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한 해를 정리하는 자리가 잦아지면서 술 마실 일도 많아진다. 한두 잔 간단하게 마시고 끝내면 좋겠지만, 과음으로 이어져 다음날 숙취로 고생하기도 한다.
농촌진흥청(청장 박현출)에서 연말을 맞아 숙취 해소에 좋은 과일과 가정에서 차로 만들어 마시면 좋은 약초를 추천했다.
감, "알세트알데히드를 체외로 배출시켜 줄게"
숙취 현상은 몸에서 알코올 성분을 다 분해하지 못해 생기는 아세트할데히드 같은 독성 물질이 체내에 남아 나타난다.
숙취 해소에는 비타민, 미네랄, 과당, 유기산이 풍부한 과일이 도움된다. 특히 효과가 좋은 것은 동의보감에도 숙취에 효과가 좋다고 나온 감이다.
감에는 아세트알데히드를 쉽게 분해하는 과당과 비타민 C가 많이 들어 있다. 술 마실 때 안주로 먹거나 다음 날 감을 먹으면 혈중알코올농도가 옅어지고 체내 알코올을 체외로 빨리 배출할 수 있다. 감에 들어 있는 타닌과 펙틴 등이 장의 알코올 흡수를 방해하거나 늦추는 효과가 있으며, 카탈라아제 등의 효소는 알코올의 산화를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칡, "알코올도 분해해주겠지만, 컨디션과 스트레스 해소도 해주지"
숙취 해소에 좋은 약초로는 칡이 있다. 알코올 분해 효소가 있어 술독이 풀어지지 않은 아침에 칡즙을 마시면 컨디션 회복이 잘 되고 스트레스를 푸는 데도 도움된다.
칡뿌리는 한약재로도 사용하며 갈근이라 부른다. 『동의보감』에서 갈근은 "차가운 기운으로 발생하는 두통을 없애주고 인체의 수분을 보충해주는 효능이 있어 술에서 빨리 깨어나게 해준다."고 기록돼 있다. 또한, 칡의 개화하지 않은 꽃봉오리는 갈화라는 한약재로 사용한다. 인체에 오랫동안 쌓인 술독을 풀어주는 효능이 탁월하다.
가정에서 칡뿌리를 차로 만들어 마시거나 생으로 갈아먹을 수 있다. 칡차를 만드는 방법은 칡뿌리를 썰어 햇볕에 말렸다가 필요할 때마다 약 3쪽 정도 넣고 물을 부어 끓이면 된다. 물이 끓으면 약한 불로 줄여 은근히 오랫동안 달였다가 물만 따라내어 꿀을 넣어 먹으면 좋다.
구기자, "술 마시고 지친 간을 보호해줄게. 눈도 맑아진다!"
술로 지친 간을 보호하는 데는 약초 구기자가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 구기자에는 단백질, 칼슘, 철분, 루틴, 비타민 등 영양분이 풍부해 간 기능 보호 작용이 뛰어나다.
『동의보감』 등에 기록된 구기자의 약효는 신장 기능을 특히 강화해 간 기능을 증가시킨다고 나온다. 또 술에 지친 간을 보호하고 눈을 맑게 하는 효능이 있어 예로부터 한약재와 민간약초로 많이 이용했다.
구기자는 열매뿐 아니라 잎, 뿌리까지 차로 이용할 수 있어 가정에서 손쉽게 가족의 건강을 지켜줄 수 있는 생활 약초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보다 더 좋은 것은 처음부터 술을 적당히 마시는 것이다. 술을 마시고 알코올이 뇌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6분가량이다. 몸에 흡수되는 알코올이 늘어날수록 뇌세포 보호 기능을 하는 '크레아틴' 같은 물질이 감소하고 세포막 성분인 '콜린'도 줄어들게 된다. 만성과음을 하게 되면 뇌가 또래보다 수축하므로 전체적 인지기능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과음을 하면 유난히 자주 ‘필름’이 끊어지는 사람은 술이 기억을 처리하는 뇌 영역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필름이 끊어지는 일이 자주 나타나는 사람은 심할 경우, 알코올성 치매를 겪을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적당히 마신 술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데 도움될 수 있으나 과도하게 마신 술은 건강을 해치므로 주의해야 한다.”라고 전하며, “숙취를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충분한 휴식과 수면이겠지만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숙취 해소를 돕는 과일이나 약초 차를 마시면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