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일이 주어져도 어떤 사람은 투지를 불태우며 달려드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은 느긋하게 여유를 부린다. 흔히들 이를 두고 '성격 탓'이라고 돌리는데, 진짜 비밀은 뇌 속의 호르몬, 도파민(Dopamine)에 숨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미국 밴더빌트대학 신경과학전공 대학원생들은 '버튼 누르기' 게임을 통해 도파민의 분비량과 업무에 대한 성취욕의 상관관계를 밝혀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 지가 2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25명의 젊은 참가자들에게 버튼 누르기 게임을 통해 어려운 과제와 쉬운 과제를 함께 수행하도록 했다. 과제를 해내면 참가자는 돈을 받게 된다.
쉬운 과제는 버튼을 쉽게 누를 수 있는 둘째손가락을 사용하는 것이고 어려운 과제는 상대적으로 움직이기가 어려운 새끼손가락을 사용하는 것이다. 둘째손가락을 쓰면 1달러를, 새끼손가락을 쓰면 4달러 30센트를 주기로 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새로운 라운드를 시작할 때마다 돈을 딸 확률에 대해 미리 설명했고 게임 시작 전에 뇌를 촬영했다.
그 결과 돈을 달 확률이 낮더라도 새끼손가락으로 과제를 수행하려고 했던 참가자들의 뇌에서 도파민의 분비량이 많게 나타났다. 반면 쉬운 과제를 한 참가자들은 도파민 수치가 낮았다. 어려운 과제라도 더 많은 보상이 주어지는 과제를 하는 이들에게서 안전하고 무난한 길을 선택한 이들보다 도파민이 많이 분비된 것이다.
연구팀의 마이클 트레드웨이는 "인간 뇌 속 호르몬인 도파민이 어떤 과제를 만났을 때 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비용과 그걸 성취했을 때 성과 중에서 어떤 것을 더 먼저 따지는지를 보여주는 연구"라고 말했다.
단, 이번 연구 결과만으로는 도파민 분비량의 차이가 유전적인지 고정적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규명하지 못했다.
글. 강천금 기자 sierra@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