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로 미니 뇌 자극해 알츠하이머 유전형 진단하는 기술 개발

초음파로 미니 뇌 자극해 알츠하이머 유전형 진단하는 기술 개발

성균관대, 저강도 초음파로 뇌 오가노이드의 ‘세포 전달체(엑소좀)’ 분비 촉진

성균관대학교(총장 유지범) 생명물리학과 박별리·김인기·박종찬 교수 공동연구팀은 줄기세포로 만든 3차원 미니 뇌(대뇌피질 오가노이드)에 안전한 저강도 초음파를 쬐어 세포 간 신호전달체인 ‘엑소좀’의 분비를 늘리고, 특수 나노 기판을 통해 추가적인 화학 표지 없이도 알츠하이머 치매의 유전형 차이를 정확히 읽어내는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융합 연구에는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루크 리(Luke P. Lee) 교수도 함께 참여했다.
 

▲ (위) 박별리 교수, 김인기 교수, 박종찬 교수, 하버드 의과대학 Luke P. Lee 교수 (아래) 유진희 박사, 김영준 연구원, 유원종 연구원 [사진=성균관대 제공]

세포가 분비하는 아주 작은 주머니 형태인 ‘엑소좀’은 내부의 단백질과 유전 정보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 질병 유무를 확인하는 중요한 열쇠로 꼽힌다. 특히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공 미니 뇌가 내보내는 엑소좀을 관찰하면, 실제 환자의 뇌 속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치매 고위험 유전형(APOE)에 따른 미세한 차이를 안전하게 비교할 수 있다. 

하지만 분비되는 양 자체가 매우 적어 신호를 포착하기 어렵고, 기존 방식은 특정 물질에 반응하는 화학 항체에 의존해야 해 정밀한 분자 차이까지 구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전한 저강도 초음파 자극을 활용했다. 뇌 오가노이드에 최적 조건의 초음파를 가하자 세포 내 배출 경로가 활성화되면서 엑소좀 분비량이 크게 증가해 검출 신호가 2.3배 이상 선명해졌다. 

나아가 연구팀은 미세 신호를 극대화하기 위해 금을 얇게 입힌 산화아연 나노와이어 기판을 제작했다. 이 기판은 분자 고유의 빛 신호를 획기적으로 증폭시켜, 별도의 표지 물질을 붙이지 않고도 극미량의 엑소좀 전체 정보를 한눈에 분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구 결과, 치매의 주요 원인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가 포함된 엑소좀 신호가 초음파 자극 후 약 9배까지 대폭 증폭됐다. 아울러 알츠하이머 위험 유전형인 ‘APOE’의 세부 형태(E3/E4, E4/E4) 간 미세한 차이까지 명확하게 분별해 냈다. 유전자 분석에서도 초음파 자극이 치매 핵심 유전자들과 연결된 생물학적 변화를 실제로 반영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 초음파 기반 엑소좀 분비 촉진 및 무항체 나노 센서 분석 모식도 [그림=성균관대 제공]

연구진은 “이번 기술은 다루기 까다로웠던 미세 신호를 초음파 기술과 나노 광학 기술의 융합으로 선명하게 포착해 낸 쾌거”라며 “앞으로 알츠하이머뿐만 아니라 파킨슨병 등 다양한 퇴행성 뇌 질환의 조기 진단과 유전 맞춤형 치료법 개발에 크게 기여하는 한편, 초음파 기반 생체조절 기술을 신경조절(neuromodulation)과 sonogenetics, 나아가 차세대 BCI 기술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의의를 전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뇌과학선도융합기술개발사업, 글로벌융합연구지원사업,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 및 성균관대학교 삼성연구기금 등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세계적인 융합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되었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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