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교육은 유럽의 교육 강국 독일에도 보급되었다. 현재 뇌교육은 독일 뒤셀도르프 지역에 있는 13개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다. 뇌교육이 시행되고 있는 학교는 GGS 니크쿠흘, GS 카르타우스-하인, GS 카를 존넨샤인, SKG 세인트 프란치스쿠스, GS 카이저베르트, KGS 아인지델슈트라세, GS 헬름홀츠스트라세 그리고 뒤셀도르프 인근 노이스에 위치한 GS 알베르트-슈바이처로 여덟 곳 모두 초등학교이다.
이밖에 학습장애아를 위한 학교인 마틴-루터-킹 슐레, 얀-벨렘 슐레, 야누츠-코르차크 슐레, 그리고 노이스에 위치한 국제학교 ‘ISR(Internationale Schule am Rhein)’이라는 국제학교에서 시행중이다.
ISR센터를 이끄는 사무엘 전Samuel K. H. Jun 원장은 2007년부터 독일에 이주해 어린이들에게 뇌교육 프로그램을 지도하고 있는 한국인이다. 전 원장은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2년 반 동안 독일에서 공부한 경력이 있어서 독일이 낯설지 않다고 한다.
또 영국에서 이미 두 곳의 ‘바디플러스 브레인센터(Body + Brain Center)’를 운영하고 있는 그는 호흡법, 몸 수련, 요가, 스트레칭, 태극권, 무예, 시각화 명상 등을 지도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기도 하다. 전 원장이 독일로 이주한 2007년 당시, 때마침 독일의 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수업 시간을 오전 반나절에서 종일반으로 확대했다.
학교 측에서는 늘어난 오후 시간을 채울 새로운 수업이 필요했고, 이를 계기로 전 원장은 초등학교에서 뇌교육 수업을 하기 시작했다. 2009년 9월에는 프로그램에 대한 호응도가 높아져 세 곳의 학교에서 정규수업 과정에 뇌교육을 지도해 달라는 요청을 받기에 이른다.
일의 규모가 혼자 감당하기 어렵게 되자 그는 학교 측의 요청에 부응하기 위해 뇌교육 강사를 양성해야겠다고 결심했고, 곧 자신이 경영하는 센터에서 ‘뇌교육 강사 양성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과정은 독일의 직업훈련 항목에도 적합한 것으로 인정받아, 독일 정부는 전체 재정 지원 중 25퍼센트를 보조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뇌교육 강사 지망자는 전 원장이 운영하는 센터에서 150시간 동안 교육을 이수한 후, 유엔공보국 NGO로 공인 등재된 ‘국제뇌교육협회(International Brain Education Association, IBREA)’에서 주관하는 시험을 거쳐 강사로 활동하게 되었다.
현재 독일에서 활동하는 뇌교육 공인 트레이너는 전 원장과 그를 돕는 루트 파울로Rute Paulo를 포함해 모두 다섯 명이다. 이밖에 교육을 이수 중인 네 명의 예비 강사가 있다. 이들 뇌교육 강사들이 지도하는 어린이들의 나이는 다섯 살에서 열두 살까지 다양하다.
뇌교육 수업은 대개 90분 동안 진행되며, 한 번에 한 학급 어린이 15~2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전 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뇌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은 ‘뇌호흡’ 프로그램이다.
뇌호흡은 뇌를 활성화하는 특별한 호흡법으로, 뇌의 혈류량과 에너지 순환을 증가시키고 뇌에 더 많은 혈액이 돌게 하여 스트레스를 줄이고 마음을 평화롭게 하는 효과가 있다. 또 뇌기능이 원활하게 작용하도록 도울 뿐 아니라, 전체적인 뇌 기능을 회복시킴으로써 좌뇌와 우뇌가 통합적으로 연결되도록 해준다.
어린이들의 경우, 뇌교육은 학습능력 향상과 스트레스 조절 면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또 일상생활에서 자신감이 커지고 친구관계가 개선되는 효과도 크다. 전 원장은 일반적인 어린이들 외에 학습장애를 겪는 어린이들에게도 뇌교육을 통해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장애 어린이들은 보통 읽거나 쓰는 데 문제가 있으며,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되기 일쑤다. 장애아를 위한 학교인 야누츠-코르차크 슐레의 교사인 말테 크루에체케마이어는 이 아이들이 “빈곤이나 가족문제 외에도 사춘기라는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인해 곤란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전 원장은 이들 장애 학생들이 “삶에 대한 꿈조차 꾸지 못한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껴 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장애를 겪는 어린이들에게 몸 수련과 호흡법, 그리고 명상을 통해 자신의 내부로 더 깊이 들어가 자신이 삶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어떻게 하면 그것을 이룰지 그려보라고 지도한다.
이러한 전 원장의 교육방식은 장애 어린이들에게서 고무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말테 크루에체케마이어 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일 년간 뇌교육 수업을 실시한 후로 어린이들의 인생관을 비롯해 학교 환경에 적응하는 전반적인 능력이 놀라울 정도로 향상되었다고 밝혔다. 또 뇌교육 수업을 지금보다 늘린다면 그 향상의 폭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수업을 매일 진행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현재 독일의 뇌교육은 초등학교에서만 이루어지고 있지만 머잖아 유치원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뇌교육이 일으킨 변화를 목격한 유치원 교사들이 뇌교육 수업을 교과목에 넣어 아이들이 유치원생 때부터 뇌교육을 배우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상당수의 유치원 교사들이 뇌교육 수업을 정규 과정에 넣기 위해 독일 정부에 ‘수업료 지원’을 요청해둔 상태다. 뒤셀도르프의 뇌교육센터에서도 뇌교육을 보급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앞으로 학교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뇌교육을 가르칠 수 있는 강사를 육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 종사자들이 모이는 의학협회에서 뇌교육을 시연해보고 싶다는 포부도 가지고 있다.
글·마가렛 에모리 Margaret Emor | 번역·구승준 wcandy@empa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