습니다’라는 인사말이 있다. 이 말의 어원을 살펴 보면 ‘당신은 하느님과 같다’라는 뜻이다. 우리 민족은 만나는 이가 누구든 ‘반갑습니다’라고 말함으로써 모두의 뇌에 내려와 있는 하느님의 존재를 확인했던 것이다. 모든 인류가 내 안에 하늘이 내려와 있음을 깨닫게 된다면, 전쟁, 기아, 환경파괴와 같은 인류가 직면한 많은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나와 당신, 그리고 우리는 모두 하느님과 같다” 뇌교육의 시작은 이러한 위대하고 거룩한 인간의 스피릿(spirit, 영혼)을 향해 고개를 숙이는 것에서 시작된다.
글. 김보숙 기자 bbosook7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