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뇌질환 등을 일으키는 TAPL의 새로운 메커니즘 규명

퇴행성 뇌질환 등을 일으키는 TAPL의 새로운 메커니즘 규명

TAPL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 필요한 핵심 정보 제공 기대

지스트 진미선 연구팀(광주과학기술원)이 퇴행성 뇌질환이나 대사질환 등의 발병에 관여하며 세포 내 불필요한 펩타이드를 운반하는 단백질 TAPL이 세포 내 지질 수송 기능을 가지고 있음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 (왼쪽부터) 연구책임자 진미선 교수, 제1저자 박준규 학생 (이미지 출처=GIST)


이번 성과는 TAPL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 필요한 핵심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TAPL은 체내에서 세포막 내외로 다양한 물질(예: 당, 비타민, 호르몬, 대사산물, 항생제, 항암제 등)을 수송하는 단백질인 ‘ABC 트랜스포터’(총 48개)의 일종으로, ABC 트랜스포터의 돌연변이나 기능 이상은 다양한 난치성 질환(암, 대사질환, 퇴행성 뇌질환, 저혈당증 등)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TAPL은 펩타이드를 리소좀으로 운반하는 수송체인데, 운반된 펩타이드는 여러 효소에 의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어 에너지 생성 및 단백질 합성에 재사용된다. 
 

▲ TAPL의 펩타이드 수송 모식도(이미지 출처=GIST)


이런 TAPL의 기능 이상은 세포 내 펩타이드의 과도한 축적을 유발해 다양한 암이나 대사질환, 퇴행성 뇌 질환
의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리소좀은 내부가 산성화(pH4.5-5.0) 되어 있으며 여러 가지 분해 효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세포 내 불필요한 단백질, 세포 외부에서 유입된 물질, 손상된 세포 소기관 등을 제거해주는 기능을 한다. 

지스트 생명과학부 진미선 교수 연구팀은 결정화 과정 없이도 단백질 구조 규명이 가능한 초저온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수송 사이클 동안 TAPL이 갖는 여러 구조 규명에 성공했으며, 이를 통해 TAPL이 펩타이드뿐만 아니라 인지질 수송에도 관여함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세포막은 외막과 내막의 이중막으로 되어있는데, 외막의 지질을 내막으로 혹은 내막의 지질을 외막으로 수송하는 것을 ‘인지질 수송’이라고 한다. 이 수송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 혹은 비만, 지방간 등의 대사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초저온 전자현미경(cryo-EM)은 생체시료(단백질, 미생물, 세포 등)를 급격하게 냉동시켜 최대한 자연 상태 그대로 유지하며, 투과 전자현미경(TEM)을 통해 관찰한 후 3차원 입체구조를 분석하는 기술로, 최근 코로나-19 관련하여 바이러스 구조, 세포 수용체 등 중요한 생체분자의 구조정보를 제공하는 등 세계적으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혁신적인 단백질 구조분석 기술이다.

연구팀은 TAPL의 펩타이드 길이에 따른 수송 능력의 차이뿐만 아니라 인지질에 의한 ATP 분해 활성 증가를 확인했다. 
 

▲ TAPL의 펩타이드 길이에 따른 수송 활성 측정 및 인지질 첨가에 따른 ATP 가수분해 활성 측정 결과. (가) TAPL은 펩타이드가 9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졌을 때 가장 높은 수송 활성을 보여주었음. (나) 다양한 인지질에서 TAPL의 ATP 분해활성 증가를 확인함(이미지 출처=GIST)


TAPL의 구조 분석 결과, 기질결합부위에는 소수성 잔기가 주로 분포되어 있는 부분(위쪽)과 친수성 잔기가 주로 분포(아래쪽)된 두 부분으로 나뉘며, 각각 인지질과 펩타이드가 결합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 수송 싸이클 동안 기질 및 ATP 결합에 따른 TAPL의 구조 변화. (가) TAPL-인지질 결합 구조. (나)TAPL-콜레스테롤 & 펩타이드 결합구조. (다) TAPL-ATP 결합 구조(이미지 출처=GIST)


또한 ATP가 결합하게 되면 TAPL의 기질결합부위가 세포질에서(inward-facing)에서 리소좀 안쪽(outward-facing)으로 향하는 구조 변화가 일어나게 되어 기질이 수송됨을 확인하였다.
 
 

▲ TAPL의 기질 수송 메커니즘 모식도. TAPL의 구조 분석 결과, 기질결합부위에는 소수성 잔기가 주로 분포되어 있는 부분 (위쪽)과 친수성 잔기가 주로 분포 (아래쪽)된 두 부분으로 나뉘며, 각각 인지질과 펩타이드가 결합하고 있는 것을 확인함. 
ATP가 결합 하게 되면 TAPL의 기질결합부위가 세포 안쪽 (inward-facing)에서 바깥쪽 (outward-facing)으로 향하는 구조 변화가 일어나게 되어 기질이 수송 될 것으로 예상됨. 그 후에 ATP 가수 분해가 일어나면 기질결합부위가 다시 세포 안쪽으로 향하게 되어 다음 수송을 가능하게 함.(이미지 출처=GIST)


이번 TAPL 구조 및 기능 연구를 통해 연구팀은 TAPL이 2개의 서로 다른 작동 메커니즘을 통해 펩타이드뿐만 아니라 인지질 수송에도 관여한다는 가설을 증명하였고, 수송 사이클 동안 기질 및 ATP 결합으로 인한 TAPL의 구조 전이 과정을 분자 수준에서 밝혀냈으며, 향후 TAPL이 암, 대사질환, 퇴행성 뇌질환 치료를 위한 표적 단백질로 고려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진미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TAPL의 기능적 다양성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향후 TAPL을 표적으로 하는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 필요한 핵심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국제학술지인 ‘네이쳐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2022년 10월 4일(화) 온라인 게재됐다.

글. 이지은 기자 smile20222@gmail.com | 사진 및 자료출처 = 광주과학기술원(G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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