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인간의 뇌를 해석 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 인간의 뇌를 해석 할 수 있을까?

2016년 우리는 인공지능의 약진에 크게 놀란 기억이 있다.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Google Deepmind Challenge match)에서의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이 바로 그것이다. 바둑은 경우 수가 너무나 많기 때문에 바둑만큼은 인공지능이 정복하기엔 너무 높은 산이라 여겨졌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세돌의 우세를 점쳤으며,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를 가늠해보는 이벤트 정로도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다들 알고 있듯이 4승 1패로 알파고가 충격적인 승리를 거둔다. 더욱 놀라운 점은 알파고 제로는 발전을 거듭하여 기보 없이 스스로 학습하여 기존의 알파고와의 바둑대결에서 우위를 점한다고 한다. 

▲ 인공지능을 활용한 인간의 뇌지도 완성을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사진=Pixabay 이미지>

이처럼 인공지능은 우리가 예상한 것 이상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또한, 이미 알고 있듯이 인공지능 기술은 벌써 우리 삶속에 들어와 있다. 애플의 시리(Siri), 삼성의 빅스비(Bixby), 구글의 오케이구글(Okgoogle)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은 우리와 소통하기엔 부족하지만, 멀지않은 미래에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육성으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개발된다고 하니 기대해볼만한 일이다.

이쯤 되면 궁금증이 생긴다. 과연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인간의 뇌를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인간의 뇌는 굉장히 복잡하기 때문에 아직도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연구가 지속되고 있지만 그 끝이 아직 눈에 보이진 않는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을 이용한다면 인간의 뇌를 해석하는 기간을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

사실, 인공지능은 이미 뇌과학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이를 통한 놀라운 연구결과들도 발표되고 있는데 그중 하나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2017년 7월 13일, ‘Cell’에 발표된 논문으로 인공지능으로 알려져 있는 딥러닝(Deep Learning)을 이용하여 초파리의 행동과 관련된 신경지도를 완성하였다는 연구결과이다. 해당 연구그룹은 초파리의 2,204개의 뉴런군집들이 지속적으로 활동하도록 유전자 조작을 한 다음 40만 마리의 초파리 개체들의 행동을 비디오카메라에 담았다.

당연하지만, 2,204개의 뉴런군집들과 동영상에 담긴 초파리의 행동과 맵핑(mapping)을 하는 것은 사람이 직접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동영상에 담긴 행동만 1,000억 동작이 넘고, 그 용량은 500TB가 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구진은 JABBA라는 인공지능 기반의 행동분류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초파리의 뇌-행동 지도를 완성하였다. 만약 사람이 이 작업을 했다면 3800년이 걸릴 량이라고 한다. 물론 이와 같은 연구결과는 2012년 ‘Cell’에 발표된 초파리의 뇌지도가 있었기에 가능한 성과이다.

흥미로운 점은 인간의 뇌지도 역시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가 주관하고 있는 휴먼 컨넥톰 프로젝트(Human Connectome Project)를 들 수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2010년 가을부터 시작하여 이미 연구성과들을 발표하고 있다. 그중에는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뇌의 영역들이 어떠한 부분과 연결되어 있고 어떤 기능을 하는지에 관한 2016년 ‘네이쳐 nature’지 발표 연구가 포함되어 있다. 물론, 아직은 초파리의 뇌-행동 지도처럼 인간의 뇌를 극적으로 해석하진 못하였지만 인공지능의 발달과 더불어 인간의 뇌에 대한 신비도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빨리 밝혀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글. 강호중 한국뇌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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