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감정도 무뎌진다 것이 통념이다. 그러나 노년층으로 갈수록, 감정 자극에 대한 생리적 반응은 줄지만, 체감하는 감정은 더 강렬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신경학회에서 발표되었다. 연구진은 사우스 캐롤라이나 전역군인 병원의 도날드 파웰과 루이자 프레스캇 박사팀이다.
연구팀은 30명의 초년, 중년, 노년의 실험 대상자들에게 다양한 감정이 실린 그림을 보여주고, 그 사진에 대한 반응으로 심장박동, 피부 전도력, 얼굴 근육 변화 등을 측정하였다. 또한 실험자들은 행복감, 슬픔 등 느낀 감정의 강도를 스스로 점수 매기었다. 그 결과 중년과 노년층은 초년층에 비해 생리적 반응은 약했지만, 감정을 더 강하게 느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모든 연령대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감정을 더 강하게 느꼈다고 한다.
감정은 생리적, 인지적 요소가 모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감정 반응의 요소가 나이에 따라 점차 변화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즉, 인생의 경험이 풍부해짐에 따라 인지적 기억이 깊어져서 감정을 생리적 반응보다는 인지적 반응으로 전환한다는 것. 그래서 나이가 들면 감정적으로 덜 반응하는 것처럼 보여도, 인생의 깊이로 채색된 강렬한 반응을 경험하게 된다.
임상학자들은 노인들의 ‘무뎌진’ 감정이 아닌 ‘더 강렬해진’ 감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노인들은 격리감, 상실감, 두려움을 더욱 강하게 느낄 것이다. 그러나 또한 기쁨, 친밀감, 위엄도 마찬가지다”라고 연구를 이끈 파웰 박사는 말한다. 그는 “노인에게 제공되는 치료와 간병, 또 그것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느냐는 삶의 질과 직결된 문제이며, 따라서 노화와 함께 변화하는 감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고 덧붙였다.
<글. 뇌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