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갸날을 아시나요?

가갸날을 아시나요?

한글날의 의미와 유래

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올해 한글날은 23년만에 공휴일로 지정되어 뜻깊은 날이기도 하다. 국경일인 만큼 세종대왕이 국민들을 딱하게 여겨 훈민정음을 만들어 반포한 한글날의 의미를 바로 새기고, 세계 속에서 비교해도 가장 쉽고 편리한 그리고 과학적인 글로서의 한글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깨닫는 날이다. 한글날에 담긴 역사와 우수성, 의미를 잘 모르는 청소년들을 위해서 우리역사바로알기시민연대가 주관하고 안전행정부에서 후원을 받아 <나라사랑 국경일이야기> 책을 발행했다. 청소년들에게 교육용으로 배포되고 있는 <나라사랑 국경일이야기>에서 '한글날' 편을 소개한다.

민족정신을 되살린 한글날 
 
10월 9일 한글날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것을 기념하고, 우리나라 고유 문자인 한글의 연구, 보급을 장려하기 위해 정한 날이에요. 
 
한글날을 처음 만든 것은 우리가 대일항쟁기였던 1926년의 일이에요. 당시 민족주의 국어학자들의 단체인 조선어연구회 곧 오늘의 한글학회가 음력 9월 29일을 ‘가갸날’이라 하고, 처음으로 기념식을 거행한 것이 시초하고 해요. 이 해는 한글이 반포된 지 8회갑인 480년이 되던 해였어요. 
 
당시는 우리가 일제에 국권을 빼앗기고 억압에 눌려 있던 때였는데 민족 정신을 되살리고 북돋우기 위해서 한글날을 정해 기념하기로 했던 것이에요. 음력 9월 마지막 날인 29일은 한글날로 정한 것은 <세종실록>에 “9월에 훈민정음이 이루어지다”라고 한 기록을 근거로 한 것이고, 이름을 가갸날이라 한 것은 그때 아직 한글이라는 말이 보편화되지 않았고, 한글을 ‘가갸거겨... 나냐너녀...’ 하는 식으로 배울 때였기 때문이에요. 한글이라는 이름은 언문, 반절, 가갸글 등으로 불러 오던 훈민정음을 1910년대에 주시경 선생님을 중심으로 한 국어 연구가들이 ‘으뜸가는 글, 하나 밖에 없는 글’이라는 뜻으로 지어서 쓰게 된 거에요. 
 
가갸날은 1928년부터 한글날로 이름을 바꾸었고, 한글날을 양력 10월 9일로 확정한 것은 1945년 우리나라가 광복이 된 이후의 일이에요. 1940년 경북 안동에서 <훈민정음 해례본> 원본이 발견되면서 한글을 반포한 날이 좀더 확실하게 밝혀졌어요. 
 
그리고 1946년 한글날을 법정공휴일로 지정하여 거국적인 기념 행사를 했어요. 광복이후 비로소 한글날 행사가 전국적인 것이 되어 해마다 큰 기념식을 열었지요. 
 
2013년부터 한글날은 공휴일 
 
한글날은 한동안 법정공휴일의 지위를 잃는 불운을 겪기도 했어요. 1990년에 휴일이 많은 것이 산업 발전에 장애가 된다는 이유로 한글날을 국군의 날과 더불어 법정공휴일에서 제외하여 단순한 기념일이 되었어요. 그러나 한글 관련 단체의 꾸준한 한글날 국경일 제정 운동의 결과로 2006년부터 한글날을 기념일에서 국경일로 격상했어요. 이후 한글에 대한 국제적 위상과 국민들의 요청으로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개정령이 2012년 12월 통과돼 2013년부터 한글날이 다시 공휴일로 부활되었어요. 
 
한편 정부는 1982년부터 매년 한글날에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민족 문화 창달에 이바지한 개인 또는 단체에 대하여 ‘세종문화상’을 시상하고 있어요. 
 
백성을 사랑한 세종대왕
 
세종대왕은 <훈민정음> 서문을 통해 훈민정음을 창제한 까닭을 밝혔어요. “나라말이 중국과 달라 백성들이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제 뜻을 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이를 딱하게 여겨 28자를 만들었다.” 라고 말이지요. 그때에 우리 조상들은 중국 문자인 한자를 빌려 썼어요. 말과 글이 다른 데다가 한자는 어려워서 백성들이 배우고 사용하기 힘들었지요. 그래서 세종대왕은 백성들이 쉽게 배우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우리 문자를 만든 거에요. 세종대왕이 백성들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알 수 있지요?
 
그런데 문화를 주도하던 조선의 사대부 계층이 오랜 한자, 한문 생활에 젖어 한글 쓰기를 거부했지요. 그러다가 조선조 후기의 실학자들이 한글에 관한 연구를 하기 시작했고, 개화기에 이르러 황제의 칙명으로 한글에 나라의 문자인 국문(國文)으로서의 지위를 주었어요. 이때부터 박영효, 윤치호, 서재픽과 같은 선각자들, 주시경과 같은 계몽적 국어학자들의 노력으로 한글은 각종 문서, 신문, 잡지에 널리 쓰게 되고, 이어어 대일항쟁기 말기에 우리말의 말살 정책으로 큰 위기를 맞았으나 광복과 더불어 우리말과 한글을 마음 놓고 가르치고 배우게 되어 오늘에 이르렀어요. 하마터면 일본 때문에 우리의 한글을 영영 잊어버릴 뻔 했지요. 
 
한글의 우수성 
 
한글이 얼마나 우수한지는 한자나 영어와 비교해보면 쉽게 알 수 있어요. 중국에서는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3,000자나 5,000자 정보의 문자를 외워야만 해요. 반면, 한글은 소리를 나타내는 문자인 표음문자이기 때문에 24개의 문자만 익히면 그것을 조합하여 수없이 많은 낱말을 만들 수 있어서 편하죠. 영어와도 한번 비교해 볼까요? 영어의 경우, A에는 9가지 소리가 있고 F에는 11가지 소리가 있어서, 어떤 경우에 어떻게 소리 나는지 헷살릴 경우가 있어요. 예를 들어 apple(사과)의 a는 ‘애’로 소리가 나고, art(예술)의 a는 ‘아’로 소리나지요. 하지만 한글의 경우 하나의 문자는 하나로만 소리 나니까, 문자가 어떻게 소리 나는지 헷갈릴 염려가 없어요. 
 
오늘날 우리나라가 한문적, 경제적 발전을 바탕으로 국제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에게 이런 우수한 한글이라는 글자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한글날을 국경일로 정하여 한글 창제의 뜻과 우수성을 기리며, 우리나 글의 고마움을 마음에 새겨 한글과 국어의 발전에 기여하는 우리가 되어야 겠어요. 
 
글. 박민수 기자 bange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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