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는 자궁 안에서 엄마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20년 이상 심증만 있던 이 사실이 최근 과학적으로 해명되었다. 연구진은 퀸 대학의 바바라 키실레브스키 박사팀이다. 이들은 최근 중국의 산부인과 의사팀과의 공동 연구로 태아가 태내에서 이미 엄마의 목소리를 학습, 기억하고 있으며 다른 여성의 목소리와도 구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어 <국제심리학저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60명의 태아 중 30명에게는 엄마가 시를 낭독한 것을 테이프로 녹음하여 들려주고, 나머지 30명에게는 낯선 여성이 시를 낭독한 것을 들려주었다. 그 결과, 태아는 엄마의 목소리에는 심장박동이 빨라졌으나, 모르는 여성의 목소리에는 심장박동이 느려졌다는 것. 태아가 양쪽 목소리에 모두 반응을 보인 것은 집중력이 작용했음을 의미하며, 각각 다르게 반응했다는 것은 엄마의 목소리를 인식했다는 뜻. 이는 언어 습득에 관련된 기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작용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즉, 언어 습득이 지금까지 알려진 바와 같이 뇌의 특정 부분에서 처리하는 것이 아니고 태아가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습득해 가는 과정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를 이끈 키실레브스키 박사는 “태아의 집중력이나 기억력, 학습력에 대한 획기적인 발견”이라며 “신생아가 생후 엄마에게 보이는 집착이 자궁 내에서 학습한 목소리에 기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키실레브스키 박사팀은 앞으로 태아가 아버지의 목소리도 인식하는지 또는 영어와 중국어를 구분할 수 있는지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키실레브스키 박사팀은 2000년도에 태아가 임신 6~7개월을 지나면서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낸 바 있다.
<글. 뇌 편집부>