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갈림길에 선 인류에게 멘탈헬스를 외치다
더 잘살게 되면 더 행복할 줄 알았다. 기술은 날로 발전했고 덩달아 사람들의 삶도 더 풍요로워진 것 같았다. 걸어다니면서도 TV를 보는 세상이 되었고 지구 반대편에 사는 사람과도 얼굴을 보며 통화한다. 그런데 한 주일 동안 가족들과는 얼굴 맞대고 밥 한끼 먹기가 어렵다. 사람 얼굴을 보는 시간보다 컴퓨터 모니터를 보는 시간이 더 길다.
발달하는 자본주의 물질문명 속에서 인간은 점점 더 소외되고 있다. 문명의 이기利器로 신체 건강을 더 좋게 하는 방법은 많아졌지만 정작 정신적인 건강은 시간이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
현재에서 희망을 찾지 못한 이들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팍팍한 현실에서 미래의 희망을 보지 못한 이들은 아이낳기를 포기했다. 개천에서는 더 이상 용이 나지 않는 왜곡된 경제구조 속에서 상대적 박탈감에 허덕이는 이들은 풀어낼 여유도 없이 스트레스가 쌓였고 사회에 대한 불만도 커졌다.
묻지마 칼부림과 같은 도심 속 대낮 흉악범죄도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 한 해 미국에서는 총기난사로 무고한 시민들이 많이 목숨을 잃었다. 미국에서 1년 동안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의 사망자 수가 9년간 이어진 이라크전쟁에서 사망한 미군 수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랜 시간 지켜온 건강의 정의는 “질병에 걸리지 않고 허약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던 것이 최근 “진정한 건강이란 단순히 병에 걸리지 않은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 사회적 정신적 영적인 삶의 유기적인 조화까지 얻은 상태”로 바꾸었다. 단순히 몸만 건강한 것을 넘어 인생의 단계마다 이루어야 할 정신적 과업을 성취하고 각 개인이 삶의 고유한 의미를 깨달아 가는 상태까지를 의미한다.
한마디로 진정한 건강이란 진정한 멘탈헬스(Mental Health)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세계보건기구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글로벌 멘탈헬스 액션플랜Global Mental Health Action Plan’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프로젝트는 정신적인 웰빙을 장려하고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사망률과 심신장애를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해 포럼에서, “지난 20년간 멘탈헬스가 무너지면서 생긴 총체적인 영향을 경제적 손실로 계산하면 무려 1만 7천조 원($16,000billion)이라는 천문학적인 액수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진정한 멘탈헬스를 갖기 위해서는 인류는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치료가 아닌 예방, 정신질환의 해결이 아닌 삶 자체에 대한 근원적인 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 바로 인간의 뇌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활용이다.
2013년 인류에게는 두 가지 미래가 놓여 있다. 멘탈헬스를 통해 인간성을 회복하고 인간의 가치를 행사하는 유토피아를 살 것인가, 아니면 물질문명에 매몰되어 인간이 아닌 자본의 가치에 휘둘리는 디스토피아를 살 것인가. 그 해답은 바로 멘탈헬스, 뇌건강에 있다.
글·강천금 기자
이 기사는 《코리언스피릿》과의 기사제휴를 통해 본지에 게재함. [멘탈헬스 특별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