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명상, 뇌과학과 만나다

뇌, 멘탈헬스의 열쇠

브레인 38호
2013년 02월 28일 (목)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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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정신문화의 정수로 손꼽히는 ‘명상’의 과학적 접근과 연구는 아이러니하게도 서구에서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다. 명상에 대한 과학적 연구의 저변에는 서구 물질만능주의에 따른 정신적 가치의 하락, 그에 따른 동양에 대한 호기심과 정신 및 물질의 상호관계, 명상을 통한 내면적 성찰 등 복합적 요소가 담겨 있다. 한국 명상의 과학화는 한민족 선도의 과학적 체계화, 해외 진출과 맞물리면서 9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한국뇌과학연구원, 한국 고유 명상 연구의 거점 


▲ 한국 명상을 처음 소개한 국제학술지, <뉴로사이어슨레터>

동양의 정신적 자산이라는 명상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서구가 주도하고 있음에는 이견이 없다. 합리적 사고와 과학적 규명을 중시하는 서구의 문화에서 비롯되었음을 이해한다고 해도 아쉬움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뇌과학연구원과 서울대학교병원이 2년간의 공동연구를 통해 한국 고유의 명상효과를 국제 신경과학 저널 <뉴로사이언스 레터Neuroscience Letter>에 2010년 처음으로 게재한 것은 한국 명상의 과학화의 첫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앞서 초월명상, 인도 요가, 티베트 불교명상 등 동양의 명상법이 국제학술지에 실린 적은 많으나, 우리나라 전통원리를 바탕으로 한 명상은 뇌파진동명상이 최초였다. 

특히 뇌파진동은 우리나라의 전통 육아법 단동십훈에 실린 ‘도리도리’의 원리를 과학적으로 체계화한 뇌교육 프로그램으로, 머리를 가볍게 좌우로 흔드는 단순한 동작을 통해 심신을 이완하는 두뇌 건강법이다.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심신단련법과 그 원리를 바탕으로 현대화한 명상법인 셈이다.


▲ 불교명상과 요가의 비교연구가 실린 <eCAM>

한국 명상, 요가나 불교명상보다 우울증 개선 및 수면 향상에 탁월

한국 명상의 과학화는 해외 공동연구로 이어져 그 성과가 2011년 말 통합대체의학 저명 국제저널인 <eCAM>에 실리는 개가를 이루었다. 

영국 런던대학교의 존 그루질리아 교수 연구팀과 한국뇌과학연구원이 런던대학교 학생 남녀 35명을 대상으로 뇌파진동명상, 인도의 아이엔가 요가, 불교의 마음챙김 명상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약 5주 동안 10회 클래스를 실시해 전후 비교변화를 측정했다.

뇌파진동명상, 요가, 마음챙김 세 그룹 모두 스트레스 변화에는 공통적으로 비슷한 감소효과를 보였으며, 모든 그룹에서 기분상태가 향상되었고 스트레스 감소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뇌파진동명상은 우울증 감소와 수면의 질 향상에서 요가와 마음챙김에 비해 변화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뇌파진동명상을 한 그룹은 수면효과 개선에서, 취침에 들기 위해 자리에 누워 완전히 수면에 빠지는 데 걸리는 ‘Sleep Latency’ 효과가 두드러졌다. 특히 뇌파진동명상은 따라 하기 쉬운 단순한 동작으로 구성돼 있어 현대인의 고질병인 우울증과 불면증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뇌구조 변화 연구결과가 게재된 <SCAN>

대뇌피질의 두께 변화로 뇌질환 예방 및 항노화에도 도움 

뇌파진동 연구성과는 뇌구조의 변화로까지 이어졌다. 세계 신경과학 분야의 유수 저널인 <SCAN(Social Cognitive Affective Neuroscience)>에서 우리나라 전통방식의 명상인 ‘뇌파진동’을 한 수련자와 일반인의 뇌를 비교한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3년 이상 뇌파진동을 수련한 명상 숙련자 46명과 일반 대조군 46명의 두뇌를 MRI(자기공명영상), DTI(확산텐서영상) 장치로 찍어 차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뇌파진동 수련 그룹의 뇌에서 사고와 판단, 감정조절의 중추인 전두엽과 측두엽의 피질 두께가 증가했다. 또 내측 전전두엽의 회색질과 백색질의 두께가 동시에 증가했다. 이는 뇌파진동이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 예방과 항노화에 효과가 있다는 의미이다. 주의력, 사고력, 기억력, 정서조절 등 두뇌개발 측면에서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명상이 주의 집중과 감정을 관장하는 신경계 과정의 기능적, 구조적 가소성을 변화시킨다는 증거들은 제기되어 왔으나 MRI와 DTI 영상을 이용하여 회색질과 백색질의 변화를 동시에 관찰한 것은 국내 명상법으로는 뇌파진동이 처음이며 세계적으로도 그 사례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파급력 있는 연구결과이다. 이 논문은 <SCAN>지에 2012년 게재됐다. 

서구에서는 이미 명상이 하나의 트렌드를 넘어 ‘멘탈헬스mental health’로 대표되는 건강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단순한 동양의 심신수련을 넘어 의학, 교육계로까지 확대되는 것을 볼 때 명상은 21세기 뇌융합 시대를 맞아 자신의 뇌 상태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조절할 수 있는 두뇌관리 방법으로서 손색이 없는 과학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잊고 살았던 선조들의 소중한 정신문화적 자산인 ‘명상’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할 시점이다.                          

글·브레인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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