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으로 과음하는 사람들은 일반인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받을 가능성이 더 크다. 그 이유가 바로 뇌에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보울스 알코올 연구 센터(Bowles Center for Alcohol Studies)와 NIAAA(National Institute on Alcohol Abuse and Alcoholism, 국립 알코올 남용 및 중독 연구소)에서 만성 과음자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이유는 알코올이 뇌 회로를 재편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실험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진행했다. 한쪽에는 법적 운전 금지령 알코올 농도 기준치의 2배를 한 달간 주입했다. 그리고 다른 집단에는 알코올을 투여하지 않았다. 그리고 양쪽 집단의 쥐에게 짧은 신호음과 함께 약한 전기충격을 주는 일을 반복해 쥐가 신호음을 두려워하도록 훈련했다.
연구진은 다시 신호음을 들려주되, 전기충격은 주지 않으며 쥐의 반응을 지켜보았다. 그러자 보통 쥐들은 차츰 신호음을 들어도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만성 과음 상태인 쥐들은 신호음에 두려움을 느껴 그 자리에서 얼어붙는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하였다.
연구원들은 알코올에 노출된 쥐가 일반 쥐와 뇌회로에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았다. 그 결과, 알코올에 노출된 쥐들은 인지기능과 감정 통제와 관련 있는 전두엽 신경 세포에서 정상인 쥐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또한, 주요 수용체인 NMDA가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논문의 선임 저자인 NIAAA 소속 과학자 앤드류 홈즈(Andrew Holmes)는 “이번 연구는 왜 알코올이 두려움 극복에 문제가 되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발견이다”고 전했다. 또한, “알코올이 정서적인 문제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었을 뿐 아니라, 특정 두뇌 회로 기능을 파괴할 수 있는지 통찰력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9월 2일 저널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 온라인에 게재되었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