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기억력과 인지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통념이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 결과는 노년기에 나타나는 기억력 손상은 통설만큼 확정적인 사실이 아니며, 판단력은 오히려 향상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의 토마스 헤스 박사팀은 노인들의 기억력을 여러 사회적 문맥에서 연구하고 있다. 헤스 박사는 “지금까지의 통념은 실생활과 상관없이 연구소에서 진행된 기억력 테스트에서 나온 결과를 기준으로 한다”고 지적하며 “생활 속에서 노인을 관찰하면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노인학>최신호에 발표하였다.
연구팀은 새로운 세금 제도안과 관련된 정보를 20세에서 83세의 실험자에게 보여주었는데, 정보의 반은 긍정적인 입장, 나머지 반은 부정적인 입장을 담고 있었다. 실험결과 노인은 젊은이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세금 제도의 장단점에 의거해 가치 판단을 내렸다. 이는 노인들이 자신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문제에 대해서는 핵심 정보와 피상적인 정보를 구분하여 정확한 판단을 내린다는 뜻. 연구소에서 진행된 기억력 테스트는 실생활과 무관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집중력을 유발하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연구팀은 노인과 젊은이 실험군에게 가상의 인물들에 대한 긍정적 또는 부정적 정보를 주고 그들의 정직성, 지능 등을 평가하게 하였다. 그 결과, 사람의 성격과 능력을 판단하는데 노인이 젊은이보다 더 정확했다. “노인들은 경험을 통해서 사람의 성격을 파악할 때 중요한 사항이 무엇인지 안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사회적 경험이 적기 때문에, 행동과 성격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는 힘이 부족하고, 피상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고 헤스 박사는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사람이 노화 과정을 거치며 어떻게 일상생활에서 적응해가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글. 뇌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